'비슷한 처지, 다른 결과'...염갈량과 7년 만에 다시 만난 'LG 두 베테랑 이야기'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지난겨울 LG 트윈스는 숙원사원인 우승을 위해 산전수전 다 겪은 염경엽 감독을 선임했다.
염경엽 감독은 취임식에서 7년 만에 다시 만난 두 명의 옛 제자, 김민성(34)과 서건창(34)을 언급하며 "그들의 부활을 돕고 싶다"라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은 김민성, 서건창과 2013~2016년 넥센 히어로즈에서 함께 했었기에 누구보다 이들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었고, 해설위원 시절 두 선수의 플레이를 보며 부활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리고 감독 부임 후 7개월이 흘렀다. 김민성과 서건청은 시즌 전까지만 해도 비슷한 처지였지만 현재 완전히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
출발은 서건창이 좋았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주전 2루수로 낙점받은 서건창은 시범경기에서 타율 0.362으로 부활을 알리는 듯 했다. 최근 몇 년간 극심한 슬럼프로 FA를 두 번이나 미루며 절치부심한 서건창이 결심을 맺는 듯 보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201안타로 KBO리그 한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을 작성하고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던 2014년의 서건창을 보는듯 했다.
그러나 정규시즌이 시작되니 활약이 지속되지 않았다. 염경엽 감독은 계속해서 믿음을 보이며 기회를 줬지만 2할대 초반 타율에서 올라오지 못했다. 특히 수비에서 계속된 실책으로 자신감을 잃어갔고 결국 지난달 19일 2군으로 내려갔다. 퓨처스리그에서 1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0으로 컨디션을 끌어 올리며 1군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반면 김민성의 출발은 서건창의 백업이었다. 주 포지션은 3루수지만 3루에는 문보경이 있기에 백업 포지션을 2루에만 한정 지은 게 아닌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백업 수비수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런데 시즌 초 오지환이 부상으로 이탈하며 유격수로 선발 출전하게 됐다. 익숙하지 않은 유격수 자리였지만 그는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완벽히 메웠고 타격에서도 제 역할을 했다.
그리고 서건창이 부진한 틈을 타 2루 자리를 꿰찼다. 현재는 신민재와 번갈아 가며 2루수로 선발 출전하며 경기 후반에는 1루수와 3루수로도 교체 출장하고 있다.
자신의 주 포지션 없이 멀티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김민성은 공격에서 '제2의 전성기'라 불릴 만큼 폭발하고 있다. 28일 현재 66경기 타율 0.292 52안타 4홈런 31타점 24득점 OPS 0.779다. 자신의 커리어하이 시즌이었던 2016시즌과 버금가는 수치다.
김민성은 과거 염경엽 감독을 만난 첫 해(2013년) 데뷔 7년 만에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15개)을 달성했고, 2015년과 2016년에는 3할대 타율로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그리고 올 시즌 7년 만에 염경엽 감독을 다시 만나 완벽하게 부활했다.
LG는 '윈나우'를 외치며 두 선수를 영입했다. 김민성은 2019시즌을 앞두고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LG에 합류했고, 서건창은 2021시즌 중 정찬헌과 1:1 트레이드로 줄무늬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LG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우승을 목표로 전력 강화를 위해 영입한 선수들이었지만 결과적으로 기대했던 만큼의 효과를 보진 못했다.
올 시즌 LG는 우승의 적기다. 팀의 숙원사업인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경험 많은 베테랑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김민성은 완전히 부활했지만, 서건창의 부활도 절실하다. 두 선수 모두 올 시즌 이후 FA 권리를 행사할 수 있기에 동기 부여는 확실하다. 특히 서건창은 현재 야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다. 염경엽 감독의 말대로 '마지막 자기 인생이 걸려 있다'.
다시 한번 영광의 시절을 꿈꾸는 김민성과 서건창이지만 현재 두 선수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취득하는 김민성과 서건창.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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