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TSMC 보란 듯” 세계 첫 3나노 1주년 앞두고…또 ‘선제 공격’ [비즈360]

2023. 6. 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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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27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개최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최시영 사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헤럴드경제=김지헌·김민지 기자]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양산 성공 1주년(30일) 직전에 2나노 승부를 위한 ‘마스터 플랜’을 내놨다. 모바일칩·고성능컴퓨터·차량용 칩 등으로 순차 연결되는 제품 전략을 통해 TSMC와의 대결에 맞서겠다는 의도다. 삼성이 TSMC에 앞선 ‘3나노 프리미엄’으로 대등한 기술력을 확보했다면, 이를 바탕으로 TSMC와 본격적인 2나노 경쟁을 펼치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다만 장기적 관점에서, TSMC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한 막대한 설비 투자와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칩 생태계 구축은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선결 과제로 꼽힌다.

‘세계 최초’ 타이틀 거머줬던 삼성…GAA로 기술격차 줄였다

지난해 6월 3나노 공정 반도체 양산에 성공하고 TSMC를 제치며 ‘세계 최초’ 타이틀을 거머쥔 삼성은 지난 1년간 기술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를 도입한 것이 핵심이다. GAA는 기존 트랜지스터 구조인 핀펫(FinFET)보다 성능과 전력 효율 면에서 한층 앞선 ‘게임 체인저’로 꼽힌다. 삼성은 3나노 양산 당시 GAA 1세대 공정이 기존 5나노 핀펫 공정과 비교해 전력을 45% 절감하면서 성능은 23% 높이고 면적은 16% 줄였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GAA 트랜지스터 구조를 도입한 파운드리는 삼성이 유일하다. 삼성은 GAA 기술을 3나노뿐 아니라 2나노, 1.4나노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TSMC도 2나노부터는 핀펫이 아닌 GAA 공정을 도입한다.

삼성은 최근 고객사 유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알만한 거의 모든 기업이 삼성과 같이 일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관전평이다. 경계현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 사장은 이달 독일, 스위스, 네덜란드, 이스라엘 등을 방문했다. 모두 인공지능(AI)·차량용 반도체와 관련 있는 주요 지역으로, 파운드리 분야의 잠재 고객사들이 포진해있는 곳이다. 삼성은 오는 2027년에는 2019년보다 고객사를 5배 이상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삼성은 현재 안정적인 수율로 GAA 기반 3나노 반도체를 양산 중이다. 2024년 3나노 2세대(SF3) 공정 반도체를 양산할 계획이다. 현재 모바일, 고성능컴퓨팅(HPC) 등 고성능 저전력 칩을 필요로 하는 고객사와 논의 중이며, 일부는 SF3 기반으로 테스트 칩을 제작하는 등 순조롭게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번 포럼에서 2나노 양산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히며 이목을 끌었다. 삼성전자는 2025년 모바일 향 중심으로 2나노 공정(SF2)을 양산하고, 2026년 고성능 컴퓨팅(HPC) 향 공정, 2027년 오토모티브 향 공정으로 확대한다.

삼성전자가 27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개최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최시영 사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고객사 확대 위한 공격적 투자와 칩 생산 생태계 확대는 과제

이런 가운데 27일(현지시간) 삼성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파운드리 포럼 2023’을 열고 한발 더 앞선 전략을 선보였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의 약 60%를 장악한 TSMC를 넘어서기 위해 삼성에 중요한 것은 ‘속도’와 ‘생태계’이기 때문이다.

실제 TSMC도 공격적인 투자 행보로 삼성을 견제하고 있다. 올해 TSMC는 2나노 공정 시제품 소량 생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TSMC는 2026년에 1나노 공장을 북부 타오위안 룽탄 과학단지에 착공해 2027년 시범 생산을 시작하고, 2028년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이에 맞서 삼성 역시 올해 하반기 경기도 평택 3라인, 내년 하반기 미국 테일러 1라인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TSMC가 확보한 애플·엔비디아 등 세계 최대 기업들을 삼성 파운드리의 주요 고객으로 영입하는 것 또한 장기적 과제다. 특히 삼성은 최근 TSMC가 고객사들에게 주효하게 강조하는 패키지 기술 관점에서도 우위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포럼에서 삼성 역시 최첨단 패키지 협의체 ‘MDI(멀티 다이 통합) 얼라이언스’를 출범시키며 TSMC에 맞서고, 2나노 공정에 사용할 최첨단 고속 인터페이스 설계자산(IP)를 내년 상반기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삼성 첨단 칩 생태계를 구성하는 100여곳과 협업을 강화하며 고객사 유치에 전력을 다한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 유럽, 일본 등지에 매우 빠른 속도로 첨단 공장을 짓는 TSMC의 투자 전략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극복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은 KAIST 강연에서 “2나노 공정부터는 업계 1위도 GAA를 도입할 텐데, 그때가 되면 업계 1위와 같게 갈 것”이라며 “5년안에 기술로 업계 1위를 따라잡겠다”며 TSMC와의 치열한 기술 경쟁을 예고했다.

raw@heraldcorp.com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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