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주 2주째 40도 폭염 전력난..남부 전역으로 확산

차미례 기자 2023. 6. 2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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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찌는 듯한 열돔 현상..정전 사태 방지 안감힘
텍사스-미시시피- 플로리다주 잇는 남부 폭염 계속
[텍사스=AP/뉴시스] 전 세계에서 '불볕더위'에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미 텍사스주는 2주째 40도 안팎의 폭염이 계속 중이다. 사진은 폭염으로 전력 비상이 걸린 텍사스의 밤풍경. 2023.06. 28.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미 텍사스주가 지난 주에 이어 2주일째 기온이 38도에서 44도가 넘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전력공급망의 부담이 한도를 넘는 위기가 다시 미국 남부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AP통신, CNN, 뉴욕타임스 등 주요 언론들은 현재 미국인구 5500만 명 이상이 폭염으로 비상사태에 놓여있으며 27일 현재 폭염 주의보나 경보 사태를 연이어 맞고 있다고 국립 기상청 경보와 글로벌 인구데이터 전문의 '랜드스캔' 통계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 연방 해양대기청 기후보호센터도 27일 폭염경보를 발령하고 " 멕시코만 일대와 인접한 남부 내륙지방은 현재의 엄청난 폭염의 고온과 습도가 7월 4일 독립기념일까지도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CNN은 미국 남부의 텍사스, 미시시피 밸리, 플로리다주 일부 지역은 매일 오후마다 33도에서 40도에 가까운 고온이 지속되고 있으며 플로리다주 일부는 다음 주엔 43도가 넘을 것이라고 기상청 예보를 인용해 보도했다.

기상청은 27일 텍사스주의 더위가 올해의 최고 기온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보하고 이번 폭염은 뜨거운 대기층이 한 장소에 며칠, 또는 몇 주일씩 머물며 정체현상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라고 발표했다.

텍사스주의 폭염이 계속되면서 댈러스 시내 한 카페에서 아이스 커피를 마시고 있던 주민 션 휘테커(52)는 AP기자에게 "냉장고만 제외하고 온 집안의 전기 스위치를 다 꺼놓고 이렇게 나와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정전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주민들 스스로 전기를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 것 밖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텍사스주의 무자비한 폭염이 2주째로 접어 들면서 공공 당국은 거의 3000만명에 달하는 텍사스 주민들에게 바깥 활동을 제한하고 물을 많이 마시며 실내에 머물어 있도록 권고했다. 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전력 사용량 때문에 전력망이 파괴되지 않도록 되도록 절전에 나서 달라고 권했다.

벌써 3명의 사망자를 낸 이례적 초여름 폭염으로 텍사스주민들은 2년전 한 겨울의 정전사태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전력 소비를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텍사스주의 이런 상황은 기후변화로 인해 악화되고 있는 미국 전역의 극한적인 고온과 폭염 사태를 미리 보여주는 한 예고라고 할 수 있다.

텍사스주의 전력 공급망은 27일 '기상 주의' 등급을 한 단계 올렸다. 주민들에게 절전을 요구하지는 않았지만 곧 그럴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일부 에너지 전문가들은 텍사스주의 전력관리가 이번 여름엔 지난 겨울철 정전 만큼의 위험도는 아니지만 상당히 위기에 처할 것으로 보고 있다.

텍사스 일부 지역은 기온이 43도를 넘어서자 각 가정의 에어컨 작동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으며 현지 당국은 주민들에게 전력 사용량을 염두에 두고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텍사스주의 5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하는 오스틴 에너지사의 스튜어트 라일리 임시 대표는 " 제발, 제발, 에너지 절약을 위해 모든 힘을 다 해 달라"고 말했다.

텍사스주의 열돔 현상은 고온의 공기 덩어리가 고압의 대기층 아래에 갇혀 열기를 돔 뚜껑처럼 가두게 되는 현상이다. 이 것은 독립기념일 7월4일 이전엔 해소될 가망이 없다고 기상예보관들은 말한다.

[휴스턴=AP/뉴시스] 27일(현지시각) 미 텍사스주 휴스턴의 송전탑 뒤로 아침이 밝아오고 있다. 기상학자들은 열돔으로 인한 타는 듯한 더위가 텍사스 전력망에 부담을 주고 있으며 전력 사용량이 최고치를 기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3.06.28.

주 기상담당관 존 닐슨-개몬은 멕시코만 일대의 평년보다 높은 기온과 고기압으로 머리 위에선 태양열이 작열하고 대기는 습기에 가득 찬 채 평소보다 오래 정체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폭스뉴스에 따르면 25일 폭염 속에서 플로리다주를 출발한 한 남성과 14세 의붓아들이 텍사스 빅벤드 국립공원에서 기온이 화씨 119도(섭씨 48도)까지 오른 극도로 더운 날씨에 자전거 하이킹을 하다 사망했다.

오스틴 시에서는 지난 2주일 동안에만 100건이 넘는 열질환 관련 구급 요청을 받고 구급대가 출동했다. 이는 4월 이후 열질환 관련 신고 전체의 절반이 넘는 숫자라고 구급대 본부는 밝혔다.

텍사스의 전력망은 미국의 다른 지역과 달리 타주와 연결되지 않은 독자적인 구조여서 전력 공급이 끊기거나 부족할 때 다른 곳에서 끌어올 수도 없게 되어 있다. 5월에도 행정 당국은 가장 더운 시기에는 전력 수요가 공급을 훨씬 넘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미리 경고했다.

캘리포니아주도 태양광 발전량이 줄어드는 초저녁 등 전력 수요가 많은 시간대에는 최근 몇 년 동안 전력 부족으로 곤란을 겪어왔다. 텍사스주는 2021년과 올 해 초 겨울철 정전사태를 겪은 뒤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사업을 추진해왔지만 극 보수층의 반대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공화당인 그렉 애벗 주지사는 전력 효율을 증대시키는 민주당의원의 입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차라리 재산세를 깎아주는 게 더 시급하다고 말해 전력난을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텍사스주의 야간 기온도 비정상적으로 높아서 앞으로 한 동안은 야간 기온의 최고 기록이 180회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국립기상청은 밝혔다.

이처럼 폭염의 정도가 해마다 극심해지고, 기간이 더 길어지고, 더 자주 발생하는 것은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 온도의 상승 때문이라는 데에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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