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착한 의리’를 기다린다…’나쁜 의리’는 더 이상 안 돼, 148km ‘그림의 떡’[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착한 의리, 나쁜 의리로 표현하겠다.”
KBS N 스포츠 장성호 해설위원은 27일 광주 KIA-키움전을 중계하면서 위와 같이 얘기했다. 권성욱 캐스터는 ‘극과 극’이라고 좀 더 쉽게 표현했다. 이의리는 27일 광주 키움전 직전까지 피안타율 0.193으로 장외 1위였다. 피홈런도 1개도 맞지 않았다.
반면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집계상 9이닝당 볼넷이 7.67이다. 2022시즌에도 이 정도(4.33)는 아니었다. 안타도 적게 맞고 홈런도 안 맞았는데 볼넷 때문에 경기당 5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볼넷만 아니면 KBO리그 최고투수나 다름없는데, 공짜 출루에 계속 발목이 잡힌다.
27일 키움전도 마찬가지였다. 4⅔이닝 2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6사사구 6실점했다. 어김없이 ‘이의리 만루 챌린지’가 벌어졌다. 문제는 근래 들어 이의리 챌린지에 삼진으로 위기를 벗어나는 모습보다 실점 비율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이날 김혜성을 상대로 시즌 첫 피홈런을 기록했다. 홈런 자체는 맞을 수 있는데 역시 볼넷이 나온 뒤에 나와 뼈 아팠다.
실제 이의리는 4월 평균자책점 2.63, 5월 평균자책점 3.18이었으나 6월 평균자책점은 6.46까지 치솟았다. 그동안 이의리 챌린지가 이슈가 있어도 위안을 상을 수 있었던 건, 그래도 점수를 많이 내주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어쨌든 투수의 최대 목적은 최소실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6월 들어 이의리는 볼넷으로 위기를 맞이한 뒤 얻어맞고 무너지는 모습이 조금씩 늘어난다. 16일 광주 NC전(3⅔이닝 6볼넷 7실점)이 그랬다. 22일 대전 한화전은 1실점으로 막았으나 4.1이닝 4볼넷으로 역시 고전한 경기였다. 투구수가 많았다.
숀 앤더슨이 물집 이슈로 등판을 29일로 미루면서, 나흘 쉬고 닷새만에 나온 경기이긴 했다. 그렇다고 해도 이의리는 다시 한번 최근의 난맥상을 반복하고 말았다. 이 문제를 간과하긴 어렵다. 6월 들어 선발진에 조금씩 균열이 생기면서 불펜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선발투수가 되도록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하는데, 아프지 않은 이의리가 이닝이팅에 앞장서지 못하는 건 KIA로선 뼈 아픈 일이다. 사실 야수들도 이의리가 투구수 관리가 어려울수록 수비의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의리가 이 문제를 단기간에 고치긴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KIA가 당장 이의리를 2군으로 보내 시간을 주는 것도 여의치 않다. 이미 아도니스 메디나가 사실상 퇴단 절차에 돌입했다. 앤더슨도 물집 이슈가 있어서 선발진 운영이 빡빡하다.
단, 시즌 후에는 대대적인 점검이 가능하다. 현재 KIA는 이의리에게 ‘멘탈 코칭’을 집중적으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의리 본인도 답답할 것이고, KIA도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사실 좌완이 148km를 뿌리는 게 너무 큰 선물인데, KIA는 그 선물에 기뻐할 여력이 없다.
[이의리.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