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in뉴스] 푸틴 권좌 흔들리나…우크라전 영향은?
[앵커]
러시아에서의 반란 사태가 하루만에 종료됐지만 이제 푸틴 대통령의 권위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러시아 정부가 사태 후폭풍을 수습하고 있습니다만 푸틴 대통령의 장악력이 전 같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미칠 영향도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김혜송 해설위원과 함께 알아봅니다.
바그너 그룹의 반란이 종식된 이후 러시아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바그너 그룹이 반란에 나서자 러시아는 수도 모스크바 등에 대테러 작전 체제를 발령했었는데요.
사태가 종결되고 모두 해제됐고 이제 일상을 되찾았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고 내부 동요를 수습하고 있는데요.
어제 크렘린궁 광장에서 약 2천500명의 군인들 앞에서 연설하며 군이 내전을 막았다고 치하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 "여러분은 헌법 질서와 생명, 안보, 시민들의 자유를 지켰습니다. 조국을 격변에서 구했고 내전을 효과적으로 막았습니다. 여러분은 어려운 상황에서 분명하고 조화롭게 행동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하루 전에는 TV 연설을 통해 이번 사태와 관련해 처음 언급했는데요.
반란 사태는 실패할 운명이었고 자신은 처음부터 유혈사태를 방지할 것을 지시했었다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반란 직후인 24일에는 대응은 가혹할 것이라며 강력히 경고했었는데요.
이날 연설에서는 가담자들을 다독이며 포용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연설 후 푸틴 대통령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러시아 보안기관 책임자들과 회의를 했습니다.
회의에는 쇼이구 장관 외에 검찰총장, 대통령행정실장, 내무장관 등 모든 보안 관련 부서장들이 참석했습니다.
[앵커]
쇼이구 국방장관은 반란을 일으킨 프리고진으로부터 문책 대상자로 지목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푸틴 대통령은 이 회의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분석과 과제에 대해 논의했고 이들에게 반란 관련 대처에 감사를 표했다고 합니다.
프리고진은 우크라이나 바흐무트 등에서 전투를 벌였던 대원들을 이끌고 지난 23일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에서 북진에 나섰습니다.
이유는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바그너 그룹의 후방 캠프에 미사일 공격을 지시했다며 처벌을 요구하면서 하루 만에 모스크바 200km 지점까지 다다랐었죠.
반란군이 진격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러시아군 항공기가 격추되는 등 피해가 났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었는데요.
이 회의에 참석함으로써 신임을 확인받았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같은 맥락에서 푸틴 대통령은 프리고진과 바그너 그룹 대원들을 분리 대응하는 모습입니다.
대원들에게 국방부와 계약하거나, 귀가하거나, 벨라루스로 갈 수 있다는 선택지를 제시했는데요.
또 러시아 정부가 바그너 그룹에 1년 동안 우리 돈 2조 5천억 원 이상의 예산을 지출했다며, 사용처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바그너 그룹의 약화 또는 해체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봐야죠.
[앵커]
바그너 그룹의 수장 프리고진은 지금 어디 있습니까?
[기자]
반란을 접을 당시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프리고진은 벨라루스로 가기로 했다가 그동안 행방이 확인되지 않았는데요.
지금 벨라루스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이 확인한 내용입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 있으며 현재 사용하고 있지 않은 자국의 군사기지를 캠프로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서 촬영된 영상이나 사진, 또는 목격담은 아직 없습니다.
다만 프리고진은 그제 이번 사태와 관련한 음성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예브게니 프리고진/바그너그룹 수장 : "후퇴한 첫 번째 이유는 우리가 러시아인의 피를 흘리고 싶지 않아서였습니다. 다음으로는 정부 전복이 아니라 시위를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바그너 그룹의 파괴를 피하고 전쟁 중 실책을 저지른 이들의 책임을 묻고 싶었다는 건데요.
사실 프리고진은 이전부터 전쟁 물자를 제대로 지원해주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쇼이구 국방장관 등 군 수뇌부를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프리고진은 반란을 접고 벨라루스로 가기로 했을 때 서방 전문가들과 여러 매체들은 프리고진이 안전하지는 않을 것이며 살해 위험에 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었습니다.
실제로 루카셴코 대통령은 반란이 진행되는 동안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을 살해하려 한 걸 자신이 만류했다고 말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전했는데요.
앞으로 프리고진이 계속 벨라루스에 있을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앵커]
프리고진이 그간 절대권력을 행사해온 푸틴 대통령에게 반기를 든 것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푸틴의 요리사에서 사업가, 용병 그룹 수장에 올라선 푸틴 대통령의 충복이 반기를 든데 대해 서방 매체들은 푸틴 대통령의 장악력에 대한 의구심을 잇달아 제기했습니다.
외신들은 '푸틴 집권 이래 가장 극적인 도전'이다, '역사가 푸틴의 몰락을 기록할 때 최후의 게임이 이번에 시작됐다고 할 것이다.' 등의 표현을 쓰며 큰 위기를 맞았다고 전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러시아에서 전에 없던 균열이 나타났고 내부의 누군가가 푸틴의 권한과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던 이유에 강력하게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이러한 내부 문제는 우크라이나가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이라고도 밝혔습니다.
[토니 블링컨/미 국무장관 : "우크라이나가 현장에서 가능한 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확실히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왔습니다. 향후 몇 주, 몇 달간 전개되는 것을 지켜볼 것입니다. 이로 인해 러시아가 집중력을 잃는다면 전장의 우크라이나군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앵커]
우크라이나 전쟁에 어떤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
우크라이나로서는 적의 분열이 호재라고 판단되죠.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사태 이후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트뤼도 캐나다 총리, 두다 폴란드 대통령 등과 통화했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면서 러시아의 실체가 드러났다며 서방 국가들에게 전력 지원을 재차 호소했습니다.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세계는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단결만이 우리를 보호해줍니다. 우크라이나는 분명히 어떤 러시아 군대로부터도 유럽을 보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누가 그들을 지휘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태 이후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우크라이나의 방위와 주권, 영토 보존을 지속해서 지원하겠다고 밝혔고 미 국방부도 우크라이나에 5억 달러의 무기와 장비를 추가 지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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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송 기자 (pine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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