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9세에 전사한 '호국 형제'… 70여년 만에 넋으로 만나 고향서 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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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6·25전쟁)에 함께 참전해 북한군과 전투를 벌이다 전사한 '호국의 형제' 고(故) 허창호(형)·허창식(동생) 하사가 70여년 만에 넋으로 만나 국립제주호국원에 나란 잠들었다.
국방부는 28일 오전 제주호국원에서 신범철 차관 주관으로 허창호·허창식 하사 형제에 대한 안장식을 엄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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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한국전쟁(6·25전쟁)에 함께 참전해 북한군과 전투를 벌이다 전사한 '호국의 형제' 고(故) 허창호(형)·허창식(동생) 하사가 70여년 만에 넋으로 만나 국립제주호국원에 나란 잠들었다.
국방부는 28일 오전 제주호국원에서 신범철 차관 주관으로 허창호·허창식 하사 형제에 대한 안장식을 엄수했다고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 안장식은 유가족 요청으로 두 형제의 고향인 제주도에서 진행됐다.
국립묘지에 6·25전쟁 때 함께 싸우다 전사한 '호국의 형제' 묘역이 조성된 건 이번이 네 번째며, 제주호국원에선 처음이다.
국방부는 '호국의 형제' 묘역이 "국민 모두에 영원히 기억되고 숭고한 정신을 일깨워 주는 호국의 명소가 될 수 있도록" 허창호·허창식 하사 묘비 앞에 고인의 조카가 쓴 추모글과 전투 경로 등이 새겨진 추모석을 설치할 예정이다.
1931년생인 고 허창호 하사는 6·25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9월 제주도에 있던 제5훈련소에 입대해 국군 제11사단에 배치됐으며, 이듬해 1월 전남 영암 일대에서 벌어진 호남지구 공비토벌 작전 중 만 19세에 산화했다.
'호남지구 공비토벌 작전'은 전쟁 당시 우리 11사단이 전북 순창 지역에서 후방을 교란한 공비들을 소탕하는 작전이었다.
허창호 하사 유해는 전사 직후 수습돼 1958년 제주 충혼묘지에 안장돼 있었다.
1933년생인 고 허창식 하사도 형의 뒤를 이어 1950년 9월 5훈련소에 입대해 똑같이 국군 11사단에 배치돼 호남지구 공비토벌 작전에 참전했다.
허창식 하사는 당시 작전에서 형을 잃은 슬픔을 뒤로한 채 강원도 양양으로 이동했고, 1951년 5월 동해안으로 진격하던 국군이 인제 저항령 일대에서 북한군 6사단과 맞서 싸운 설악산 부근 전투 중 만 18세에 전사했다.
허칭식 하사 유해는 그로부터 60여년이 흐른 2011년 산악 암석지대인 저항령 정상에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과 육군 제12보병사단 장병들이 발굴했다.
그리고 2021년 4월 막냇동생 허창화 옹(88)이 형의 유해를 찾고자 국유단의 유전자 시료 채취에 참여하면서 형제 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신 차관은 "두 형제가 조국의 자유·번영을 위해 참전한 지 73년 만에 고향 제주에서 넋으로나마 상봉하게 됐다"며 "이들의 형제애와 고귀한 희생정신의 의미를 기리기 위해 더욱 정성스럽고 뜻깊게 모셔드리고자 한자리에 나란히 안장했다"고 밝혔다.
허 옹은 "죽기 전에 두 형님을 나란히 모실 수 있어 정말 다행이다. 이제 마음 편히 서로 손잡고 고향에서 깊이 잠드실 수 있을 것 같다"며 "고생하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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