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속방지턱' 만난 코스피...外人의 6월 변심 "7000억 팔자"

오정은 기자 2023. 6. 2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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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6월 들어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코스피 지수가 2600선을 하회하며 흘러내리고 있다. 5월까지 이어진 외국인의 역대급 순매수에 가파르게 반등하던 한국 증시가 과속방지턱에 걸렸다.

28일 오전 11시2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5.54포인트(0.60%) 내린 2565.85를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367억원, 762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외국인은 올해 1월1일부터 5월 말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13조3876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코스피 지수를 2200대서 2600대까지 단숨에 올려놓았다. 특히 지난 5월에는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3.3조원의 순매수를 기록했고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10.9조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는데, 이는 합산 14.2조원으로 외국인 증권투자 월간 역대 최대 수준에 해당됐다.

기록적인 순매수 이후 6월 들어 외국인은 일부 차익실현에 들어선 모습이다. 6월 들어 이날까지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7896억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지난 주 5거래일 순매도 규모는 1.1조원에 이르렀다.

지난 6월12일 코스피 지수는 장중 2650에 도달하며 PBR(주가순자산비율, 장부가) 1배에 근접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단기 급등에 따른 기술적 부담에 조금씩 하락하며 이날 2560선을 맴돌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의 수급 방향이 11주만에 바뀌면서 외국인 매도세가 일시적인지 아니면 추세적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며 "지금은 한국기업 실적이 가파르게 하향조정되는 국면이 아니기 때문에 외국인 매도세는 일시적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의 6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이후, 추가 금리인상 우려가 높아지면서 원화 약세가 나타났다"며 "환차손에 민감한 외국인이 일부 주식을 매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국내 주식전략팀장도 "상반기 글로벌 유동성 덕분에 반등한 주식시장은 최근 새롭게 부각된 통화긴축 경계감, 유동성 효과 약화 등으로 과속방지턱을 만났다"며 "외국인은 달러 환산 코스피를 고려했을 때 한국주식에 쉽게 접근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6월 FOMC 이후 미국의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은 사라졌다. 금리 인하 기대감은 빨라도 내년 1분기로 후퇴했다. 연준의 추가 긴축 경계감은 한국 주식시장 내 외국인 순매수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외국인의 수급 방향성 전환에도 전문가들은 코스피의 상승 추세가 꺾인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하반기 이익을 포함한 한국주식의 12개월 선행 EPS(주당순이익) 지표는 반등 흐름을 이어가서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EPS는 현재 저점 대비 12% 반등했다. 수출 지표도 개선됐다. 올해 6월 1~20일 수출액이 전년대비 +5.3%로 증가했다. 전년대비 수출액 변화율이 2022년 10월 마이너스 전환된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 전환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노동길 팀장은 "일시적으로 부침은 있겠으나 주식시장의 상승 추세 자체에 대한 의구심을 갖지는 않는다"며 "최근 코스피 12개월 선행 EPS가 바닥을 치고 12% 반등해 중요 분기점을 넘고 있는데 한국 주식시장의 추세적 반등과 재평가는 반드시 EPS 개선을 동반했다"고 설명했다. 기술적으로도 일시 조정 구간에 접어들었지만 10% 이내 조정에 그칠 것으로 봤다.

특히 코스피 2024년 기업 이익은 올해 대비 54.3% 증익 예상되고 있다. 노 팀장은 "지금의 추세를 따라간다면 연말 코스피 EPS는 지금보다 17%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며 "이익 개선이 주도하는 지수 상단의 확장 가능성이 여전하며, 7월과 3분기 중 속도 조절 국면을 지난 뒤 연고점에 도달하겠다"고 전망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수출액이 늘면서 무역수지가 점차 개선되고 있으며 2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이익 전망치도 점차 상향되고 있다"며 "수출 개선과 기업 실적 상향에 힘입어 국내 증시의 고평가 부담은 서서히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6월 순매도로 돌아선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가장 많이 매도한 종목은 POCSO홀딩스(3431억원), NAVER(2531억원), 에코프로비엠(2173억원)이었다. 반면 삼성전자를 1.4조원어치 대규모 순매수를 이어갔고 그밖에 두산에너빌리티(2946억원)와 현대차(1867억원)를 많이 샀다.

오정은 기자 agentlittl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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