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54㎜ 물 폭탄 광주’ 도로 13곳 통제…제방 붕괴·주차장 침수 등 피해 잇따라

고귀한 기자 2023. 6. 2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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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283㎜의 폭우가 쏟아진 28일 오전 광주 동구 광주천 중앙대교 인근 수위가 상승해 있다. 연합뉴스

광주에서는 밤사이 283㎜, 시간당 최대 54㎜의 역대급 폭우가 쏟아지면서 도로 곳곳이 침수돼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제방 시설 등이 무너져 마을 주민들이 대피하는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28일 광주시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내린 비로 관내 주요 도로 곳곳이 파손되거나 침수되면서 이날 오전 10시 기준 도로 13개소에 대한 교통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동구 조선대학교 정문 사거리 앞 도로 2차로에는 집중 호우로 인한 땅 꺼짐 현상이 발생했다. 현재 1개 차로를 제외하고 모든 교통이 통제된 상태다.

동구 계림동 한 도로도 하수관거 누수로 인한 토사 유출로 상수관로가 이탈했고, 북구 제2순환도로 각화IC 진·출입구간은 폭우로 사면에서 토사가 밀려들어 일대 도로가 전면통제되고 있다.

교통이 통제된 구간들은 평소 통행량이 많은 곳인 데다 인근에 도시철도 2호선 공사까지 겹치면서 극심한 출근길 교통대란이 벌어졌다.

직장인 박모씨(39)는 “평소에 30분이면 갈 거리를 1시간 이상이나 걸렸다”며 “장마가 시작돼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됐던 만큼 철저한 예방대책을 기대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제방 시설 등이 붕괴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북구 망월동 광주동초등학교 앞 석곡천 제방 50m가량이 집중 호우로 붕괴됐다. 광주시와 북구는 침수 피해를 우려해 마을 주민 100여명은 초등학교 강당으로 대피했다.

동구 소태동 한 마을에서는 나무가 쓰러져 집을 덮쳤다. 5가구 주민 12명은 인근 문화센터나 친적집으로 대피했다.

침수피해도 잇따랐다. 양동복개상가 하부주차장과 운암지하차도, 광천1교·광천2교·광암교·송정2교 하부도로는 물에 잠겼다. 서구매월동농수산물 시장이나 일부 아파트 지하주차장 등도 침수 피해를 입었다. 침수 차량들에 대한 집계는 현재 파악 중이다.

광주시는 폭우가 시작한 전날 오후부터 총 151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인명피해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침수 차량 등 재산 피해는 현재 파악 중이다.

광주에서는 전날 시간당 최대 54.1㎜의 비가 내렸다. 관측 이래 광주에서 역대 시간당 가장 많은 강수량이다. 광주에서는 2018년 6월 29일 시간당 44.3㎜가 시간당 최다 강수량이었다.

광주시는 비상대응 2단계를 가동하고 대처하고 있다. 서구와 남구, 광산구 등에 배수펌프장 7개소를 가동하는 동시에 복구 인력을 현장에 투입했다. 비는 이날 오후까지 10~60㎜가량이 더 내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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