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푸틴 “바그너·프리고진에 1년간 2조5천억원 지출…용처 조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TV 연설을 하고 있다. 최근 발생한 반란 사태와 관련해 이날 푸틴 대통령은 "사태 처음부터 대규모 유혈사태를 피하도록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무장 반란을 일으킨 바그너그룹과 이들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에게 지난 1년간 2조5000억원 넘는 예산을 썼다고 밝혔다.

이어 용처에 대한 조사를 벌인다고 덧붙였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반란 진압에 함께 한 군인들과의 자리에서 "나는 전체 바그너 그룹의 재정이 완전히 국가에 의해 보장됐음을 여러분들이 알기를 바란다"며 "우리는 국가 예산과 국방부를 통해 이 그룹의 자금을 전액 지원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5월부터 1년간 바그너 그룹 인건비로 860억 루블(약 1조3150억원) 이상을 내줬다고 했다.

아울러 프리고진이 국방부와 조달 계약으로 이에 못지 않은 수익도 올렸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국가가 사실상 바그너 그룹의 유지를 맡았는데, 콩코드 기업 소유주(프리고진)는 군에 음식을 공급하고 케이터링 서비스를 제공함으로 연간 800억 루블(약 1조2230억원)을 벌었다"고 했다.

그는 "당국이 바그너 그룹과 수장에 지급된 돈이 어떻게 쓰였는지를 조사할 것"이라고 했다.

무장 반란을 일으킨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에서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프리고진은 "푸틴 대통령이 반역과 관련해서 깊이 착각하고 있다"며 "우리는 모두 반역자가 아니라 애국자"라고 주장했다. 바그너 기업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반란 하루 만에 병력 이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연합]

프리고진은 전용기를 타고 러시아를 떠나 벨라루스에 착륙한 상태다.

해당 비행기에 프리고진이 탔는지 한동안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후 루카셴코 대통령이 자국 벨타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가 오늘 벨라루스에 있다"고 확인했다.

앞서 크렘린궁은 반란 중단 이후 프리고진이 벨라루스로 떠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반역'으로 놓고 프리고진에 대한 저격성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어서 프리고진이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따라 프리고진이 과거 자신이 활동한 아프리카로 돌아가 잠적할 것이라는 예상도 유력히 나오는 중이다.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