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끊고 싶다”... 울산 경찰 1년 수사 끝에 마약사범 49명 구속

서대현 기자(sdh@mk.co.kr) 2023. 6. 28.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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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중독자 도움 요청으로 수사 착수
CCTV 없는 곳에서 ‘던지기 수법’ 거래
울산 남부경찰서가 마약 수사 과정에 압수한 물품 <자료=울산경찰청>
지난해 7월 112에 가정주부 A씨가 전화를 걸었다. A씨는 불분명한 발음으로 경찰에 “마약을 끊고 싶다. 도와달라”고 했다. 당시 A씨는 마약에서 벗어나기 위해 112에 자수하면서도 필로폰을 투약한 상태였다.

울산 남부경찰서는 A씨 신고를 계기로 마약 수사에 착수했다. 마약 판매와 매수가 점조직 형태였기 때문에 마약 유통 실체 파악은 쉽지 않았다. 경찰은 1년 가까운 수사 끝에 서울, 부산, 울산 등 전국 각지에서 마약을 판매하고 투약한 혐의를 받는 마약사범 55명을 검거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은 조직폭력배 등 마약 유통에 가담한 33명과 마약을 매수하고 투약한 16명 등 총 49명을 구속했다. 3200회 투약이 가능한 필로폰 95g과 합성대마 등 신종 마약 670㎖도 압수했다. 필로폰 공급 혐의를 받는 총책 40대 B씨에 대해서는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이번에 검거된 마약 유통책들은 지역 선후배 관계이거나 교도소 생활을 하면서 알게된 사이로 연락책과 배달책 등 각자 역할을 분담해 필로폰을 판매했다. 마약을 투약한 사람들은 유흥업 종사자, 대리기사, 일용직 노동자, 외국인 등 다양했다.

마약사범들은 특정 장소에 마약을 숨겨두면 매수자들이 마약을 찾아가는 일명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거래했다. CC(폐쇄회로)TV가 없는 건물의 우편함, 화단, 주차장 등이 마약 거래 장소로 주로 이용됐다. 마약 대금을 가상화폐로 받는 수법도 최근 마약사범과 비슷했다.

경찰 관계자는 “검거된 마약 투약자들은 한결같이 마약을 끊고 싶지만 한번 중독되면 끊기가 힘들다면서 후회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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