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정기 학술지 ‘미술자료’ 제103호 발간

국립중앙박물관이 1960년 8월 창간한 국내 최초의 미술사 전문 학술지 『미술자료』 제103호가 발간됐습니다.

이번 호에는 논문 2편과 자료 1편을 실었습니다.

먼저 민길홍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논문 「명신(名臣)에서 근신(近臣)으로 - 1794년에 다시 모사된 허목(許穆) 초상」에서 1676년에 제작된 <허목 82세 초상>이 1794년에 재생산되는 과정을 살펴보며 그 중층적 의미를 조명했습니다.

필자는 1794년 정조의 명으로 은거당에 봉안된 허목 초상 원본이 이명기에 의해 모사됐고, 국립중앙박물관 소장본, 첩장본으로 다시 모사된 본, 미천서원 봉안본, 미강서원 봉안본, 종손가에 소장된 반신상 등 5점이 당시에 모사된 것으로 봤습니다.

그러면서 허목 초상의 모사가 전통적인 초상화 모사 맥락을 넘어, 정조가 근신을 관리하고 채제공 등 남인이 세력을 결집했던 정치적 의미가 있었음을 밝혔습니다.

두 번째 논문 「식민지 시기 정선 회화의 담론 형성과 수집」에서 이경화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겸재 정선이 진경산수화를 창안하고 한국문화의 독자성과 정체성을 대변하는 화가로 인정받고 있음에 주목해 정선에 대한 인식의 형성과 정선 회화의 수집 과정을 살폈습니다.

필자는 20세기 전반에 정선에 대한 근대적 서술과 담론이 형성됐음을 조명하고, 이왕가박물관과 조선총독부박물관, 박영철, 전형필, 와다 타츠(和田タツ) 등이 정선 회화를 수집한 양상을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선의 진경산수화에 의미를 부여하고 민족의 문화적 역량을 확인하고자 했던 미술사적 서술과 수집 양상이 일제강점기라는 특수한 역사적 상황에 기인한 것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자료는 서유리, 허문행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가 공동 집필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분청사기 묘지(墓誌)」 로, 이건희 기증 유물 가운데 <분청사기 '정통 십삼년(正統十三年)'명 묘지일괄> 등 15세기 중반에 제작된 분청사기 묘지 4건의 특징과 내용, 묘지 간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소개했습니다.

『미술자료』는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 KOREA CITATION INDEX) 등재 학술지로서, 해마다 3월과 9월에 원고를 모집해 6월, 12월 두 차례 발간됩니다. ‘미술자료’의 모든 논문과 목차는 국립중앙박물관 누리집에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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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 기자 (stone21@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