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불가 K-히어로, 마동석의 성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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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 시리즈 주연배우이자 제작자 마동석이 말하는 성공 비하인드 스토리
이로써 <범죄도시> 시리즈의 주연배우이자 제작자인 마동석은 ‘마석도’라는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키며 마블의 뉴 히어로부터 대체 불가 K-히어로까지 전무후무한 존재감의 배우로 다시금 화제가 되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 범죄 액션 프랜차이즈 <범죄도시3>는 대체 불가 괴물 형사 ‘마석도’(마동석 분)가 서울 광수대로 이동 후, 신종 마약 범죄 사건의 배후인 ‘주성철’(이준혁 분)과 마약 사건에 연루된 또 다른 빌런 ‘리키’(아오키 무네타카 분)를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영화다.
알려진 바와 같이 <범죄도시>(2017)는 괴물 형사 마석도와 금천서 강력반 형사들의 가리봉동 범죄 조직 소탕 작전을 그리며 역대 청불 영화 흥행 톱 3에 등극해 범죄 영화의 흥행 역사를 새로 쓴 바 있다. 특히 마석도 특유의 거침없는 원펀치 액션과 한국 영화 사상 가장 인상 깊은 악역 ‘장첸’의 탄생을 비롯해 수많은 유행어와 패러디까지 양산하며 <범죄도시>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어 <범죄도시2>(2022)는 전편의 4년 후를 배경으로 마석도의 활동 영역을 해외로 넓혀 화끈하고 압도적인 스케일의 범죄 소탕 작전을 선보였다. 팬데믹 기간 최고 흥행 신기록을 세우며, MCU(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라는 하나의 장르를 만들었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일찍이 3, 4편 제작을 확정하며 대한민국 대표 범죄 액션 프랜차이즈 영화의 시작을 알렸다. 이미 8편까지 구상을 마친 상태로 이 중 4편은 3편과 동시 촬영해 이미 마무리됐고, 내년 개봉 예정이다. 5, 6편은 시나리오 작업 중에 있다.
주연배우이자 제작자인 마동석을 직접 만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었다.
“내 인생이 담겨있다”
이른바 ‘프랜차이즈’를 할 때는 일일이 다 신경 쓰다 보면 일이 진행이 안 된다. 만들어지는 대로 나오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이미 4편까지 촬영을 마친 상태다. 5, 6편 시나리오는 작업 중에 있다. 사실 2편이 너무 잘돼 충격을 받았다. 이번에는 스코어에 대한 부담보다는 이 작품 하나를 놓고 잘 만들고자 노력했다.
3, 4편을 동시에 촬영했다고 들었는데, 무리가 있진 않았나?
영화 톤이 완전히 다르다. 영화를 만들면서 <범죄도시>가 <범죄도시>를 따라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석도도 2편의 마석도를 따라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전편들에 등장한 형사들의 캐릭터가 너무 좋았다고 해서 후편에도 그것을 고수하는 것을 지양했다. 그렇다고 기존의 것을 무조건 피하려는 강박도 좋지 않다는 생각에 적절하게 믹스하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
시리즈마다 화제가 됐던 빌런에 대한 변주도 듣고 싶다.
‘빌런들의 외전’도 생각하고 있다. 현재 8편까지 스토리가 세팅돼 있다. 여자 빌런이 등장할 수도 있고, 여러 명이 나올 수도 있다. 다양한 방면에서 영리하게 구상 중이다. 4편엔 배우 김무열이 빌런으로 등장한다.
시즌 3의 빌런은 이준혁 배우다. 의외의 인물인데 섭외 과정이 궁금하다.
영화 <신과 함께>에서 작품을 함께한 적이 있다. 연기에 대한 열정은 물론이고 성품도 훌륭하다. 현장에서 즐겁게 일하고 싶은데, 이준혁이 딱 그렇다. 제작진과 많은 고민과 회의 끝에 이준혁을 섭외했다. 감사하게도 흔쾌히 응해주었고, 결과물도 마음에 든다. 체중을 20kg이나 늘리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 꼭 한 번은 사람들이 준혁이의 얼굴을 보고 ‘이준혁 맞아?’라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로 바꿔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이번엔 투톱 빌런이 등장한다. 이준혁과 함께 일본 배우 아오키 무네타카다.
일본 영화 <바람의 검심>을 인상 깊게 봤다. 연기를 굉장히 열정적으로 하는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쑥스러운 마음이 들어 온라인 회의는 감독님에게 부탁하고 나는 다음에 대면으로 만나 얘기를 나눴다. 지금은 나를 “동석이 형!” 하고 부를 정도로 귀엽고도 사랑스러운 동생이다. 기회가 있다면 또 같이 작업하고 싶다.
1편의 윤계상, 2편의 손석구를 비롯해 3편까지 빌런들의 외모가 다 준수하다. 의도한 바인가?
활발하게 액션을 할 수 있는 나이대의 배우를 섭외하다 보니 의도치 않게 그렇게 됐다. 빌런 역할을 캐스팅할 때 가장 큰 기준 중 하나가 악역을 덜 했던 배우다. 그래야 더 매력이 있지 않겠나. 1편의 윤계상도 그동안 극악무도한 악역을 안 해본 배우다. 2편에 등장한 손석구도 섭외 당시엔 신인이었고 좋은 느낌을 받았던 배우다. 그사이 고맙게도 드라마에 출연도 해주고 추앙도 해줘 서로간에 도움을 주고받았다.(웃음)
윤계상, 진선규 등 <범죄도시> 시리즈를 통해 배우로서 인생 역전을 한 배우도 많았다.
영화는 주인공만 돋보인다고 되는 게 아니다. 악역을 비롯해 여러 신 스틸러가 있어야 잘된다. 그런 배우들을 섭외하기 위해 매번 1,000명의 오디션을 본다. 리얼리티가 중요해 연기력과 동시에 생소한 얼굴을 찾는다. 그렇게 1, 2편을 지나오면서 자기 역할을 잘 해내며 올라가는 배우들을 보면 너무 고맙다. 이번엔 안세호라는 배우를 눈여겨봐달라. 연극판에서 굉장히 유명한 배우다. 연기를 너무 잘해 다른 역할을 줄까도 고민했던 친구다. 3편에서는 전석호, 고규필, 김민재 등 좋은 배우가 많이 출연한다. 이번 작품을 통해 더 빛이 나면 좋겠다.
신인 배우뿐만 아니라 입봉하지 못한 감독들에게도 기회를 많이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운동만 하다가 배우가 되겠다고 생각하고 오디션을 보러 한국에 왔을 때 아는 사람이 없었다. 주변에서도 “네가 배우가 되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는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그중에는 자기가 감독이 되면 나와 꼭 한번 작업해보고 싶다는 분도 있었다. 지나가는 말이라도 고마웠다. 그런 분들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운이 좋았다. 그래서 나는 열심히 돈을 벌어 시나리오를 계속 만들고 있다. 시나리오는 많고, 돈은 없다.(웃음) 많은 신인 작가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 연출도 마찬가지다. 그 과정에서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결국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엔 극장의 관객 수가 적어지는 추세다. 그러다 보니 예전에는 괜찮아 보였던 시나리오를 다시 수정하는 작업도 많이 진행 중이다. 그렇게 노력하며 살고 있다.
내가 액션과 영화에 미쳐 있는 이유
내가 복싱을 오래 했다. 복싱 기술은 타격이 큰 펀치인데 정작 영화로 찍으면 재미가 없어 보인다. 타격이 덜해 보인다. 또한 사람이 실제로 맞으면 위험해 잘 안 쓰는 기술이 있는데 이번엔 그걸 시도해봤다. 다른 액션에 비해 3~4배는 위험한 기술이라 조심하면서 촬영했다. 오랫동안 복싱 액션 위주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8편까지 스토리 구상이 됐다고 하는데, 그 방식이 궁금하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범죄도시> 1편과 2편은 나와 절친한 윤석호 형사에게 소스를 받았다. 그리고 형사 모임에서 스토리를 50여 개 들었다. 그중에서 영화화하지 못할 것과 액션 영화에 적합하지 않은 것, 그리고 <범죄도시>에 적합하지 않은 것들을 빼고 정리했더니 10개 정도 되더라. 시놉시스 작업을 했고, 그중 8편 정도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초엔 이 시놉시스가 될지 안 될지 나도 몰랐다. 못 하게 되면 시나리오를 만들어 다른 형사 영화라도 하려고 생각했다. 다행히 운이 따랐다. 다만 변화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성향에 맞춰 수정 작업을 진행해왔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맛 중 하나가 툭툭 던지는 ‘말맛’이다.
회의를 통해 나오는 말들이다. 계속 검토한다. 실제로 마석도가 할 법한 말을 만드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그래야 위트가 되고 유머가 된다. 영화를 보다 보면 자기 취향이 아닌 유머가 나오기도 하지 않나. 검열을 수십 차례 하기 때문에 대중적이지 않은 유머인 줄 알지만 살려놓는 게 있다. 친구들 중에도 특이한 곳에서 웃는 친구가 꼭 있지 않나. 그 의도다. 모두를 커버할 수는 없지만 그 사람들도 위해주자는 취지다.
영화 <신과 함께>도 있었지만 <범죄도시2>도 천만 관객이었다. 코로나19 이후 우리나라 극장가에서 유일한 숫자다. 그 소감이 궁금하다.
배우로서 천만은 해봤지만 제작자로서 천만은 처음이었다. 느낌이 좀 다르다. 내 삶을 갈아 넣어 만든 작품을 세상에 선보이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스코어까지 잘 나오지 않았나. 2편을 생각하면 고마운 마음밖에 들지 않는다.
<범죄도시>에 대한 자부심도 남다를 것 같다.
나는 부상으로 프로 복싱 선수에 대한 꿈을 접고 프랜차이즈 영화를 하면서 형사 액션물을 하고 싶었다. 그 마음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더니 이렇게 성사됐다. 120여 편의 영화와 드라마를 지나 앞으로도 많은 작품을 하겠지만 <범죄도시> 시리즈는 내 인생이 많이 담겨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나한테는 자부심보다 소중한 작품이다.
이 정도면 배우로 제작자로 성공하지 않았나?
일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거듭 부상을 당하며 운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던 적도 있었다. 지금도 몸에 핀이 박혀 있고, 척추가 부러진 상태다. 수술도 6번 정도 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지금 마음은 그렇다. 언제까지 <범죄도시>가 재미있을지 모르겠다. 인기란 뜬구름 같은 것이라 배우 생활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다만 그 상황에 맞춰 지금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자는 게 내 마음이다.
부상에 대한 언급을 했는데, 그럼에도 액션을 계속하는 이유는 뭔가?
‘뭘 그렇게까지 하면서 액션을 해야 할까’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냥 운명이고 삶이고 직업이니까 하는 거다. 격투기 선수에게 왜 싸우냐고 물어보는 것과 같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서 끝까지 해보고 싶다. 나는 삶의 포커스를 여기에 두고 살고 있다. 자칫 미련해 보일 수도 있는데 이것이 내 삶이다. 사소한 이유를 대지 않아도 자신의 전부가 되는 것이 있다. 그것이 나에겐 액션이고 영화이다.
결혼 생활도 궁금하다.
아주 좋다. 아내가 지금 시나리오 작가 공부를 하고 있다. 그동안 단편영화를 2편이나 연출했다. 굉장히 즐겁게 공부하고 있고, 종종 내게 아이디어를 주기도 한다.
마동석은 지난 2021년 혼인신고를 하며 배우 예정화와 부부가 됐다. 지난해 제12회 ‘아름다운예술인상’에 참석해 “날 항상 응원해준 아내 예정화와 가족들에게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소감을 밝히며 예정화와 결혼을 공식화했다.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활동하고 있다. 스케줄이 몇 년 이후까지 꽉 차 있다는 소문인데 어떤가?
한국과 미국 반반 정도 될 것 같다. 최근 개봉한 <존 윅 4>에서 중국 액션 스타 견자단이 연기한 역할을 제안받았는데 다른 영화 촬영으로 아쉽게 고사한 바 있다. <존 윅> 각본가와 유명 제작자 등이 참여한 할리우드 영화 <애쉬스(Ashes)> 촬영을 곧 시작하고, 마블 스튜디오와도 10년간 총 3편의 영화를 선보이기로 계약했다. 다음 영화가 <이터널스2>가 될지 아니면 다른 세계관에 들어갈지 혹은 솔로 무비가 될지는 현재까지 정해진 바 없다. 그리고 중간중간 <범죄도시> 시리즈를 촬영할 것이고, 말랑한 영화도 하나 잡혀 있다. 내년에 드라마도 하나 있다. 개인적으로는 할리우드에 배급할 수 있는 한국 영화를 만들어보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운동만 하다가 배우가 되겠다고 한국에 왔을 때 아는 사람이 없었다.
네가 배우가 되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그중에는 훗날 나와 꼭 한번 작업해보고 싶다는 분들도 있었다.
결국 그런 분들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취재 : 하은정 기자 | 사진 :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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