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대통령 “푸틴, ‘무장반란’ 프리고진 살해하려 했다”

무장 반란을 일으킨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에서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국 내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가 하루 만에 철회한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을 살해하려고 했다는 발언이 나왔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자국 국영 언론에서 푸틴 대통령과 프리고진 사이 중재한 일을 거론하며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을 살해하려고 했지만, '나쁜 평화가 어떤 전쟁보다 낫다'며 성급한 대응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에서 무장 반란의 핵으로 전락한 프리고진은 현재 벨라루스에 있는 상황이다. 앞서 프리고진은 러시아 당국과의 협상 끝에 모스크바행 반란을 멈추고 자신은 벨라루스로 떠나는 선택지를 택한 바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TV 연설을 하고 있다. 최근 발생한 반란 사태와 관련해 이날 푸틴 대통령은 "사태 처음부터 대규모 유혈사태를 피하도록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연합]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 계속 머물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말이 사실이라면, 프리고진은 과거 자신이 활동한 아프리카로 돌아가 잠적할 가능성도 상당하다.

미하일 카시야노프 전 러시아 총리는 BBC에 "프리고진이 처음에는 벨라루스로 가겠지만 다시 아프리카로 가서 정글 같은 곳에 있을 것"이라며 "푸틴은 그를 용서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는 현지의 불안을 틈타 내전이나 정권의 반대 세력 탄압에 개입하는 바그너그룹 병력이 배치돼 있다.

프리고진은 향후 자신의 거취나 활동 방향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는 오디오 메시지를 통해 자기 입장을 밝혔을 뿐 지난 24일 반란 중단 이후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