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 "배신당한 아리아드네의 섬, 디오니소스 축제가 처음 열린 낙소스섬" (철파엠)

28일(수) 방송된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에서는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김헌 교수가 '그리스 로마 신화 도장 깨기'라는 테마로 아리아드네의 섬, 낙소스섬 이야기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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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DJ 김영철이 "허니 교수님, 혹시 사모님도 '허니'라고 부르시냐? 아니면 둘만의 애칭이 따로 있냐?"라는 한 청취자의 질문을 소개하자 김헌이 "없다. 집에서 그냥 '여보'라고 부른다. 그런데 연애할 때는 달랐다. 제 아내가 친구들한테 '우리 허니가, 우리 허니가' 그래서 친구들이 되게 재수 없어 했다고 하더라"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김헌은 지난주 그리스 답사 기념 1탄 크노소스 궁전 이야기에 이어 2탄으로 낙소스섬 이야기를 소개하며 "낙소스섬에 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정말 매력적이고 여기서 살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섬이었다. 이번 답사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다"라고 말했다.

"산토리니섬처럼 하얀 건물과 파란 지붕도 보이면서 해안의 자연 풍경이 아주 아름답다"라며 김헌은 "유물로 말하자면 낙소스섬 항구 가까이에 작은 섬이 하나 있는데 거기에 아폴론 신전의 커다란 출입문이 남아 있다. 딱 그것만 남았는데 액자처럼 서 있다. 이 틀을 배경으로 그리스의 하늘과 섬을 집어넣어 사진을 찍으면 굉장히 멋진 장면이 연출되더라"라고 전했다.

이어 김헌은 "낙소스섬은 역사적으로도 여러 가지 중요성을 가지고 있지만 아리아드네의 섬이라고 불릴 만큼 신화적으로도 유서가 깊은 곳이다. 아리아드네는 크레타의 공주로 바로 미노스왕의 딸이었다. 당시 미노스왕에게는 아들 안드로게오스가 있었는데 그가 아테네에서 열린 스포츠 경기에 참가했다가 전종목을 휩쓸며 우승을 해버리자 질투와 분노에 사로잡힌 아테네인들이 안드로게오스를 죽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분노한 미노스는 군대를 이끌고 아테네를 침공한다. 당시 크레타는 강력한 해상국가였고 아테네는 약소국이었다. 결국 아테네는 전쟁에서 패했고 미노스왕은 아테네에 아들의 핏값을 요구한다. 매년 아테네의 처녀 7명과 총각 7명을 바치라고 한 것이다. 이들은 크레타섬의 미궁에 갇혀있던 괴물 미노타우로스의 먹이가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김헌이 "3년 동안 이런 상황을 지켜보던 아테네의 왕자 테세우스는 자기 백성인 젊은이들이 죽어가는 걸 가만 볼 수 없어 직접 나서게 된다. 크레타에 도착한 테세우스는 미노스에게 '아드님의 핏값은 이제 저로 다 치른 것으로 해달라. 저를 미노타우로스가 있는 미궁으로 보내고 더 이상 아테네 젊은이들의 희생은 멈춰달라' 라고 말한다. 이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 아리아드네 공주가 사랑에 빠져버린다. 그래서 은밀하게 테세우스에게 가서 '미로의 궁전에서 미노타우로스를 무찌르고 빠져나올 수 있게 도와줄테니 결혼해달라' 라고 간청한다"라고 말하자 김영철이 "그게 바로 아리아드네의 실이냐?"라고 물었고 김헌은 "그렇다. 바로 아리아드네의 실타래다"라고 답했다.

"아리아드네의 실타래 덕분에 미궁에 들어가 미노타우로스를 무찌르고 빠져나온 테세우스는 약속대로 아리아드네를 데리고 크레타를 탈출했다"라며 김헌은 "크레타에서 아테네로 가는 도중에 바로 이 낙소스섬에 들렀는데 테세우스는 잠든 아리아드네를 섬에 두고 동료들과 함께 몰래 섬을 빠져나갔다. 낙소스섬은 바로 버려진, 배신당한 아리아드네의 슬픈 사연을 안고 있는 섬이다"라고 전했다.

이에 김영철이 "테세우스는 왜 배신을 한 거냐?"라고 묻자 김헌은 "이런 이야기가 전해진다"라며 "디오니소스가 테세우스의 꿈에 나타나 '아리아드네는 내가 찍어놓은 여자다. 나의 신부가 될 사람이니까 빨리 떠나라' 라고 지시했고 테세우스는 꿈에 본 신의 명령을 어길 수 없어 떠났다고 한다. 디오니소스는 테세우스가 떠난 후에 홀로 남겨진 아리아드네를 신부로 삼았다고 한다"라고 설명하고 "그리고 대단한 축제가 벌어졌다. 그래서 그랬는지 디오니소스 축제가 처음으로 열린 곳이 낙소스섬이라는 신화도 전해진다"라고 덧붙였다.

'김영철의 파워FM'은 매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SBS 파워FM에서 방송되며, PC 및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SBS 고릴라'를 통해서도 들을 수 있다.

iMBC 이연실 | 화면캡쳐 보이는라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