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에도 무너졌는데 또" 주택 덮친 소나무에 밤잠 설친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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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무너진 줄 알았는데 산이 무너졌네요."
28일 오전 광주 동구 소태동 한 야산 주변 빌라촌.
이날 새벽 쏟아진 폭우를 이기지 못한 소나무 한 그루가 쓰러지며 주택을 덮친 사고에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앞서 이날 오전 2시 40분께 이곳에서는 야산에 심어진 소나무가 주택을 덮쳐 지붕을 뚫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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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덮치면서 산사태 우려…주민 12명 긴급대피
"폭우마다 걱정…관 차원 대처법 마련을" 촉구도
[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하늘이 무너진 줄 알았는데 산이 무너졌네요."
28일 오전 광주 동구 소태동 한 야산 주변 빌라촌. 이날 새벽 쏟아진 폭우를 이기지 못한 소나무 한 그루가 쓰러지며 주택을 덮친 사고에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피해를 입은 주택 지붕에는 날이 밝도록 치워지지 않은 소나무가 기왓장 위에 힘없이 누워 있었다. 쓰러진 충격으로 뜯겨나간 가지 일부가 아래쪽 주택 지붕에서 나뒹구는 등 이날 새벽 사고 여파는 곳곳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물러진 지반 탓에 토사가 쏟아지는 등 2차 피해가 우려되면서 피해 주택 현장 주변에는 출입통제선이 쳐졌다. 거리를 지나는 주민 일부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산쪽을 향해 지어진 주택들을 바라봤다.
피해 주택에 살고있는 정모(54·여)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하늘이 무너진 줄 알았다"고 설명했다. 이른 새벽 쏟아지는 폭우를 뚫고 겨우 귀가했지만 눈앞에 펼쳐진 것은 지붕을 덮친 소나무로 아수라장이 된 집 안이었다.
앞서 이날 오전 2시 40분께 이곳에서는 야산에 심어진 소나무가 주택을 덮쳐 지붕을 뚫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동구와 소방 당국 등은 산사태 우려 상황에 따라 일대 주민 12명을 대피시켰다. 대부분이 친척과 지인의 집으로 피신했으며 이 과정에서 안전사고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피해 주택은 야산을 바로 등지고 있는 가파른 오르막길에 지어졌다. 직접 피해를 입은 곳처럼 산을 등진 채 지어진 주택이 주변에 십 수 개에 달한다. 해당 주택들은 등을 돌리면 바로 야산인 탓에 산사태 위험에 취약하지만 이렇다 할 방재 시설을 갖춘 곳은 드물다.
피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피해 주택에서 10년 째 살아온 정씨는 지난 2020년에도 폭우에 쓰러진 소나무가 안뜰을 덮치는 피해를 내 야산 주인과 관련 보상 협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사고 당시에는 정씨가 집을 비우고 있었던 탓에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폭우마다 사고가 반복될 것이 점차 우려스럽다는 것이 그의 하소연이다. 정씨는 현재 동생의 집에서 머물며 기약없는 귀가를 기다리고 있다.
정씨와 함께 대피한 신모(64·여)씨는 지난 40여년 동안 이곳에 지내면서 산사태 우려에 따른 대피 상황이 처음이라고 토로했다. 정씨의 주택 바로 아래 집에 살고 있던 신씨는 사고 시각 소태동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의 외침 덕에 겨우 대피할 수 있었다. 간단한 옷가지만 챙겨 나온 신씨는 동구문화센터에 마련된 이재민 구호텐트에서 머물고 있다.
주민들은 산사태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광주시와 산하 5개구는 매년 지역 내 산사태 취약 지역을 조사해 공표하고 있지만, 이번 사고가 난 곳 주변은 지난해 9월 공표된 취약 지역 96곳에 포함되지는 않는 곳이다.
정씨는 "3년 전 사고 이후 동구청과 산 주인이 정비사업을 진행했다고 하나 정확히 어느 곳에 진행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당시 우리 집에는 자를 수목이 없다고 통보한 것이 기억난다"며 "주변 전수조사를 통해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대안을 강구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신씨도 "장마가 이제서야 시작됐는데 앞으로 비가 얼마나 더 올지 모른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태어나 처음 겪는 대피 상황을 또다시 겪고 싶지 않다. 수목을 정비하는 등 행동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eeyj257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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