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국제회의 '글로벌팩트' 서울서 개막
75개국 550명 참가…팩트체킹 현황·선거와 민주주의·인공지능과 미래 주제로 강연 토론
(서울=연합뉴스) 우혜림 인턴 기자 = "우리는 사실을 수호해야 합니다."
세계 최대 팩트체크 콘퍼런스 '글로벌 팩트 10(Global Fact 10)'에 참가하기 위해 전 세계 팩트체커들이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모였다.
올해 10회째를 맞은 '글로벌 팩트'는 전 세계 언론인과 학자들이 허위 정보 확산에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하는 국제회의로 30일까지 사흘간 진행된다.
'전 세계 팩트체커들의 축제'라는 평이 실감날 만큼 세계 각국에서 온 팩트체커들이 코엑스 회의장을 가득 채웠다. 행사를 주최한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SNU팩트체크센터와 국제팩트체킹연맹(International Fact Checking Network·IFCN)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는 전 세계 75개국에서 550여명이 참가했다. 이는 2014년 글로벌팩트 행사가 시작된 이래 최대 규모다.
글렌 케슬러 IFCN의 이사는 개회사에서 "세계 각국에서 정교한 기술과 도구를 통해 허위정보가 확산하고 있다"며 "이에 맞서는 팩트체커들은 때로 공격받기도 하지만 높은 기준을 따르고 명확한 근거에 기반한 팩트체크는 독자들이 우리를 독려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정은령 SNU팩트체크 센터장은 인사말을 통해 "아시아는 다양한 얼굴을 갖고 있지만 대부분 아시아 국가들은 식민지배를 당했거나 독재자의 지배를 겪었다"며 "이러한 아시아의 경험은 사실 추구라는 우리 공통의 목적에 특별한 스펙트럼을 더 한다"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또한 "한국의 언론인들은 해방 이후 노골적인 검열과 탄압이 존재하던 독재 시절에 진실을 추구하다 해직당하고 때로 목숨까지 위협당해야 했다"며 "전 세계적으로 언론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가 추락하는 상황에서 팩트체커들은 정치적 극단주의와 결합하는 허위정보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뒤이어 이은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가 사람들이 허위 정보에 빠지는 이유와 확증편향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주제로 한 기조발표를 했다.
그는 사람들이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에 맞는 정보만을 믿는 확증편향을 가지고 있으며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이를 완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허위정보의 유해성을 보여주는 영상 등을 접한 사람들은 그러지 못한 사람들보다 확증편향에 빠지지 않는 경향을 보였다.
이 교수는 "허위정보의 유해성과 함께 허위정보에 맞설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접한 경우에는 사람들이 진실을 판단하는 데 더욱 효과가 있었다"며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허위정보의 유해성을 알리고 이에 대응하는 구체적 방법과 효능감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행사 기간 다양한 전문가들이 팩트체킹의 현황, 선거와 민주주의, 인공지능과 미래 등 3가지 주제로 논의한다.
29일은 러시아의 허위정보 확산에 대해 탐사보도를 해온 제시카 아로(핀란드) 기자가 기조 발표를 한다. 그는 푸틴의 허위정보 생산공장이라 불리는 러시아 인터넷조사국(Internet Research Agency)을 취재하는 등 어떻게 러시아에서 허위정보가 확산됐는지 폭로해왔다.
30일 인공지능과 미래에 대한 기조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을 영구 정지시켰던 요엘 로스 전 트위터 신뢰 및 안전 책임자가 맡았다. 로스는 2년 전 트위터의 허위 정보 방지 책임자로 일했으나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의 정책에 반발해 지난해 퇴사했다.
그 외 2008년 미국 대선에서 팩트체크 저널리즘을 도입해 2009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빌 아데어 듀크대 교수와 워싱턴포스트의 팩트체크 코너의 편집장이자 수석 기자인 글렌 케슬러, 영국의 팩트체크 기관인 풀팩트에서 인공지능과 팩트체크를 연결하는 방안을 연구해온 앤드루 더드필드 등이 강연에 패널로 참여한다.
온라인으로도 무료로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woo102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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