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용의 아들들 아닙니까" 잃어버린 '5㎞' 찾았다…야구 삼촌이 지켜본 17년 인연 [SC피플]

김영록 2023. 6. 28.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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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데뷔 10년만에 고향팀으로 돌아왔다.

'코끼리' 김응용 전 감독은 프로에서만 24년간 지휘봉을 잡았지만, 유독 '덩치 큰 좌완투수'와는 연이 닿지 않았다.

2021년 후반기 롱릴리프로 좋은 활약을 펼치며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공헌했지만, 정작 한국시리즈에선 단 한번도 등판하지 못했다.

학창시절 심재민은 강속구 투수였지만, 프로에선 직구 평균구속이 140㎞에 채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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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롯데 심재민이 역투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3.06.27/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프로 데뷔 10년만에 고향팀으로 돌아왔다. 마침 삼촌 또는 큰형 같은 존재가 있어 위안이 된다.

'코끼리' 김응용 전 감독은 프로에서만 24년간 지휘봉을 잡았지만, 유독 '덩치 큰 좌완투수'와는 연이 닿지 않았다.

그런 그가 말 그대로 '데려다 키운' 선수가 강영식이다. 집안형편이 어렵던 그를 자신의 집에 숙식시키며 자식처럼 키웠다. 해태 시절인 2000년 2차 2라운드 신인으로 뽑았고, 삼성 라이온즈 사령탑으로 옮긴 뒤에도 트레이드로 영입해 요긴하게 활용했다.

심재민 역시 리틀야구 시절부터 김 전 감독의 각별한 관심을 받는 선수로 야구계에 이름이 오르내렸다. 김해 엔젤스 시절 13세의 어린 나이에 시속 130㎞가 넘는 강속구를 뿌리는 초특급 유망주였고, 김응용 당시 삼성 라이온즈 사장의 직접적인 후원을 받았다. 심재민이 진학한 부산 개성중, 개성고 역시 김 전 감독의 모교다. 이후 2012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에서도 맹활약하며 특급좌완의 면모를 과시했다.

하지만 프로에서는 당시의 기대치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준 적이 없다. KT 위즈 입단과 함께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이후 불펜에서 간간히 모습을 보이는 정도였다. 2021년 후반기 롱릴리프로 좋은 활약을 펼치며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공헌했지만, 정작 한국시리즈에선 단 한번도 등판하지 못했다.

그런 심재민이 롯데에 오면서 강영식 코치와 한솥밥을 먹게 됐다. 마침 같은 좌완이라 김진욱과 함께 사실상 강 코치가 전담마크하고 있다. 강 코치는 "리틀야구 할때부터 지켜본 사이죠. 우리가 또 김응용의 아들들 아닙니까"라며 웃었다.

"심재민은 김 감독님이 진짜 아들, 손자처럼 챙기던 선숩니다. 대구로 직접 불러서 연습하는 거 봐주고 그랬죠. 저한테도 각별합니다."

심재민이 내야수 이호연과의 맞트레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건 지난 5월 19일이다. 가족과 친구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고.

강영식 롯데 불펜코치. 스포츠조선DB

KT 시절 선발부터 필승조, 추격조까지 안해본 보직이 없다. 좌완 기근에 시달리던 롯데 입장에선 활용 폭이 넓다.

하지만 1군에 다시 올라오기까진 시간이 필요했다. 컨디션이 썩 좋지 못했고, 불어난 체중을 감량하라는 지시도 있었다. 부산 야구팬들의 기대치에 트레이드 직후 이호연의 맹활약까지, 부담이 적지 않았던 심재민은 '야구 삼촌' 강 코치와 면담을 가졌다.

"아마추어 시절엔 정말 굉장한 투수였는데, 프로 와선 아주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잖아요. 그렇게 10년이 흘렀습니다. 실패감이라고 할까, 그런 마음이 꽤 쌓여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하는 일은 그겁니다. 왜 프로 와선 잘 안됐을까 본인의 생각을 물어보고, 동기부여를 해주는 거죠."

학창시절 심재민은 강속구 투수였지만, 프로에선 직구 평균구속이 140㎞에 채 미치지 못했다. 강 코치를 만난 그의 첫 마디는 '구속을 올리고 싶다'는 요청이었다. 강 코치는 "그걸 위해 지금까지 뭘 했나"라고 질타하면서도 "좋다. 내가 도와주겠다. 함께 노력해보자"고 했다.

지난 21일, 트레이드 한달만에 1군에 등록된 심재민은 3경기 연속 무실점, 홀드 2개를 기록 중이다. 완전히 만족스럽진 않지만, 기대해볼만한 모습이다. 특히 27일 삼성전에서는 선발 정성종의 뒤를 이어 5회 1이닝을 잘 막아냈다.

"첫 등판부터 직구 145㎞ 던졌습니다. 앞으로 롯데에 꼭 필요한 투수가 될 겁니다. 점점 좋아질 테니 기대해주세요."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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