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편들기?…美, '반란실패' 바그너·프리고진 추가 제재 이유는
미국 정부가 러시아 내전 위기를 촉발한 민간 용병기업 바그너(영문명 와그너)그룹과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에 연관된 기업과 개인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27일(현지시간) 미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홈페이지를 통해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아랍에미리트(UAE), 러시아 등의 기업 4곳과 개인 1명을 제재 대상으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제재 대상에 오른 이들은 바그너그룹의 자금 조달을 위해 불법 금 및 귀금속 거래 등에 참여한 혐의를 받는다.
OFAC는 "제재 명단에 오른 기업들은 우크라이나와 아프리카 등지에서 (바그너그룹이) 군대를 유지하고 확장하는 데 도움을 주는 불법 금 거래에 관여했고, 개인은 말리에서 바그너그룹 부대 활동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미 재무부의 테러 및 금융정보 담당 차관인 브라이언 E. 넬슨은 "바그너그룹은 중앙아프리카공화국과 말리와 같은 국가의 천연자원을 착취해 잔인한 운용 자금을 부분적으로 조달했다"고 설명했다.
OFAC의 제재 발표와 함께 미 국무부·재무부·노동부·상무부·국토안보부·국제개발처 등은 이날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금 산업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권고문을 발표했다. 해당 권고문에는 분쟁 및 테러 자금 조달, 자금 세탁 활동, 제재 회피, 인권 및 노동권 침해, 환경 파괴 등과 관련 금 거래의 위험을 지적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바그너그룹의 무장반란 사태를 고려해 이번 제재 발표 시기 당초 27일에서 연기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바그너그룹과 프리고진과 연관된 이번 제재 발표가 자칫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편들기'로 해석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미 정부 측은 이번 제재가 무장반란 발생 이전부터 논의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예정대로 제재를 발표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을 제재 발표 전 브리핑에서 "미국은 바그너그룹에 책임을 묻기 위해 여러 조처를 했고, 앞으로도 계속 조처를 할 것"이라며 "이번 제재는 지난 주말에 발생한 일과 아무 상관이 없다. 이번 제재는 바그너그룹의 아프리카 활동과 관련돼 있다"고 강조했다.
마이다스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채굴 회사로 광물, 귀금속에 대한 채굴권 및 라이선스 소유권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10억달러(약 1조3010억원) 이상의 금이 매장된 것으로 평가되는 은다시마(Ndassima) 광산에 대한 우선 채굴 허가권을 갖고 있다. 다암빌은 금 및 다이아몬드 구매 업체로, 프리고진이 지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OFAC는 "디암빌은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채굴 부문에 밀접하게 관여하는 프리고진과 연결된 여러 법인 중 하나"라며 "지난해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생산된 금을 미국 달러로 전환하는 금 거래 계획에 참여해 바그너그룹의 자금 조달을 도왔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디엠도 비슷한 혐의로 제재 대상에 올랐다.
UAE 두바이에 본사를 둔 유통업체 인더스트리얼 리소스는 디암빌과 거래를 통해 프리고진을 재정적으로 돕고, 불법 금 거래에 참여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미국 제재를 피해 러시아로 자금을 직접 송금하는 계획에도 관여했다고 OFAC는 설명했다.
바그너그룹 임원인 이바노프는 말리에서 무기거래, 채굴문제 등과 관련해 프리고진과 협력했다는 이유로 제재 대상으로 지목됐다. 그는 아프리카 정치권을 이용해 인권 증진 등을 추진하는 국가들이 아프리카에서 철수하도록 유도하고, 유엔의 신용을 떨어뜨리는 유언비어 확산을 주도한 혐의도 받는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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