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상위 클래스 수비" 하주석까지 돌아오면…한화 5강 싸움도 꿈 아니다
[OSEN=대전, 이상학 기자] 한화는 지난 27일 대전 KT전을 4-1로 승리하면서 1005일 만에 5연승에 성공했다. 최원호 감독은 “언제 그렇게 했는지 기억도 안 난다”고 말했는데 감독대행 시절이었던 지난 2020년 9월25일 대전 롯데전에서 5연승을 한 바 있다.
당시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이 유격수 하주석(29)이었다. 5-5 동점으로 맞선 연장 10회 2루 내야 안타로 끝내기 점수를 만들어냈다. 느린 땅볼 타구에 1루로 전력 질주했는데 이 과정에서 왼쪽 햄스트링이 파열돼 그대로 시즌 아웃됐다.
2021~2022년 풀타임 주전 유격수로 뛴 하주석은 올해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11월 대전 마무리캠프 기간 음주운전에 적발되며 KBO로부터 7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한화가 27일까지 시즌 69경기를 소화하면서 하주석의 징계 해제도 1경기 남았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지난달 중순 1군 감독으로 승격된 뒤 서산 잔류군에 있던 하주석과 면담을 갖고 “준비 잘하라”고 말했다. 큰 잘못을 저지르긴 했지만 징계가 끝나면 1군에 필요한 전력이었고, 동기 부여를 위해 당부를 잊지 않았다.
하주석은 징계 기간 잔류군에 속했지만 대학팀이나 독립팀과 연습경기에 출장하지 않았다. KBO 출장정지는 1~2군 공식 경기만 해당한다. 비공식 연습경기를 뛰는 것은 규정에 위배되지 않지만 진심 어린 자숙을 위해 출장하지 않았다. 개인 훈련으로 몸을 만들면서 외부 봉사 활동으로 시간을 보냈다.
이제는 징계 해제가 눈앞에 왔고, 1군 전력화가 되기 위한 준비 과정을 거친다. 징계가 풀리는 29일부터 2군 퓨처스리그에서 실전 감각 조율에 나설 전망이더. 최원호 감독은 “8개월 동안 경기를 안 뛰었다. 경기부터 뛰면서 (컨디션이) 어떤지 들어봐야 할 것 같다”며 “1군에 올라올 준비가 됐으면 구단과도 얘기를 해봐야 한다”면서 현장에서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징계를 소화하며 벌을 받은 만큼 1군 복귀의 길을 막을 이유는 없다. 전력상으로도 한화는 하주석이 필요하다. 한화는 올 시즌 유격수 자리에서 베테랑 오선진이 알토란 같은 활약을 했고, 그가 부상으로 빠진 뒤에는 이도윤이 안정된 수비력으로 공백을 잘 메웠다. 하지만 하주석이라는 전력이 들어오면 전체적인 뎁스 강화와 함께 투타에서 상당한 전력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원호 감독은 “하주석의 유격수 수비 능력은 리그 상급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우리 팀 내에서 당연히 1위이고, KBO리그 전체로 봐도 상위 클래스”라고 인정했다. 한화는 올 시즌 유격수 실책이 14개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다. 강한 어깨, 유연한 풋워크로 넓은 범위를 커버하는 하주석이 들어오면 내야 수비 안정화가 기대된다.
타격도 나쁘지 않다. 통산 786경기 타율 2할6푼6리(2720타수 723안타) 48홈런 326타점 80도루 OPS .692를 기록했다. 174볼넷 717삼진으로 선구안은 아쉽지만 두 자릿수 홈런 3시즌으로 일발 장타력을 갖췄다. 그동안 팀 타선이 약하다 보니 중심 타선에서 약점이 두드러졌지만 6번 이후 하위 타선에 들어가면 평균 이상 생산력을 기대할 수 있다.
한화는 현재 1~5번 이진영, 김인환, 노시환, 닉 윌리엄스, 채은성 순으로 타순의 틀이 어느 정도 완성됐다. 이제 막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윌리엄스의 적응력이 관건이지만 지금 구도로 간다면 하주석은 6번 이후 타순에서 부담 없이 칠 수 있다.
한화는 최근 5연승 포함 5월 이후 22승20패3무(승률 .524)로 같은 기간 리그 전체 4위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외인 원투펀치 펠릭스 페냐와 리카드로 산체스를 중심으로 투수진이 안정됐고, 타격 사이클도 바닥을 치고 올라왔다. 어느새 시즌 전체 성적도 28승37패4무(.431) 9위로 10위 삼성과 격차를 3경기로 벌렸다. 5위 두산과는 4경기 차이로 포스트시즌 경쟁권도 보인다. 하주석이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와 팀에 녹아들면 한화의 5강 싸움도 더는 꿈이 아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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