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언론 "한중관계 개선 윤석열 정부 행동에 달려"

환추스바오·글로벌타임스 공동사설
"한중관계 美과 장단 맞춘다는 느낌 줘"
"美에 더 밀접해질수록 독립성 더 상실"

[히로시마=뉴시스] 박진 외교부 장관이 최근 인터뷰에서 한중 간 전략적 소통을 강화할 것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중국 유력 언론은 “한중 관계 개선 여부는 윤석열 정부의 행동에 달렸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지난 5월21일 윤석열 대통령이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장인 그랜드프린스호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뒤따라 걸어가고 있는 모습. 2023.06.28

[서울=뉴시스] 문예성 기자 = 박진 외교부 장관이 최근 인터뷰에서 한중 간 전략적 소통을 강화할 것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중국 유력 언론이 “한중 관계 개선 여부는 윤석열 정부의 행동에 달렸다”고 주장했다.

관영 환추스바오와 그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28일자 공동사설을 통해 “박 장관의 인터뷰 발언은 한중 양국에서 많은 논의를 촉발했고, 중국의 입장에서 한국이 중국과 같은 방향으로 노력하는 것을 환영하지만 많은 중국인은 한국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두 언론은 또 “이런 의심에는 근거가 있다”면서 “한국이 '중국과 적대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시기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중이 종료된 시기와 ‘우연히 일치’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로 블링컨 장관 방중이후 ‘미중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조성됐는데 한중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한국의 입장 표명은 미국과 장단을 맞추려 한다는 느낌을 준다”면서 “다만 이런 우호적인 자세가 얼마나 큰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언론들은 “외교적으로 독립이지 못한 정부는 한중 관계를 곤경에서 끌어내기 어렵다”면서 “관건은 태도가 아니라 한국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와 반도체 칩 등과 연관해 미국에 동조해 중국의 이익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실질적 행동이 초래한 결과는 난풍(관계 개선의 훈풍)이 조금 분다고 해서 해결될 것이 아니다”고 부연했다.

언론들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중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지만, 아직 바닥을 치지 않았다”면서 “제3국과 정서적 요인으로 한중 관계는 불필요한 곤경에 처하게 됐고, 식견이 있는 많은 한국인들은 이를 마음 아프게 생각하고 자국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언론들은 “이유를 불문하고 관계 개선의 의지를 갖는 것이 험한 말을 주고받는 것보다 좋은 일이지만, (관계 개선여부는) 결국 한국의 행동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만문제에 관련해 한국이 다시 ‘아웃사이더’ 위치로 돌아갈지, 미국이 중국을 겨냥한 디커플링(탈동조화)와 공급망 단절 전략을 펼칠 때 한국이 '소통자' 역할을 할지 아니면 ‘공범’ 역할을 할지, 안보 문제와 관련해 한국이 평화를 수호할지 아니면 나토(북대서양조양기구)의 아시아화를 길을 닦을지 등은 윤석열 정부가 진정 한중 관계를 개선하려는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한국은 다른 나라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발전시킬 권리가 있고 미국, 일본과 관계를 발전시키면서 평등호혜적인 외교를 펼치든 굴욕 위교를 펼치든 사실 중국은 별 관심이 없다”면서 “그러나 한국이 미국과의 관계를 발전시키면서 미국의 선례를 따르거나 말과 행동이 다른 미국의 악습을 배운다면 중국인은 한국에 호감을 가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두 언론은 “미국의 ‘우선주의' 원칙과 대국 논리 하에 일본과 한국 등 동맹국들이 미국에 버림받게 되는 딜레마와 악몽은 항상 존재해 왔다”면서 “(한 국가가) 미국과 더 밀접하게 연결될수록 그 독립성은 더 상실될 것이고, 이 악몽은 더 무거워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중은 상당한 공통의 관심사를 공유하고 있고, 한국의 가장 보수적인 정치 단체도 이를 부인하거나 무시할 순 없다”면서 “윤석열 정부는 외교적으로 (미국 측에) 크게 기울고 있지만, 한국 내에서도 상당한 반발이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이성과 실용주의로 돌아가는 것이 결국 윤석열 정부의 유일한 올바른 선택”이라면서 “우리는 이런 변화가 강요되기보다는 자발적으로 일어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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