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음악 상생 생태계 열어줄까…‘지니리라’가 답하다[종합]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psyon@mk.co.kr) 2023. 6. 28.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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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스 김준호 대표(왼쪽), 지니뮤직 박현진 대표, 김형석 프로듀서. 사진|유용석 기자
인공지능(AI) 기술의 초고속 발전으로 일상에 소리없는 변화 물결이 치고 있는 가운데, 챗GPT·바드 등으로 어느새 익숙해진 AI 서비스가 이번엔 음악 영역까지 파고든다.

28일 오전 서울 강남 지니뮤직 사옥에서 지니뮤직 X 주스 주최 ‘AI와 함께하는 음악 상생 생태계 구축’ 공동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지니리라’는 국내 최초 AI 악보기반 편곡 서비스다. MP3를 업로드하기만 하면 AI가 즉석에서 디지털 악보를 그려 주고, 이용자가 그 악보를 편집해 편곡까지 가능한 서비스다. 음악에 문외한인 일반인도 AI 기술을 통해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세상이 온 것. 평소 작곡·편곡에 관심 있던 소비자들의 진입 장벽을 AI를 통해 낮춰주겠다는 게 지니뮤직과 주스의 설명이다.

지니뮤직 박현진 대표는 ‘지니리라’에 대해 “지금까지 음악은 음원 서비스 중심이었다. 듣는 음악 기본이었다면 내가 직접 창작하는 부분에 초점을 뒀다”며 “소비자가 직접 리메이크해 즐겨보자는 차원으로 기획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박 대표는 “고객은 점점 음악을 능동적으로 소비하고 있다. 크리에이터로서의 음악 산업의 발달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볼 것이라 본다. 또 음악시장에서 AI의 기존 키워드는 큐레이션이었는데 이제 AI 작곡, 리메이크, AI 보이스, AI 휴먼까지 나오고 있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지니뮤직 박현진 대표. 사진|유용석 기자
박 대표는 “음악에서 AI는 희망을 주는 단어이기도 하지만 왠지 모르게 불안을 주는 단어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저작권 이슈가 따라다닌다. 또 법이나 제도적으로 미비하기 때문에 불안정하다”며 “지니뮤직은 오랫동안 음악산업에서 유통을 담당하고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AI를 어떻게 음악산업에 접목할까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해왔다. 향후 리메이크를 통해 유저들에게도 만족을 주고 저작권 가진 분들에게도 추가적 저작권 수익과 저작권 보호를 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프로젝트는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에도 유례 없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박 대표는 “기술의 최초성 여부는 확인을 해보니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 플랫폼은 처음인 것 같다. 글로벌도 비슷한 것 같다. 다만 특정 URL이나 그런 서비스를 케이스바이케이스로 제공하는 서비스는 있는 것 같은데 지니뮤직X주스처럼 오픈된 형태로 악보생성, 편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처음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주스 김준호 대표는 “주스는 음악분석 기술 및 편곡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지니리라’는 AI 음악기술과 플랫폼의 시너지가 발현된 첫 서비스로, 좀 더 쉽게 음악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도록 악보생성 툴과 편곡 툴을 제공한다. 향후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는 C2C 기반 플랫폼을 연내 제공할 계획이며 글로벌 진출도 계획 중이다”라고 말했다.

주스 김준호 대표. 사진|유용석 기자
AI 작업물의 저작권 이슈가 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만큼, ‘지니리라’ 베타서비스에서는 저작권 보호를 위해 정식 유통되는 음원만 업로드할 수 있고 작업물은 서버 내에만 저장할 수 있다.

박 대표는 “이 서비스 준비 과정에서 기술적인 측면보다 저작권 이슈 이해관계를 어떻게 풀까가 더 고민이었다”면서 “음원 유통사와 음저협과 협의해서 내 음원에 대해 악보로 생성할 수 있는 허가를 받은 곡이 70% 정도 된다. 허가를 받지 않음 음원들의 경우 ‘악보를 생성할 수 없다’고 메시지가 뜨고 악보 생성이 지원되지 않는다. 우리는 허가된 분들의 것만 하고 있고, 저작권료도 원곡자, 편곡자와 적정한 비율에 따라 지급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히트 작곡가 김형석 프로듀서가 함께 한다. 김 프로듀서는 현재 운영 중인 음원 IP 전문 플랫폼 뮤펌과 함께 ‘아이엠 리본(I am Re-Born)’ 프로젝트를 진행, 리메이크 음원 시장 확장에 나선다.

김형석 프로듀서는 “음악 산업에 있어서 AI 기술은 마치 사진을 찍고 포토샵이 더 예쁘게 만들듯이 그런 도구라고 생각한다”며 “음악을 쓰고 싶을 때 AI가 생성하는 예를 토대로 음악 작업에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조금 더 다양한 음악이 나오고 창작의 문턱이 낮아지고 생산성이 극대화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김형석 프로듀서. 사진|유용석 기자
AI 저작물의 저작권 관련 이슈에 대 김 프로듀서는 “저작권법에 대한 부분은 초기에 기술이나 산업이 도입될 때 기존의 법이나 제도에 영향을 받는다. 그렇다고 해서 AI의 물결이 사그라들진 않을 것 같다”며 “이런 경험과 작업을 통해서 법적인 제도라 보완되고 각자의 권리가 세분화되고 법제화되며 자리잡지 않을까 싶다”는 견해를 전했다. 이어 “새로운 기술보다 그런 부분은 늦어질 수 밖에 없고 이후 작업을 통해 보완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김 프로듀서는 또 “음악은 정보와 다르게 감정을 표현하거나 받아들이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AI가 만들었다는 것에 대해, 불편한 것들이 있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연애편지를 썼을 때 그걸 음악으로 AI가 표현해줬다? 한다면 조금 다른 접근이 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다양한 시도가 있을 수 있을텐데, 저는 이게 결국은 퀄리티의 문제로 귀결된다고 생각한다. 모든 크리에이터의 지향점은 퀄리티다. 그런 점에서 퀄리티가 어느 정도 해결된다면 AI가 만들었다고 해서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지만은 않을 것이라 본다”고 기대했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지니리라’ 서비스를 통해 김 프로듀서가 작곡한 ‘아이 빌리브’ 음원을 바흐 버전 현악 사중주로 즉석에서 편곡 생성해 선보이기도 했다. 단 30초 만에 편곡 생성된 AI 편곡 버전 연주를 들은 김형석 프로듀서는 놀라움을 표하며 “음악은 사람의 감정을 움직이는 일인데 이것을 AI로 표현하는 게 사실 가능할 것인가 생각이 들지만 음악도 화성이라는 숫자적 개념으로 본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포인트는, 그 숫자가 어떻게 사람에게 감동을 주느냐인데 그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게 들었다”며 “작곡을 빨리 한다는 게 좋은 작곡가라 생각하진 않지만 AI 기술을 통해 아이디어의 영감 얻을 때 많은 걸 확장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주스 김준호 대표(왼쪽), 지니뮤직 박현진 대표, 김형석 프로듀서. 사진|유용석 기자
김 프로듀서는 그러면서 “돌이켜보면 기술 발달을 통해 훨씬 더 음악 시장이 발달했다”며 “AI 기술이 자기 자신을 뛰어넘을 수 있는 기술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니뮤직은 AI서비스의 고도화로 원작자-유저-플랫폼이 상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또 향후 KT와 협력해 아시아권 등 글로벌 시장으로 AI 리메이크 사업을 넓혀갈 예정이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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