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개특위, 공론조사에 헛돈 11억 쓰고 또 ‘요식행위 조사’

이해완 기자 2023. 6. 28.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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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가 선거제도 개편 방안 모색을 위한 정치·법학 전문가 조사에 돌입했다.

앞서 시민참여단을 대상으로 한 공론조사에만 국가 예산 11억 원을 투입하고도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한 정개특위가 이번에는 국가 예산 5000만 원가량을 들여 전문가 조사에 들어갔으나 정작 정개특위 내에선 "당론통일과 정당의 이해관계가 우선인 현실에서 도움이 되지 못할 예산 낭비 조사"라는 회의적 반응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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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00만원 들여 전문가 설문
30일간 800명 상대로 진행
특위 내부서도 “예산 낭비”
“각 정당 이해관계가 핵심이라
선거제 개편에 영향 못줄 것”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가 선거제도 개편 방안 모색을 위한 정치·법학 전문가 조사에 돌입했다. 앞서 시민참여단을 대상으로 한 공론조사에만 국가 예산 11억 원을 투입하고도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한 정개특위가 이번에는 국가 예산 5000만 원가량을 들여 전문가 조사에 들어갔으나 정작 정개특위 내에선 “당론통일과 정당의 이해관계가 우선인 현실에서 도움이 되지 못할 예산 낭비 조사”라는 회의적 반응이 나오고 있다.

28일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정개특위는 최근 ‘국회의원 선거제도에 대한 전문가 조사’ 용역을 발주해 한국정치학회가 사업을 맡았다. 이번 조사는 30일간 진행되며 정치학자 500명, 법학자 300명 등 총 800명의 전문가를 목표로 이메일, 휴대전화 등을 통해 조사가 진행된다. 국회 관계자는 “지역구, 비례대표제 등 국회의원 선거제도에 대한 정치·법학 전문가 의견을 조사해 내년 총선 선거제도 설계를 위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조사 용역을 발주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문가 조사와 관련해 정개특위 내에선 회의적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정개특위 소속의 한 의원은 “지난번 시민참여단을 대상으로 한 공론조사도 그랬고, 이번 전문가 조사도 어떤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선거제도 개편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며 “어차피 각 정당의 이해관계가 제일 중요하고 결국 당 지도부와 각 정당 의원들이 의견을 모아 선거제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정개특위 소속 의원은 “조사를 진행하는 것은 형식적인 요건을 갖추기 위한 것인데 솔직히 예산 낭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개특위 전체회의에선 시민참여단 469명을 대상으로 한 공론조사 결과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시민참여단을 대상으로 한 공론조사 결과 ‘비례대표를 확대해야 한다’는 70%, ‘의원정수를 줄여야 한다’는 37%로 나왔는데, 국회의원 의석수를 줄여야 한다고 공론화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설계상 오류가 아니냐” “경도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비판이 나온 것은 공론조사 과정에 참여한 12명의 전문가 중 11명이 더불어민주당 추천 인사이거나 이전부터 비례대표 의석 확대를 촉구해온 전문가였다는 의혹 때문이다.

이에 대해 공론조사 발표자인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적어도 연구를 진행했던 분들이 바이어스(편향성)가 있어서 한쪽으로 몰고 갔다고 평가하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반박했다. 공론조사를 위해 예산 11억 원을 투입했으나 결국 평행선만 달린 것이다. 이처럼 정개특위가 결과를 도출해내지 못하자 ‘정개특위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특위 구성을 위해선 추가 예산이 투입되는데, 막상 특위에서 입장 차만 확인하고 끝날 때가 많아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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