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잠깐 화장실”... 서울 지하철, 10분 내 같은 역 다시 타면 무료
앞으로 서울 지하철 이용객은 같은 역에 재승차 할 때도 운임을 면제받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지하철 1~9호선 하차 후 같은 역에 10분 안에 재승차하면 환승 할인을 적용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화장실에 들르거나 실수로 반대 방향 개찰구에 태그한 경우에도 10분 내로 돌아가기만 하면 추가 요금을 낼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같은 역이더라도 호선이 같아야 적용되고, 지하철 이용 중 1회만 면제받을 수 있다. 오는 7월 1일부터 1년간 시범적으로 시행한 뒤 정식 도입을 최종 결정한다.
적용 구간은 1호선 서울역~청량리역, 3호선 지축역~오금역, 4호선 진접역~남태령역, 6호선 응암역~봉화산역, 7호선 장암역~온수역 구간이다. 2, 5, 8, 9호선은 전 구간에 걸쳐 적용한다. 경기 지역에선 남양주시가 유일하게 동참한다. 시는 다른 노선으로도 확대 적용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의해나갈 계획이다.
서울 지하철은 기존에도 5분 안에 같은 역에서 승차 태그를 하면 요금을 부과하지 않는 제도를 운영해왔다. 하지만 첫 승차가 아닌 환승 승차 때는 적용되지 않고, 또 첫 승차 이후에도 단 5분간만 적용되어 승객 불편이 컸다. 작년 한 해 서울교통공사 ‘고객의 소리’에 접수된 관련 민원만 514건에 달한다.
서울시는 이번 제도로 승객 불편이 줄어들 뿐 아니라 연간 1500만명에 달하는 지하철 승객이 180억원 상당의 요금을 덜 내는 효과를 볼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 3월 기준 수도권 전체에서 하루에만 4만648명의 승객이 ‘10분 내 재승차’를 했는데, 1년으로 보면 1500만명이 넘는다. 10분 내 재승차 승객 68%(2만7745명)는 5분 이내 재승차한 경우였고, 불과 1분 이내 재승차한 승객도 전체 34%(1만4523명)에 달했다.
이번 제도는 서울시 창의행정 우수사례 1호로 선정된 아이디어가 바탕이 됐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10분 내 재승차 제도는 연간 천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겪고 있었던 불편사항을 해소해주는 서울시만의 창의적인 정책”이라며 “앞으로도 시민들이 겪고 있는 보이지 않는 불편사항을 꼼꼼하게 챙겨 대중교통 서비스를 개선하고 발전시켜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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