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년만에 유해로 만난 호국 형제, 함께 잠들다

허성찬 2023. 6. 28.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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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6.25전쟁 당시 순국한 고(故) 허창호·허창식 하사 형제가 73년만에 유해로 상봉해 국립제주호국원에 나란히 잠들었다.

국방부는 28일 국립제주호국원에서 유가족, 군 주요인사, 김성중 제주도행정부지사, 제주보훈청장과 단체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들 형제의 안장식을 엄수했다.

6.25전사자 형제가 국립제주호국원에 안장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최근 안장된 고(故) 김봉학·김성학 일병에 이어 4번째 호국 형제 묘역으로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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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허창호·허창식 하사 국립제주호국원 안장…4번째 호국 형제 묘역

고 허창식 하사의 친동생 허창화(왼쪽)씨와 조카 허만영(오른쪽)씨가 호국의 얼 함을 자세히 살펴보고 있다./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2022.3.30)

[더팩트ㅣ제주=허성찬 기자] 과거 6.25전쟁 당시 순국한 고(故) 허창호·허창식 하사 형제가 73년만에 유해로 상봉해 국립제주호국원에 나란히 잠들었다.

국방부는 28일 국립제주호국원에서 유가족, 군 주요인사, 김성중 제주도행정부지사, 제주보훈청장과 단체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들 형제의 안장식을 엄수했다.

이번 안장식은 이들 형제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기 위해 '호국의 형제'라고 명명했으며, 묘비 앞에 고인의 조카가 쓴 추모글과 전투 경로 등이 새겨진 추모석을 설치할 예정이다.

6.25전사자 형제가 국립제주호국원에 안장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최근 안장된 고(故) 김봉학·김성학 일병에 이어 4번째 호국 형제 묘역으로 이름을 올렸다.

3남1녀 중 첫째인 허창호 하사는 1931년생으로 6.25 발발 직후 1950년 제주도에 있는 5훈련소에 입대해 국군 11사단에 배치됐다. 이후 1951년 1월 전북 순창지역에서 후방을 교란한 공비들을 소탕하는 공비토벌 작전에서 만 19세의 젋은 나이로 전사했으며, 1958년 제주 충혼묘지에 안장됐다.

둘째인 허창식 하사는 1933년생으로 형을 뒤따라 같은 달 제주 5훈련소에 입대 같이 국군 11사단에 배치된 후 불과 4개월 후인 1951년 5월 동해안으로 진격하는 과정 중 강원 인제 저항령 일대에서 북한군 6사단을 상대로 싸운 전투에서 18세의 꽃다운 나이로 장렬히 전사했다.

전사 직후 유해를 찾지 못한채 60여년의 세월이 흘렀고, 2011년 험난한 암석지대인 저항령 정상에서 고인의 유해를 발견했다. 또다시 10여년의 세월이 흐른 지난 2021년 4월 둘째형님의 유해를 찾겠다는 심정으로 동생 허창화씨(88)가 서귀포시 서부보건소를 찾아 유전자 시료 채취에 참여해 확인하면서 올해 3월30일 호국의 영웅으로 유해와 넋이나마 고향에 돌아오게 됐다.

삼촌의 유해를 확인하는데 큰 역할을 한 고인들의 조카인 허만영씨는 '호국의영웅 귀환행사' 직후 <더팩트>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어릴 때부터 현충일이 되면 아버지 손에 이끌려 유해는 없었겠지만 삼촌의 묘비명 앞에 간단한 제사음식을 놓고 제를 지냈었다"고 회상했다.

또한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삼촌들 제사를 물려줬다. 아버지 건강이 편치 않으신데 살아계실 때 만이라도 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 생각했다"며 "아버지 마음속 응어리를 다 풀 수는 없겠지만 유해 발굴로 지금까지의 고생에 대한 보상을 받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소감을 전했다.

두 형을 한 자리에 모시게 된 허창화 옹은 "이제 고향에서 마음 편히 서로가 손잡고 깊은 잠을 드실 수 있을 것 같다"며 "죽기 전에 두 형님을 나란히 모실 수 있어 정말 다행이고, 고생하신 모든분께 감사드린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forthetur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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