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집에 물 차 심장 벌렁벌렁했는데 제방까지" 주민들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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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란 가슴 쓸어내렸는데계속 비가 온다니 또 이럴까봐 걱정이네요."
그러면서 "제방이 조금만 더 무너져 내렸으면 바로 옆에 있는 블루베리 농장을 덮칠 뻔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며 "인근 밭은 이미 물이 찼다. 복구 작업을 한다지만 주말까지 비 소식이 있어 또 반복될까봐 걱정이 많다"고 토로했다.
광주에는 이날 0시부터 오전 9시까지 최대 274.6㎜의 비가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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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비 소식에 한숨만…"피해 없이 지나가길"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놀란 가슴 쓸어내렸는데…계속 비가 온다니 또 이럴까봐 걱정이네요."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밤 사이 시간당 최고 54㎜의 폭우가 내린 28일 오전 광주 북구 석곡천 일대.
굵은 빗줄기로 인해 늘어난 물살은 소용돌이 치듯 넘실거리고 금방이라도 인근 길을 집어삼킬 듯 거셌다.
물살의 위력을 실감케 하듯 제방 한쪽은 폭삭 무너져내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서져 있었다.
붕괴된 제방 50여m의 복구 작업을 위해 굴삭기는 쉴 새 없이 자갈 등을 퍼날랐고, 작업자들은 모래주머니를 만드는 데 여념이 없었다.
제방과 인접한 월산마을 주민 일부는 복구 작업을 지켜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제방 옆에서 블루베리 농장을 하는 김모씨(67)는 "새벽 2~3시쯤 천둥, 번개와 함께 '쿠쿵' 하는 소리가 들렸는데 아마도 그때 제방이 무너졌던 것 같다"며 "어제 오후부터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비가 퍼부어 물살이 너무 세졌고, 제방을 훑어 내려가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방이 조금만 더 무너져 내렸으면 바로 옆에 있는 블루베리 농장을 덮칠 뻔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며 "인근 밭은 이미 물이 찼다. 복구 작업을 한다지만 주말까지 비 소식이 있어 또 반복될까봐 걱정이 많다"고 토로했다.
밭일을 하러 나왔다 현장을 목격한 송용복씨(59)도 "주변에서 119에 신고하고 통장이 임시로 모래주머니를 설치하는 등 아수라장이었다"며 "지금은 비가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물이 빠진 게 이 정도다. 오전 6시에는 지금보다 더 넘실거릴 정도여서 무서웠다"고 회상했다.
이어 "올여름 유난히 비가 많이 온다고 하니 복구 작업뿐 아니라 인근 점검도 함께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옆 마을 주민도 걱정에 여념이 없었다. 장순금씨(67·여)는 "새벽 4시부터 집에 물이 차 심장이 벌렁벌렁했다"며 "겨우 정리하는 듯했더니 이번엔 제방이 유실됐다기에 또 물이 찰까봐 걱정되는 마음에 나왔다. 장마 피해 없이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방이 유실되면서 월산마을 주민들에게는 인근 동초등학교로 대피하라는 안전안내문자가 발송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대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직원들이 현장을 살핀 결과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하면서다.
광주에는 이날 0시부터 오전 9시까지 최대 274.6㎜의 비가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지점 강수량은 광주 조선대 250.5㎜, 서구 풍암 246.0㎜, 담양 봉산 217.0㎜, 광산구 216.5㎜, 화순 북 207.5㎜, 보성군 197.9㎜, 함평 196.0㎜ 등을 기록했다.
광주지역은 시간당 강수량이 54.1㎜로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 2018년 6월29일 내린 시간당 44.3㎜의 강수량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기상청은 이날 광주와 전남에 10~6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pep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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