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3’ 전석호, “‘천만배우’ 수식어? 상상도 못할 일이었죠”[SS인터뷰]
[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 2021년 어느 날, 배우 전석호는 BA엔터테인먼트 장원석 대표와 영화 ‘굿바이 싱글’을 통해 가까워진 배우 마동석의 전화를 받았다.
당시 대학로에서 공연 중이라 휴대전화에 찍힌 부재중 전화 순서대로 회신했다. 먼저 전화를 건 장원석 대표는 “이번엔 형이랑 하자”라고 제안했다. 영문도 모른 채 “네”라고 답했다.
연이어 통화한 마동석도 “형이랑 하는거다”라고 쐐기를 박았다. 쾌활하게 “네”라고 답한 뒤 전석호는 잠시 고개를 갸우뚱했다. “내가 무슨 작품에 출연하는 거지?”
쌍천만 고지까지 약 30만 명만 남겨놓고 있는 영화 ‘범죄도시3’(이상용 감독)에서 신스틸러 김양호 역을 맡은 전석호의 출연 과정이다. 그는 “나중에야 내가 ‘범죄도시3’에 출연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김양호와 고규필이 연기한 초롱이가 1, 2편의 장이수(박지환 분)를 대신하는 인물이라는 사실은 촬영을 마친 뒤에야 알았다”라며 활짝 웃었다.
김양호는 서울광역수사대에서 신종 마약사건을 수사 중인 마석도(마동석 분) 형사가 찾는 마약 유통과 관련된 인물이다. 그는 마석도의 엄포에 겁에 질려 그의 비공식 조력자로 활약한다. 강자 앞에 약하고, 약자 앞에 강한 전형적인 ‘강약약강’이지만 어쩐지 밉지 않고 오히려 귀여운 매력을 지닌 독특한 개성의 소유자기도 하다.
덕분에 김양호는 초롱이와 함께 장이수의 빈자리를 톡톡하게 채우며 관객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김양호의 임팩트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지리는 신’에 이어 ‘모텔 침대 360도 회전신’ 등은 ‘범죄도시3’ 최고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김양호는 ‘범죄도시3’에서 겁이 많고 유일하게 화를 안내는 인물이에요. 저는 웃기겠다는 생각 없이 진지하게 임했는데 관객들이 그렇게 웃을 줄은 몰랐어요. 모텔 브리핑 신은 원래 제 몫이 아니었어요. 리딩 때 실수로 그 부분을 읽어버렸는데 감독님과 동석이 형이 그걸 기억하고는 ‘네가 해보면 어떻겠냐’ 해서 제가 하게 됐죠. 360도 회전신 역시 저랑 동석이 형이 돌아가면서 앉고 기어오기도 하고 여러 버전을 연기했어요. 저희는 나름 진지했답니다.”
전석호가 관객이 자신에게 주목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한데는 초롱이 역의 고규필도 한 몫했다. 전석호는 “규필이 형이 초롱이 분장을 한 모습을 본 뒤 ‘이 정도면 사람이 아니네?’라고 생각했다”라며 “이걸 생각해 낸 사람도, 소화해내는 사람도 대박”이라고 웃었다.
실상 전석호는 어떤 역할이든 전석호화하는 매력의 소유자기도 하다. 그의 이름을 대중에게 널리 알린 tvN ‘미생’(2014)에서 여성 부하 직원을 깔보는 마초적 성격의 하대리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2019)의 비열하지만 엉성한 동래부사 조범팔, 그리고 ‘범죄도시3’의 김양호에 이르기까지 어딘가 2% 부족하지만 슬며시 미소짓게 만드는 인물들이 전석호를 통해 완성됐다.
전석호는 “‘킹덤’을 집필한 김은희 작가님이 제 연기를 본 뒤 ‘원래 조범팔이 저런 느낌이 아닌데’라고 하셨다”라며 “아마 나답게 연기한 게 화면에 반영된 것 같다”라고 웃었다.
“저는 그냥 살아남으려고 노력했을 뿐인데 다들 ‘의외’라는 반응이었어요. ‘미생’ 때는 제가 욕을 먹는 걸 몰랐고, ‘킹덤’ 때는 ‘인생은 조범팔처럼’이라는 표현에 화들짝 놀랐죠. ‘범죄도시3’에서는 제가 웃기다는 반응에 얼떨떨하면서도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하하.”
‘범죄도시2’에 이어 ‘범죄도시3’도 1000만 관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전석호는 ‘범죄도시’ 시리즈의 비결로 “어찌보면 무거운 주제를 대중이 즐길 수 있는 코드로 만들어 통쾌한 웃음을 안긴 게 주효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내 또래 40대 남자들은 영화관을 거의 안 가는데 ‘범죄도시3’만은 보러가더라. 마동석이라는 브랜드, 그리고 다년간 쌓아온 ‘범죄도시’의 진심을 관객들이 알아챈 것”이라고 말했다.
‘범죄도시3’가 1000만 관객을 동원하면 전석호 역시 ‘1000만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게 된다. 전석호는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숫자라 실감이 안 난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저는 동물로 치면 톰슨가젤 같은 초식동물 스타일인데 남자 영화인 ‘범죄도시’에서 제가 경험해보지 못한 숫자를 보게 되네요. 이 작품은 정말 저한테 선물같은 영화입니다. ‘미생’도 ‘킹덤’도 모두 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지만 영화로 첫 선물을 안겨준 사랑스러운 작품이니까요. 게다가 좋은 동료, 사람을 얻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네요.”
mulg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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