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야 찾은 오세훈 "공중보행로, 서울 디자인 원칙에 반해"

권혜정 기자 2023. 6. 2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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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은 27일 도쿄의 대표적 도심재개발 지역인 시부야를 찾아 "공중보행로는 서울시의 원칙에 반하는 디자인"이라고 말했다.

지난 23일 일본을 찾아 요코하마와 도쿄 등 주요 재개발지구를 둘러본 오 시장은 이날 '초대형 재개발'이 진행 중인 시부야지구를 찾아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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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보행로, 하부공간 어둡게 만들고 저층부 상권 죽여"
"서울은 고가도로 걷어내는 추세…꼭 필요한 곳만 설치"
오세훈 서울시장이 일본 시부야에 위치한 미야시타 공원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서울시 제공)

(도쿄=뉴스1) 권혜정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은 27일 도쿄의 대표적 도심재개발 지역인 시부야를 찾아 "공중보행로는 서울시의 원칙에 반하는 디자인"이라고 말했다.

지난 23일 일본을 찾아 요코하마와 도쿄 등 주요 재개발지구를 둘러본 오 시장은 이날 '초대형 재개발'이 진행 중인 시부야지구를 찾아 이같이 밝혔다.

도큐백화점을 운영하는 도큐그룹의 주도로 2005년부터 약 52만㎡에 달하는 시부야구 시부야 일대에서 진행 중인 재개발은 2027년 마무리된다. '100년에 1번 있을' 규모의 초대형 재개발 사업로 평가 받는다.

오 시장이 이날 찾은 지역은 5개의 지하철 역, 8개의 철도 노선이 지나는 대중교통의 거점이지만 그만큼 잦은 증축과 개축으로 인해 복잡하고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여기에 노후 건축물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재개발이 시작됐고, 2013년 도큐 도오코선 철도 지하화를 계기로 주변 개발 사업이 본격 시행됐다.

개발로 인해 일대에 대규모 업무 공간이 도입되면서 글로벌 기업 및 스타트업 등이 입주를 시작했고, 시부야 지역은 기존 패션·상업 거리에서 IT 비즈니스 타운으로 변모 중이다. 특히 이곳은 고저차 지형과 복잡한 보행동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건물과 건물을 잇는 공중 보행로가 곳곳에 설치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공중보행로 설치는 이용자의) 편리성은 높이겠지만, 도시를 복잡하게 하고 특히 (보행로의) 하부 공간을 어둡게 한다"며 "동시에 저층부에 위치한 상권을 죽이는 (공중보행로는) 서울시의 (디자인) 원칙에 반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은 불필요한 고가도로를 걷어내고 있는데, 최근 '서울이 멋스러워졌다. 밝아졌다'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라며 "공중보행로는 꼭 필요한 곳에만 설치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앞서 지난 23일 요코하마에서도 곳곳에 위치한 공중 보행 데크를 보고 "일본에는 2, 3중으로 고가도로가 많아 도시가 전반적으로 어두워 보인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서울은 이를 다 걷어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오 시장은 이날 시부야에 위치한 미야시타 옥상 공원도 찾았다. 1953년 조성된 공원을 민간협력 방식으로 재개발해 2020년 7월 재개원한 미야시타 옥상 공원은 1~3층의 상업시설, 4층 옥상의 공원으로 구성됐다. 상업시설은 BTO 방식에 따라 민간에서 운영하는데, 수익금의 50%는 구에 납부된다.

오 시장은 "차이가 있어 서울에 당장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장단점에 대해서는 검토하겠다"며 "민간투자 방식으로 진행된 만큼 투자금의 회수 등 수익 창출 여부가 중요한데, 이곳은 엄청나게 인파가 몰리는 공간을 활용해 수십년간의 수익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서울에는 영등포 로터리, 청량리 로터리 등을 제외하면 이 같은 지형적인 조건을 갖춘 곳이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jung907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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