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인천공항 ‘주차전쟁’ 우려
버스요금 비싸고, 코로나로 자가용 급증
올 여름 인천공항에 ‘주차전쟁’이 우려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오는 7~8월 항공 성수기 주차난 해소를 위해 제1활주로 남측 하늘공원 인근 유휴부지에 옥외주차장을 조성하려 했으나 서울지방항공청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28일 밝혔다. 해당 옥외주차장은 차량 4000대를 주차할 수 있는 규모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주차 수요가 계속 늘어 추가 주차장을 만들려고 했지만 서울지방항공청이 주차장에 설치할 조명이 ‘유사등화’로 항공 안전에 위협을 줄 수 있어 보류시켰다”고 말했다.
유사등화는 조종사가 항공등화로 오인할 수 있거나 항공등화 인식을 방해하는 빛을 말한다.
인천공항을 관리·감독하는 국토교통부 산하 서울지방항공청은 올해 초 유사등화로 곤욕을 치렀다. 감사원 감사에서 인천공항 제3·4활주로 남단과 국제업무지역(IBC-I)에 위치한 오렌지듄스영종골프장이 야간 영업을 위해 설치한 조명이 유사등화에 해당하는데도 준공 허가를 해줬다며 간부 3명이 징계를 받았다.
서울지방항공청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가 옥외주차장을 설치하려는 곳은 제1·2 활주로 남단으로 오렌지듄스영종골프장과 위치도 비슷하고 유사등화에 해당될 우려가 높다”며 “아직 유사등화에 대한 기준이 없어 향후 기준이 나오면 거기에 맞춰 설치할 것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결국 인천공항공사는 공항청사 1층 잔디광장에 2000면 규모의 주차장을 2026년까지 조성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인천공항에는 제1·2여객터미널과 교통센터에 주차장 2만5118면이 있다. 올 여름 항공 성수기에는 임시주차장 4492면을 조성할 예정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제2터미널 주차난은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제1터미널 혼잡 해소를 위해 진에어가 7월부터 제2터미널로 이전하는데, 이곳 장기주차장은 3000면에 불과하다. 최근 인천공항을 운행하는 리무진버스 요금 부담과 코로나 19 영향 등으로 자가용 이용률이 늘면서 인천공항의 성수기 주차전쟁이 불가피하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인천공항 수송 분담률은 버스 48.1%, 승용차 36.9%, 공항철도 11.5%, 택시 3.5% 이다. 그러나 현재 버스는 36%로 줄어든 반면 승용차는 39.8%로 늘었다. 공항철도와 택시도 각각 13%, 11.2%로 증가했다.
주차난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올 상반기 인천공항 주차장은 10일 동안 포화상태를 넘어섰다. 설날과 5·6월 황금연휴 당시 주차율은 110% 이상이었다.
인천공항공사는 대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추가 주차장 확보가 안된 데다 올 여름 일일 이용객이 18만~19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주차율 110% 미만 땐 장기주차장 내 갓길에 주차를 유도하고 110% 이상 땐 공항청사 앞 공연장과 헬기장에도 임시 주차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자가용 이용률이 늘자 하루 9000원인 인천공항 장기주차장과 하루 2만4000원인 단기주차장 요금을 연내 인상할 예정이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올 여름 임시주차장 등을 확보해도 인천공항은 주차난이 심각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되도록 대중교통을 이용해주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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