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22만원·전북 2만원…‘참전 수당’ 최대 10배 차이 ‘왜?’

5월 기준 광역지차체 월별 참전유공자 수당 현황
박민식 장관 “헌신 가치가 지역별로 달라선 안돼”
거주기간·소득요건 내건 기초단체에는 폐지 권고

25일 오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6.25 73주년 행사에 참석한 참전 용사들이 국가보훈부에서 올해부터 지급한 ‘영웅의 제복’을 입고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6·25전쟁과 베트남전쟁에 참전한 유공자들에게 지급되는 광역지방자치단체별 참전 수당이 최대 10배까지 차이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지방자치 사무를 존중하면서도 지역에 따른 유공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줄이기 위해 점진적으로 지역별 수당 격차를 줄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국가보훈부는 2023년 5월 기준 광역지자체의 월별 참전수당 현황을 28일 공개했다. 정부 차원에서 매월 39만원을 지급하는 참전명예수당과 별도로 각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지급하는 추가 수당이다.

보훈부에 따르면 17개 광역단체가 모두 참전수당을 지급하고 있고 지난달 기준 평균 지급액은 9만2000원이다. 평균보다 낮은 금액을 지급하는 곳은 전북(2만원)과 전남·충남(각 3만원), 경기(3만3000원), 강원(6만원), 충북(6만원) 등 6개였다. 제주도가 22만원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지급했고 세종(15만원)과 울산(14만원), 경남(12만원) 순이었다.

2023년 5월 기준 광역자치단체별 참전수당 월 지급액. 국가보훈부

다만 기초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도 여건에 따라 참전 수당을 지급하고 있어 참전 유공자들이 실제로 지자체로부터 받는 금액은 각 광역단체 내에서도 차이가 있다.

광역단체와 참전수당 지급 기준도 상이했다. 광주와 경남·울산·제주는 80세를 기준으로 수당을 차등 지급했다. 경북과 경남은 6·25 참전유공자와 베트남전 참전유공자를 구분해 다른 금액을 지급했다.

지난달 기준 참전수당 수령자 수가 가장 많은 광역단체는 경기로 총 5만2182명이 수령한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3만9480명)과 부산(1만7780명) 등이 뒤를 이었다. 수령자 수가 가장 적은 곳은 세종(963명)이었다. 1인당 수당이 가장 높은 제주의 경우 2870명이 수령한 것으로 파악돼 전국에서 두 번째로 적었다.

정부는 지역별로 상이한 지급 액수와 기준이 “목숨 바쳐 싸운 영웅들의 상대적 박탈감”으로 이어진다고 진단했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지자체 참전수당이 지자체의 자체 예산으로 수행되는 자치사무”라면서도 “결코 나라를 위한 헌신의 가치가 지역별로 달리 평가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연 1회 정기적으로 지자체 참전수당 지급현황을 배포하고, 권역별·광역별로 구분한 가이드라인을 배포해 점진적으로 지역별 격차가 줄어들게 할 것”이라며 “지자체와 적극적으로 협의해나가겠다”고 했다.

박 장관은 참전 수당 지급 요건으로 지나치게 긴 거주 기간이나 소득 수준을 요구하고 있는 일부 기초단체를 향해서는 “이 같은 요건을 폐지해 지역 내 모든 참전유공자를 대상으로 동등하게 참전수당이 지급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울 마포구와 부산 기장군·동구, 인천 강화군·연수구·옹진군, 강원 횡성군 등은 1개월을 초과해서 거주한 유공자에게만 수당을 지급하고 부산 사하구·서구·수영구·영도구는 기초수급자와 차상위계층만을 대상으로 지급하고 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