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감독에 휘둘리는 韓배구…책임감·가치관에 갸우뚱
아헨 킴, 페퍼서 일하다 돌연 아내와의 삶 선택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외국인 감독들이 한국 배구계를 뒤흔들고 있다. 세사르 에르난데스 곤살레스 감독은 여자 배구 국가대표팀을 연패 수렁에서 구해내지 못하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을 맡았던 아헨 킴 감독은 단 한 경기도 치르지 않은 채 팀을 떠나버렸다.
세사르 감독이 지휘한 한국은 지난 27일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2023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3주차 첫 경기에서 세계 16위 불가리아에 1-3(22-25 18-25 26-24 15-25)으로 졌다.
한국은 올 시즌 발리볼네이션스리그 9전 전패 수렁에 빠지며 16개 팀 중 최하위를 유지했다. 1주차와 2주차 원정 경기를 모두 졌던 한국은 한국에서 치른 첫 경기에서도 패하고 말았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으로부터 지휘봉을 넘겨받은 세사르 감독은 국제 대회에서 1승24패에 그쳤다. 이 과정에서 한국 여자 배구 세계 랭킹은 14위에서 32위까지 추락했다.
세사르 감독은 연패와 세계 랭킹 하락은 자신의 전술 문제가 아니라 선수 기량 부족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가리아전 후 기자회견에서 "게임 전술 준비에는 문제가 없다"며 "(선수들이) 국제 수준에 적응하는 데 부족하다. 국제 수준에 적응해야 하고 거기에 맞춰서 연습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세사르 감독은 프로팀 감독과 국가대표팀 감독을 겸임하면서 집중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한국보다는 새로 부임한 프랑스 구단(넵튠스 드 낭트)이 불만을 가질 문제라고 받아쳤다. 그는 "그런 의견이 있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저의 직무에 최선을 다하려 노력 중"이라며 "다른 리그에서 일하는 감독과 마찬가지로 저도 겨울에는 구단에서 일하고 대표팀에 오면 대표팀에서 일하므로 오히려 불만은 구단이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사르 감독은 파리올림픽 본선에 진출하지 못할 경우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그는 "상위 팀과 올림픽 예선에서 같은 조라 쉽지 않지만 끝까지 시도해봐야 한다"며 "올림픽 예선을 통해 올림픽에 못 가면 상응하는 책임을 질 것이다. 협회와 대표팀의 방향성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파리올림픽 최종 예선 C조에 속했다. C조에는 2020 도쿄올림픽 우승팀인 미국과 지난해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우승한 이탈리아가 포함됐다. 여기에 폴란드, 독일, 태국, 콜롬비아, 슬로베니아가 같은 조다. 개최국 프랑스를 포함해 모두 12개국이 본선에 진출한다. 각 조 1~2위팀이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다. 나머지 5개 자리는 발리볼네이션스리그 상위 팀에게 주어진다.
이 때문에 세사르 감독이 오는 9월 폴란드에서 열리는 파리올림픽 최종예선 후 지휘봉을 놓을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 배구계에서는 세사르 감독의 용병술 자체에 의문을 품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불가리아전에서 주장 박정아를 패색이 짙어진 3세트 막판에야 투입한 점, 주전인 세터 염혜선과 미들블로커 이다현을 중용하지 않은 점 등을 놓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들이 많다.
한국에서 열리는 3주차 첫 경기인 불가리아전에서 홈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을 업고 승리를 따내겠다는 절실함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남아 있는 3주차 경기인 도미니카공화국전, 중국전, 폴란드전에서도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여자프로배구에서도 외국인 감독과 관련한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약체 페퍼저축은행을 맡아 강팀으로 만들겠다던 아헨 킴 감독이 데뷔전도 치르기 전에 팀을 떠났다. 지난 2월 한국에 왔던 아헨 킴 감독은 사임하고 지난 24일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아헨 킴 감독은 가정사를 이유로 사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헨 킴 감독의 미국인 아내인 에이미 폴리씨는 내년 2월 출범을 앞둔 미국 프로배구 리그의 한 배구 구단에서 감독을 맡는다. 아헨 킴 감독은 페퍼 구단이 아닌 아내와 함께 있는 쪽을 택했다.
페퍼 구단과의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는 않았지만 아헨 킴 감독은 페퍼 선수들로부터는 신임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헨 킴 감독은 페퍼 선수들을 열정적으로 지도했고 선수들 역시 감독을 잘 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아헨 킴 감독은 구단과 선수들을 외면하고 가정을 택한 셈이다. 가족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미국식 사고방식으로 이해할 수는 있겠지만 직업의식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없지 않다는 비판이 배구계 안팎에서 제기된다.
이처럼 외국인 감독이 한국 배구계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다른 감독들의 행보에도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과 OK금융그룹 오기노 마사지 신임 감독이 코보컵 등을 통해 한국 배구팬과 만날 예정이다. 전무한 4연속 통합 우승을 노리는 틸리카이넨 감독과 일본식 배구 이식을 예고한 오기노 감독이 외국인 감독의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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