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 시에라리온 대통령, 재선 성공···야당 “선거 조작” 반발
서아프리카 국가 시에라리온 대통령 선거에서 줄리어스 마다 비오 현 대통령(59)이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2위를 기록한 야당이 “조작된 결과”라며 반발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시에라리온 선거관리위원회는 27일(현지시간) 여당인 시에라리온인민당(SLPP) 후보로 나선 비오 대통령이 득표율 56.17%로 승리했다고 밝혔다. 야당인 전인민회의(APC)의 사무라 카마라(72) 후보는 41.16%의 득표율로 2위를 차지했다.
지난 24일 총선과 함께 치러진 시에라리온 대선에는 비오 대통령과 카마라 후보를 비롯해 총 13명이 출마했다. 최다 득표자가 55%를 얻지 못하면 1·2위 후보가 결선 투표를 치러야 하지만, 비오 대통령이 이를 넘기며 결선 투표 없이 승리를 확정 지었다.
그러나 전인민회의는 이미 선관위의 발표 전날 성명을 내고 “일부 투표소에서 과잉 투표가 이뤄졌다”며 “조작된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이튿날 후속 성명에서도 “조작된 결과를 계속 거부할 것”이라며 “우리의 승리를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카마라 후보도 트위터를 통해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전면 공격”이라며 “이 결과를 신뢰할 수 없으며 선관위가 발표한 결과를 절대적으로 거부한다”고 밝혔다.
비오 대통령과 카마라 후보는 2018년 대선에서도 맞붙었다. 당시 비오 대통령은 시에라리온 사회에 만연한 부패 종식을 내걸고 선거에 나서 결선 투표에서 카마라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군 준장 출신인 비오 대통령은 과거 군부 쿠데타에 두 차례 참여했으나 1996년 민정이양을 진행한 인물이다. 그는 1992년 밸런타인 스트래서를 지도자로 옹립하기 위한 젊은 군인들의 쿠데타에 가담했고, 4년 뒤 스트래서를 축출하고 자유선거를 통한 민정이양을 약속했다. 3개월간 정부 수장을 지낸 후 절차에 따라 선출된 아메드 테잔 카바 대통령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 정계로 복귀한 뒤 2012년 대선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그는 2018년 당선 후 부패 퇴치를 위한 각종 정책과 5개년 중기 국가개발계획 등 경제 개혁을 추진해 왔으나, 최근 경제 상황 악화와 빈곤으로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시에라리온은 다이아몬드 등 풍부한 광물 자원에도 인구 700만명 가운데 60%가 빈곤 상태 놓인 서아프리카 빈국 가운데 하나다. 다이아몬드를 둘러싼 이권 다툼으로 2002년까지 11년간 내전이 지속되며 5만명 이상이 숨지는 비극을 겪었다.
내전 종식 후 혼란했던 정치 상황과 경제도 서서히 회복 중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난과 높은 실업률, 인플레이션 등으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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