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 살해 혐의' 김신혜씨 사건…치열한 법정 공방 전망

2번째 재심 준비기일 열려…'사망 원인' 핵심 쟁점
알리바이·경찰 위법 수사 관련 대거 증인심문 예정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형을 선고 받고 23년째 복역중인 김신혜씨가 28일 오전 재판 준비기일에 출석하기 위해 광주지방법원 해남지원으로 호송되고 있다. 2023.6.28/뉴스1 ⓒ News1 최성국 기자

(해남=뉴스1) 최성국 기자 = 복역 중인 무기수 중 처음으로 재심을 받게 된 김신혜씨(46)에 대한 재판이 '살해 여부'를 두고 10명이 넘는 증인 심문을 통해 첨예한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김씨는 친부를 살해한 혐의로 23년째 복역 중이며 '아버지를 살해하지 않았다'고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광주지법 해남지원 제1형사부(지원장 박현수)는 28일 오전 10시에 김신혜씨 재심에 대한 두번째 공판 준비절차를 열었다.

김씨는 지난 2000년 3월7일 오전 5시50분쯤 전남 완도군 정도리 외딴 버스정류장 앞에서 아버지(당시 53세)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완도경찰서는 23세였던 김씨가 술에 수면제를 타 아버지를 살해했다고 결론냈다.

경찰은 김씨가 아버지 앞으로 들어있는 보험금을 받기 위해 고의로 아버지를 살해한 것으로 주장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김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하지만 김씨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동생이 아버지를 죽인 것 같다"는 고모부의 말에 자신이 동생을 대신해 감옥에 가겠다고 거짓 자백을 했다며 무죄를 호소했다.

이날 준비기일에선 김씨의 변호를 맡은 박준영 변호사와 검찰 측의 피해자 사망 원인 규명과 인과 관계, 김신혜씨의 알리바이, 경찰의 위법적 수사 등을 다투기 위한 증인 심문 절차 방안을 두고 의견차를 보였다.

특히 해당 사건이 벌어진 지 23년이 지난 만큼 증인 심문 과정에서 증인들에게 선입견을 줄 우려가 제기되면서 양측은 주심문, 반대심문 중 어느 것을 먼저 진행할지를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않았다.

또 검찰은 앞선 재판에 출석한 14명의 증인 중 12명을 준비기일 증인으로 출석시켜 핵심 쟁점을 다투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박준영 변호사는 여기에 국립과학수사원 관계자, 제약회사 관계자, 김씨의 지인, 교도관 등을 추가 증인으로 세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증인심문은 피고인과 피해자의 가족, 위법성 등 수사와 관련된 증인, 피해자 사망 원인을 다투기 위한 법의학 관련자들, 피고인에 대한 형 확정 이후 벌어진 사정들에 대한 증인 등 크게 4가지 범주로 구분된다.

박준영 변호사가 신청 예정인 증인에는 김씨가 사건 초기 수사기관의 위법 수사에 대한 증인, 피해자 사망 원인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부검의, 경찰 수사과정에서 의견을 제시했던 약사, 김씨와 관련된 알리바이를 증언해 줄 이들, 피고인을 오랫동안 지켜봤던 교도관, 김씨의 새어머니 등이 포함됐다.

박준영 변호사는 "일부 증인들은 수사과정에서 상당히 왜곡·과장된 증언을 했고, 일부 증인들은 수시기관의 강압, 위법적 조사를 증언할 수 있다"면서 "검찰의 주심문에 앞서 반대심문이 선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검찰은 형사소송법상 반대심문보다 주심문이 우선해야 한다며 절차상 문제를 우선시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박 변호사는 "사건 발생이 오래된 만큼 관련자들의 진술이 담겨 있는 과거 시사프로그램의 영상 재생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김씨가 피해자를 약물로 살해했다는 공소사실도 잘못됐다. 다수의 알약을 복용시키는 것도 쉽지 않고 이를 양주라는 액체에 타서 희석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재판과정에서를 이를 증명하겠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날 재판 준비기일을 통해 '피해자의 사망 원인'을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으로 꼽았다.

검찰은 피해자가 김씨가 먹인 약물과 알코올의 상호 관계로 사망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김씨 측은 다른 진통제 복용 과정에서 축적된 약물이 알코올과 상호 관계를 일으켜 사망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특히 검찰은 보험금을 이 시간 동기로 주장하고 있는데 보험금을 타내려는 목적이 있었다면 김씨가 수월하게 수령할 수 있었는지 반드시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류를 통해 확인되는 피해자 가입 보험은 8건이지만 그중 7건은 수령자가 상속자다. 동생 2명은 미성년자였기 때문에 새어머니가 수령자였다. 새어머니는 아버지와 별거한 지 오래됐고 피해자의 사망 사실도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돼 김씨가 보험을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를 이유가 없었다"고 부연했다.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형을 선고 받고 23년째 복역중인 김신혜 씨가 28일 오전 재판 준비기일에 출석하기 위해 광주지방법원 해남지원으로 호송되고 있다. 2023.6.28/뉴스1 ⓒ News1 최성국 기자

앞으로 김씨의 재판은 공판절차 갱신을 위한 2차례의 공판절차 갱신을 위한 기일에서 증거 능력이 있는 증거 채택 등이 이뤄지며 그 이후에는 다수의 증인 심문이 이어진다.

김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7월17일 오전 10시30분, 8월14일 오후 2시에 각각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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