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국제대회 졸전에 비상…결국 일제 공인구로 바꿨다

박대로 기자 2023. 6. 2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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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V-리그를 운영하는 한국배구연맹이 공인구를 교체했다.

연맹은 사용구 공식공급업체를 스타에서 미카사로 바꿔 2023 구미·KOVO컵 프로배구대회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국제 대회에서는 일본업체 미카사가 제작하는 공이 공인구로 쓰였지만 V-리그는 스타 공을 고집했다.

V-리그 남자부 2022~2023시즌 우승팀인 대한항공은 지난달 2023 아시아 남자 클럽 배구 선수권 대회에서 일본 산토리 선버즈 등에 참패를 당하며 7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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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배구연맹, 이사회서 공인구 미카사로 교체
남녀 국제 대회 졸전 연속…공인구 교체 결단
[서울=뉴시스]스타 공. 2023.06.28.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프로배구 V-리그를 운영하는 한국배구연맹이 공인구를 교체했다. 국제대회에서 졸전이 거듭되면서 비상이 걸리자 뒤늦게 극약 처방을 한 모양새다.

한국배구연맹은 지난 27일 제19기 제6차 이사회를 열고 국제 경쟁력 강화 방안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이에 따라 연맹은 2023 구미·KOVO컵 프로배구대회에 해외 남녀 클럽팀을 초청하고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된 국제 친선 배구대회를 재추진하기로 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사용구(공인구) 교체였다. 연맹은 사용구 공식공급업체를 스타에서 미카사로 바꿔 2023 구미·KOVO컵 프로배구대회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그간 한국 V-리그는 국산인 스타 공을 써왔다. 국제 대회에서는 일본업체 미카사가 제작하는 공이 공인구로 쓰였지만 V-리그는 스타 공을 고집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코로나19 공백기 이후 재개된 국제 대회에서 남녀 배구팀들은 미카사 공에 적응하지 못하며 연전연패했다.

여자 배구 국가대표팀은 올 시즌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9전 전패를 기록 중이다. V-리그 남자부 2022~2023시즌 우승팀인 대한항공은 지난달 2023 아시아 남자 클럽 배구 선수권 대회에서 일본 산토리 선버즈 등에 참패를 당하며 7위에 그쳤다.

미카사 공을 써야 한다는 배구계 안팎의 목소리가 이어져 왔다.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아시아 남자 클럽 배구 선수권 당시 미카사 공에 관해 "과학적으로 파악된 것은 아니지만 제 경험이나 느낌으로 말하자면 미카사 볼은 스파이크 서브를 때렸을 때는 이점이 적다. 스파이크 서버에게는 독이 되고 리시버들에게는 득이 된다"며 "반면 미카사 공으로 플로터 서브를 하면 흔들림이 더 커져서 서버들에게 도움이 되고 리시버들은 받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수원=뉴시스] 김금보 기자 = 27일 오후 경기 수원시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3주차 여자배구 대한민국 대 불가리아의 경기, 1세트 대한민국 강소휘가 백어택 득점을 하고 있다. 2023.06.27. kgb@newsis.com

여자 대표팀 역시 발리볼네이션스리그에서 미카사 공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은 강팀들과의 경기에서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결정적인 순간이 실점하고 있다.

물론 공인구만의 문제는 아니다. 체력과 신장, 기본기 등에서 한국 배구가 국제 수준에서 뒤처져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여자 대표팀 주전인 강소휘(GS칼텍스)는 지난 27일 불가리아전 패배 이후 강소휘는 세계 수준과 거리가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작년에는 멤버가 많이 교체된 상황에서 처음 VNL 대회를 치러서 전패하고 왔는데 이번에는 작년보다 나아진 것 같지만 세계적인 선수들과 차이가 많이 나 부끄러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강소휘는 체력과 신장에서 세계 수준과 거리가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체력이 조금 떨어지기는 한다"며 "세계적인 선수들과 신장 차가 나니까 다른 나라 선수들은 대충하는 것 같은 데 잘해서 차이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소휘는 V-리그 선수들이 각성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국내 리그에서 안일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선수들이 배구를 좀 더 잘하는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제 경쟁력이 떨어진 한국 배구가 공인구 교체를 발판 삼아 변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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