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만유로로는 왼발도 못 산다, 바이에른 뮌헨의 케인 영입은 장기전 양상…‘협상의 달인’ 레비의 시간이 왔다

정다워 2023. 6. 2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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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레비의 시간’이 시작됐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거함 바이에른 뮌헨은 올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잉글랜드 최고의 스트라이커인 해리 케인(토트넘 홋스퍼) 영입을 원한다. 지난시즌 팀 내 최다득점자가 14골을 넣은 세르주 그나브리였으니 최전방 공격수 영입에 무게를 두는 것은 당연하다. 케인은 현재 유럽 내에서 이동 가능한 스트라이커 중에서는 기량이 가장 뛰어난 편에 속한다. 2022~2023시즌 팀이 크게 흔들리는 악조건 속에서도 30골을 터뜨리며 맹활약했다.

영국 언론 디애슬래틱의 데이비드 온스테인 기자를 비롯한 복수 관계자들의 소식에 따르면 케인은 바이에른 뮌헨 이적을 원한다. 이미 개인 합의는 어느 정도 마친 상태다. 케인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스트라이커임에도 아직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적이 없다. 프리미어리그는 물론이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혹은 그 흔한 리그컵,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도 우승하지 못했다. 개인 타이틀은 여러 차례 따냈지만 팀의 성과를 경험한 적이 없다. 1993년생인 그는 이제 서른 줄에 접어들었다. 그렇다고 토트넘 내에서 큰 희망이 보이는 것도 아니다. 지난시즌 토트넘은 8위에 자리했다. 다음시즌 UEFA 클럽대항전에도 나가지 못한다. 이적을 원하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팀을 알아봐도 케인을 원망하기는 쉽지 않다.

잉글랜드 내에서의 이적은 케인에게도, 토트넘에게도 부담이 따른다. 케인은 토트넘 프랜차이즈 스타다. 토트넘 유스팀에서 성장해 2012년 데뷔한 그는 10년 넘게 팀을 대표하는 스타로 활약하고 있다. 경쟁 구단으로 이동하는 것은 케인과 토트넘이 상상하기 어려운 시나리오다. 그래서 선택 가능한 행선지가 바이에른 뮌헨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분데스리가 우승을 밥 먹듯 하는 팀이다. 매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에 도전한다. 해외 구단이라 정서적으로 크게 거리낄 게 없다. 케인에게는 이상적인 옵션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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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적료다. 디애슬래틱을 포함한 여러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바이에른 뮌헨은 토트넘에 7000만유로(약 997억원)의 이적료를 제시했다가 곧바로 거절당했다. 토트넘 사정을 잘 아는 폴 오키프 기자는 ‘8000만유로(약 1139억원)로는 케인의 왼발도 얻지 못한다’라며 바이에른 뮌헨이 제시한 금액으로는 케인을 영입하지 못할 것이라 전망했다. 실제로 토트넘은 1억파운드(약 1656억원) 미만으로는 케인을 보낼 수 없다고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에른 뮌헨과 토트넘이 원하는 이적료의 차이가 작지 않다. 지금으로선 긴 협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대가 만만찮은 다니엘 레비 회장이라는 점에서 바이에른 뮌헨에게 인내심이 필요할 전망이다. 레비 회장은 ‘협상의 달인’으로 불린다. 영입은 최대한 저렴하게, 매각은 최대한 비싸게 하는 기술이 특출난 캐릭터다. 결국 케인의 이적을 허락할 최종 결정권자는 레비 회장인 만큼 바이에른 뮌헨은 긴 협상을 각오해야 한다.

그렇다고 레비 회장이 마냥 배짱을 부릴 처지는 아니다. 케인과 토트넘의 계약은 2024년 여름이면 종료된다. 만약 케인이 재계약을 맺지 않은 채로 1년을 보내면 토트넘은 단 한 푼의 이적료도 받지 못한 채 핵심 선수를 다른 팀으로 보내야 한다. 그땐 프리미어리그 내에서 새 팀을 찾을지도 모른다. 이 경우 레비 회장이 받을 비난의 목소리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 레비 회장은 지난시즌의 성적 부진과 선수 영입의 실패 등 여러 문제로 인해 토트넘 팬으로부터 큰 지탄을 받고 있다. 이미 악화한 여론이 더 나빠질 수 있다. 과거 맨체스터 시티 이적이 임박한 케인은 극적으로 토트넘에 잔류한 경험이 있지만 그땐 토트넘에 희망이 보이던 시기였다. 지금은 암흑기라 케인이 다시 한번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 장담하기 어렵다.

현재 유럽 내에서 케인을 영입할 만한 자금력을 갖춘 팀은 많지 않다. 스트라이커 영입이 필요한 레알 마드리드는 토트넘이 설정한 이적료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서른 살의 케인보다 1998년생인 킬리안 음바페(파리생제르맹) 영입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금 시점에서는 바이에른 뮌헨이 유일한 팀이다. 레비 회장이 협상에 이용할 도구도 부족하다. 결국 레비 회장은 적정선에서 협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에른 뮌헨이 처음으로 제안한 7000만유로와 토트넘이 원하는 1억파운드, 그 어딘가의 선에서 협상이 이뤄질 수 있다. 아직 6월인 만큼 양측의 대화는 장기화할 확률이 높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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