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셴코 “푸틴, 반란 당시 프리고진 제거하려 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이 반란을 일으킨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을 제거하려 했었다고 현지시간 27일 밝혔습니다.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반란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반란을 일으킨 바그너 용병단이 러시아 남부 도시 로스토프나도누의 러시아군 남부군관구 사령부를 점령한 뒤인 24일 오전 10시 10분 푸틴 대통령과 통화를 했다고 경위를 설명했습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프리고진을 사살하기로 결정을 내렸었고, 이에 자신이 “나쁜 평화가 어떠한 전쟁보다 낫다”고 강조하면서 프리고진 사살을 서두르지 말라고 푸틴 대통령을 설득했다고 루카셴코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또 “여러 차례의 시도를 통해 프리고진을 죽여버리는 것은 문제가 아니겠지만 그러지 말라고 푸틴에게 말했다”면서 “그렇게 되면 아무런 협상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프리고진을) 사살할 수는 있겠지만, (그 과정에서) 수천 명의 민간인은 물론 반란군 진압에 나선 군인들도 숨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면서 “그들(바그너 용병들)이 가장 잘 훈련된 부대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후에 가졌던 프리고진과의 협상에 대해서는 24일 오전 11시쯤 프리고진과 함께 있던 유누스벡 예프쿠로프 러시아 국방차관이 수화기를 바꿔줘 통화가 가능했다고 밝혔습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첫 30분간의 대화는 욕설이 더 많았다. 나중에 살펴봤더니 보통 어휘보다 욕설이 10배는 많았다”면서 “프리고진에게 쇼이구 국방장관도, 게라시모프 총참모장도 넘겨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푸틴 대통령은 당신과 얘기도 하지 않을 것이고, 모스크바로 가는 길에 바그너 용병들은 짓밟혀버릴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프리고진은 러시아군 지도부가 우크라이나에서 싸우는 바그너 부대에 탄약과 무기를 제대로 보급하지 않아 많은 용병이 숨졌다며 쇼이구 장관 등의 처벌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지난 24일 반란을 일으킨 후에도 프리고진은 러시아 남부 도시 로스토프나도누를 장악한 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에게 그곳으로 내려오라고 요구했었습니다.

하지만 모스크바에서 200km 거리까지 진격했던 바그너 용병단은 루카셴코 대통령의 중재로 반란을 멈췄고, 러시아 정부는 반란 가담자들에 대한 형사 처벌을 면제해주기로 했습니다.

[사진 출처 : 타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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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기자 (mjnews@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