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출생통보제·보호출산제 병행 도입… 미등록 아동 전수조사도 실시 (종합)
복지부, 출생 미신고 아동 전수조사부터 조속히 완료하기로
당정은 28일 출생신고가 되지 않아 유기·살해 등에 쉽게 노출되는 이른바 ‘유령 아동의 비극’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의료기관 출생통보제와 보호출산제를 같이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또 출생 미등록 아동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 아동의 소재와 안전을 확인하고, 의료기관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을 통해 ‘출생 정보 전송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아동 보호 체계 개선대책 민·당·정 협의회’를 마친 직후 브리핑을 통해 “아이의 생명이 최우선이라는 기조하에 오늘(28일) 출생 미등록 아동 보호 체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며 “당정은 의료기관 출생통보제와 보호출산제는 같이 도입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당정은 먼저 출생 미등록 아동에 대한 전수조사부터 할 방침이다. 박 의장은 “이번 감사원의 보건복지부 감사 과정에서 발견된 출생 미등록 영·유아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 아동의 안전을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며 “올 하반기에 집중적으로 출생 미등록 아동을 파악하고 신고하는 기관을 운영해서 전수조사와 함께 자진신고 시 책임 경감 등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당정은 출생통보제 법안이 국회에서 처리되는 즉시 시행되도록 정보 전송 시스템 구축 준비에 나서기로 했다. 출생통보제는 의료기관이 아이 출생 사실을 지방자치단체에 의무적으로 통보하도록 하는 제도다. 박 의장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법안이 통과되는 즉시 시행될 수 있도록 ‘출생 정보 전송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준비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당정은 위기 임산부를 위한 ‘보호출산제’ 도입도 고려 중이다. 보호출산제는 위기 산모가 병원에서 익명으로 출산한 아동을 국가가 보호하는 제도다. 박 의장은 “당정은 이와 함께 신분 노출을 꺼려 병원 밖에서의 출산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임산부가 상담을 거쳐 익명으로 의료기관에서 안전하게 출산하고 사회적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보호출산제도 도입 방안도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당정은 위기 임산부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시설을 추가 확충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이외에 국립아동보호센터 등 독립시설 마련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됐다.
당정은 국회 복지위와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의원,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민·당·정 아동 보호 체계 개선 태스크포스(TF)도 구성할 예정이다.
이날 민·당·정 협의회에 국민의힘에서는 박 의장을 비롯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인 강기윤 의원,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여당 간사인 정경의 의원, 복지위 소속 김미애 의원, 전주혜 원내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최종균 보건복지부 인구정책실장, 박난숙 여성가족부 청소년·가족정책실장 등이 함께 했다. 이외에 김민애 경기거점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 현소혜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 원장 등이 관련 전문가로 같이 자리했다.
앞서 이날 박 의장은 모두발언에서 “최근 감사원의 보건복지부 정기 감사에서 출생 기록은 있으나 출생 신고가 되지 않아 임시 신생아 번호로만 존재하는 아동이 2236명에 달한다는 점이 밝혀졌다”며 “우리들의 미래인 아동이 국가의 보호조차 받지 못한 채 사망하는 비극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아동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건 국가 책무”라며 “출생 미등록 아동을 조속히 찾아 보호해야 할 뿐만 아니라 향후 이런 일들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개선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했다.
조 장관도 이날 모두발언에서 “우선 임시 신생아 번호만 있는 아동의 소재와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전수조사부터 조속히 완료하도록 하겠다”며 “아울러 이와 유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당 전문가 및 관계 부처 의견을 수렴해 출생 미등록 아동을 발굴하고 보호 체계를 개선하는 방안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보다 근본적인 예방을 위해서는 출생통보제와 보호출산제 등 법적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며 “우리 사회와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에 대한 보호 체계가 더욱 강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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