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은 ‘세계적 유행’… 부스터샷은 ‘추가 접종’[쉬운 우리말 생활]

박세희 기자 2023. 6. 28.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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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가 최초로 발견되고 해외에서 감염된 환자들이 우리나라로 막 유입되기 시작할 때 우리는 외국의 뉴스 보도에 큰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와 이후 환자들이 겪는 '브레인 포그'는 마치 뇌에 안개가 낀 듯 머리가 멍한 상태를 이르는데 '뇌 흐림'이라는 우리말로 표현하면 더 이해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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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쉬운 우리말 생활 - 4. 보건 의료 분야 (上)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최초로 발견되고 해외에서 감염된 환자들이 우리나라로 막 유입되기 시작할 때 우리는 외국의 뉴스 보도에 큰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감염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해외 사례를 보며 우리 역시 그에 대비해야 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도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먼저 시작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한 용어들이 대부분 외국어, 외래어인 이유다.

지난달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에 대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해제하고 코로나19를 계절성 독감 수준으로 관리할 것을 세계 각국에 권고했다. 우리나라도 지난 1일을 기해 코로나19 위기 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하고 확진자 격리 의무와 병원·약국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은 일단 끝난 모양새다. 하지만 관련한 언어들은 오랫동안 회자될 것이고, 코로나19 용어들은 혹시 모를 또 다른 공중보건 비상사태 때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무분별한 외국어와 외래어 대신 쉬운 우리말 사용이 권장된다. 우리말로 바꿔 부르면 훨씬 이해가 쉬워진다.

우선, ‘팬데믹’이라는 말부터 ‘세계적 유행’과 같이 쉬운 우리말로 바꿔 쓸 수 있다. 대유행의 종식과 함께 쓰이는 말인 ‘엔데믹’은 감염병이 토착화됐다는 뜻으로, ‘(감염병의) 주기적 유행’ ‘(감염병의) 토착유행’ ‘(감염병의) 일상적 유행’ 등으로 바꿔쓰는 게 더 이해가 쉽다. ‘멀티데믹’은 ‘감염병 복합 유행’, ‘트윈데믹’은 ‘감염병 동시 유행’으로 쓰는 것이 권장된다.

‘코로나19’가 동반하는 증상을 비롯한 여러 관련 어휘들도 유난히 외래어, 외국어가 많다. 외신 보도에 적힌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거나 이를 우리 식대로 번역해 부르면서 생긴 일이다. ‘롱코비드’ ‘부스터샷’ ‘브레인 포그’ 등이 대표적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돼 격리됐다가 해제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기침을 하는 등 후유증을 장기간 겪는 것을 이르는 ‘롱코비드’는 말 그대로 ‘코로나 감염 후유증’이라는 말로 대체가 가능하다. ‘부스터샷’은 ‘추가 접종’으로 바꿔 부르는 것이 권장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와 이후 환자들이 겪는 ‘브레인 포그’는 마치 뇌에 안개가 낀 듯 머리가 멍한 상태를 이르는데 ‘뇌 흐림’이라는 우리말로 표현하면 더 이해가 쉽다. ‘제로 코로나’는 ‘고강도 방역’,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 우울’, ‘N차(엔차) 감염’은 ‘연쇄 감염’ 또는 ‘연속 감염’ 등으로 바꿀 수 있다.

문화일보 · 국어문화원연합회 공동기획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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