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법 "채용비리 무죄 판결 받아도 부정행위 있었다면 해고 정당"

(울산=뉴스1) 김기열 기자 = 채용비리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더라도 채용 과정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다면 해고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울산지법 제12민사부(재판장 강경숙 부장판사)는 A씨와 B씨가 울주군시설관리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해고무효확인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울주군시설관리공단 산하 기관에서 무기계약직으로 근무하던 A씨와 B씨는 2015년 4월 경력경쟁채용에 합격, 공단 산하의 장애인복지관과 울주문화예술회관에서 각각 근무했다.

하지만 2019년 6월 당시 울주군수, 공단 이사장과 본부장, A씨 부친 등 6명이 직원 채용 과정에서 부정행위로 공단 업무를 방해하고, 이와 관련해 금품을 수수했다는 죄목으로 기소됐다.

당시 검찰은 A씨 부친이 평소 친분이 있던 D씨에게 자기 딸인 A씨의 공단 채용을 청탁했고, 공단 이사장은 면접위원으로 참석한 내부 직원에게 지시해 A씨에게 높은 점수를 주도록 했다고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A씨 부친이 공단 이사장에게 1500만원의 뇌물을 건넸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또 공단 본부장도 부하직원에게 아들과 교제중인 B씨를 잘 챙겨보라고 했다가 재판에 넘겨졌다.

이에 공단측은 부정합격자에 대해 채용을 취소할 수 있다는 인사 규정을 들어 A씨와 B씨를 해고했다.

당시 1심 재판부도 부정채용에 관련된 이들 6명에 대해 모두 유죄를 선고했지만 항소심과 대법원 항고심에서는 증거 부족으로 피고인들에 대한 무죄가 확정됐다.

그러자 A씨와 B씨는 "형사 판결을 근거로 부정채용 행위가 없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해고 무효와 함께 위자료와 미지급 임금 등의 명목으로 각각 1억원과 1억4000만원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민사 재판부는 채용 과정에서 청탁과 정규직 채용 기준 완화 등의 부정행위가 있었다며 원고들의 채용을 취소한 것은 정당했다고 판단했다.

강경숙 재판장은 "형사사건에서 무죄 판결이 확정됐다는 사실 만으로 채용 관련 부정행위가 없었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들이 직·간접적으로 채용을 부탁하고, 영향을 미치도록 시도한 사람이 원고들과 밀접한 관계에 있었던 만큼 부정합격자에 해당한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kky06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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