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우림 ‘1분에 축구장 11개’ 파괴돼…보우소나로 약속은 말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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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지도자들이 삼림훼손을 줄여가겠다고 약속했지만, 지난해 열대우림의 파괴는 거꾸로 한 해 전보다 10%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연구기관 세계자원연구소(WRI)는 27일(현지시각) 공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전세계 열대우림 410만 헥타르(4만1천㎢)가 훼손되어, 훼손 면적이 한 해 전보다 10% 더 증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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훼손 면적 스위스·네덜란드 맞먹어
브라질이 전체 파괴면적 43% 차지
세계 지도자들이 삼림훼손을 줄여가겠다고 약속했지만, 지난해 열대우림의 파괴는 거꾸로 한 해 전보다 10%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연구기관 세계자원연구소(WRI)는 27일(현지시각) 공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전세계 열대우림 410만 헥타르(4만1천㎢)가 훼손되어, 훼손 면적이 한 해 전보다 10% 더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스위스나 네덜란드와 비슷한 크기로, 지난해 열대우림이 1분마다 축구장 11개 크기의 면적이 훼손된 것을 뜻한다. 또 이런 규모의 열대우림 파괴로 발생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7 기가톤으로, 인도의 한 해 화석연료 가스 배출량과 거의 같다고 보고서가 밝혔다.
앞서 100여개국은 2021년 글래스고 기후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서 2030년까지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삼림훼손을 중단하고 삼림을 다시 늘려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결과는 열대우림을 보유한 나라들이 당시 약속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해 열대우림 파괴가 가장 심각했던 곳은 브라질로 전체 파괴면적의 43%를 차지했다. 한 해 전보다 15% 늘어나 역대 최고 증가율이었다. 이런 파괴가 일어난 지난해는 자이르 보우소나로 당시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였다. 올 1월 새로 취임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아마존 열대우림의 남벌을 막고 삼림을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
콩고민주공화국(13%)과 볼리비아(9%)가 그 뒤를 이었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51만 헥타르가, 볼리비아에선 31만 헥타르가 주로 농사지을 땅을 얻기 위한 벌목으로 훼손됐다. 볼리비아 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산림훼손의 강력한 동력은 정부 정책”이라며 “정부는 농민들이 땅을 얻기 위해 벌목 등 개간에 나서는 것을 권장하다시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희망적인 소식도 들린다고 보고서가 밝혔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는 정부의 벌목중단 조치와 이탄지대 복원 노력, 벌목지에서 생산된 팜유의 거래 금지 등이 효과를 보면서 열대우림 훼손 면적이 줄어들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5월 삼림훼손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의 수입을 금지하는 법을 채택해 열대우림 지역의 농민들이 삼림을 훼손할 유인을 차단하고 나섰다.
다만, 연구소는 열대우림 이외의 삼림을 포함한 전체 글로벌 삼림의 훼손 면적은 지난해 러시아 타이가 삼림지대의 산불 감소 등에 힘입어 10%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는 캐나다 등에서 전례없이 큰 산불이 이어지고 있고, 올해 엘니뇨 현상으로 산불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다시 삼림파괴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세계자원연구소의 로드 테일러는 “엘니뇨가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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