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철 "가는 중인데…촬영팀 나 버리고 떠나" 단역시절 짠내 일화

배우 김병철이 조·단역시절 촬영 현장에서 서러움을 겪었던 일화를 털어놨다.

지난 27일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짠당포'에서는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닥터 차정숙'의 주연 엄정화, 김병철, 명세빈, 민우혁이 출연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방송에서 김병철은 자신의 짠한 추억이 담긴 물건으로 구형 차키를 가지고 왔다. 그는 "지금은 안 나오는 차다. 이건 아버지 차였다"며 차키에 얽힌 사연을 털어놨다.

김병철은 "아버지 차를 빌려 현장에 다니면서 촬영하던 시절이 있었다. 조·단역 시절이었다. 그날도 직접 혼자 운전해서 드라마 촬영하러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전화가 와서 1시간을 빨리 오라더라"고 갑작스럽게 변경된 촬영 일정을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시내를 가로질러 가야 하는 거라 빨리 가 봐야 10~15분 일찍 도착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를 말하니 한숨을 쉬면서 빨리 오라더라"며 "이후로도 계속 전화가 와서 '어디냐', '왜 안 오냐'고 했다. 그 전화가 계속 와서 압박감에 땀을 삐질거리면서 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재촉 속에 운전한 끝에 목적지에 다다를 즈음, 김병철은 도착 5분 전에 다시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드라마 쪽에서 '우리 안 오길래 못 기다려서 그냥 취소하고 다른 데 갔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갑자기 촬영 시간이 당겨진 상황임에도 촬영팀은 김병철을 기다리지 못하고 다른 신 촬영을 위해 이동했던 것. 이를 들은 엄정화는 깜짝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고, 명세빈은 "너무 한다"며 탄식했다. 홍진경 역시 "늦은 것도 아닌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윤종신이 "누구한테 불평도 못하지 않냐"고 하자 김병철은 "제작진 쪽에 이야기할 수는 없었고, 같이 조연하던 친구가 있어서 사정을 이야기하며 '너무한 거 아니냐'고 했더니 그 친구도 별 말 못했다"고 토로했다.

홍진경이 "그 때 그 일이 사무치셨나보다"라며 서러웠을 마음을 헤아리자 김병철은 "기억에 많이 남아있다"고 털어놨다.

엄정화는 "자기가 늦은 게 아닌데 마음이 힘들지 않나. 잘못한 게 하나도 없는데"라며 안타까워했고, 김병철은 "미안해지고 내가 잘못한 것 같고 그렇다"며 당시 심경을 털어놨다.

윤종신은 "그리고 나서는 무시당한 거 같지 않냐. 주연이면 (촬영팀이) 갔겠냐. 안 갔을 것"이라며 속상해하자 김병철은 "그렇죠"라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엄정화는 "참 서러운 기억"이라고 말했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