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만 믿었는데”…푸틴의 친구들, 러시아 혼란에 ‘좌불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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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무장반란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치적 리더십에 대한 의문이 커지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을 공식 혹은 비공식적으로 지지해 온 우방국들이 대러시아 정책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복수의 외신들은 최근 노골적인 친러 행보를 보여온 중국을 비롯해 사실상 푸틴 정권과 공생해 온 중앙아시아 그리고 중동 지역 국가들에서 향후 러시아와의 관계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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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무장반란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치적 리더십에 대한 의문이 커지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을 공식 혹은 비공식적으로 지지해 온 우방국들이 대러시아 정책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추락한 권위가 향후 자국 지정학적 리스크나 정권 유지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간) 복수의 외신들은 최근 노골적인 친러 행보를 보여온 중국을 비롯해 사실상 푸틴 정권과 공생해 온 중앙아시아 그리고 중동 지역 국가들에서 향후 러시아와의 관계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나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에도 러시아와 외교·경제적 밀착을 과시해 온 중국에서는 무장 반란 이후 대러 관계의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날 로이터는 바그너그룹의 무장반란 소식이 알려진 지난 24일 중국 남부 기업들이 서둘러 러시아로 향하는 상품 선적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양국 경제 협력의 최전선에 있는 수출업자들 사이에서 러시아 의존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싱가포르의 안보 분석가 알렉산더 닐은 이에 대해 “무장 반란이 ‘제한 없는(no-limit)’ 중러 관계에 파리를 집어넣은 셈”이라고 표현했다.
중국 당국에게도 푸틴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 약화는 악재다. 러시아와의 강력한 우호관계는 미국 등 서방 제재에 맞서기 위한 지정학적 전략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커트 캠벨 미 인도태평양 담당 국가안보조정관은 지난 지난 27일 한 토론회에서 “러시아 사태가 중국 지도부를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일부 중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 정부가 친러 행보를 중단하고, 푸틴 정권과 서둘러 거리두기에 나서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패배, 푸틴의 축출 등 추가 악재를 선제적으로 방어해야한다는 주장이다.
양쥔 중국정법대학 교수는 중국어로 발간되는 싱가포르 일간신문 롄허조보 기고문에서 “러시아에 의해 수렁에 빠지지 않으려면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직접 지원해야한다”면서 “중국은 대러 입장을 더욱 조정하고, 단호하게 역사의 승리자들 편에 서야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의 영향력에 기대 권위주의 정부를 유지해 온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도 관계 재고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치매체 포린폴리시는 바그너 반란을 바라보는 중앙아시아 국가를 약점이 노출된 보스를 목격한 갱단에 비유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미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러시아의 군사적 힘에 대한 재평가에 나선 상황”이라면서 “이들은 푸틴과 자신들의 관계가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자문하고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중동의 셈법도 복잡하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다수의 걸프국가들의 입장에서 러시아는 중동 내 미국의 안보공백을 메울 대안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2015년 시리아 내전 개입 이후 중동 지역의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또한 중동 산유국들은 지난해부터 전세계적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 손잡고 잇따라 감산을 발표해 ‘친러 행보’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왔다.
인도의 향후 대러 행보도 주목된다. 인도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공식적으로 외교적 중립을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산 원유를 싼값에 사들이며 러시아와의 경제적 우호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블룸버그는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권력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어느때보다 자금이 시급한 상황”이라면서 “문제는 인도에게 원유를 계속 판매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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