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기간만 채우면 그만인가' 女 배구 감독 "책임지겠다"면서도 대책은 없었다

수원=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2023. 6. 28.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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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을 이끄는 세자르 에르난데스 감독은 거듭된 추락에도 선수들이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대표팀은 27일 경기도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2023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3주차 첫 경기 불가리아전에서 세트 스코어 1 대 3(22-25, 18-25, 26-24, 15-25)으로 패했다.

지난 2021년 10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세자르 감독의 계약 기간은 2024년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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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르 에르난데스 감독. 국제배구연맹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을 이끄는 세자르 에르난데스 감독은 거듭된 추락에도 선수들이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대표팀은 27일 경기도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2023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3주차 첫 경기 불가리아전에서 세트 스코어 1 대 3(22-25, 18-25, 26-24, 15-25)으로 패했다. 앞선 1, 2주차에서 8경기 전패를 당한 데 이어 3주차 첫 경기에서도 첫 승 사냥에 실패했다.

이로써 대표팀은 VNL에서 2021년부터 24연패의 깊은 수렁에 빠졌다. 세자르 감독 부임 후 지난해 대회에서는 12경기 전패의 수모를 겪었고, 올해도 이날 경기까지 9연패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번 대회 개막 후 잇따라 셧아웃 패배를 당한 대표팀은 2주차 마지막 경기인 독일전에서 처음으로 한 세트를 잡았다. 그리고 이날 경기에서 한 세트를 따내 이번 대회 수확한 세트 수를 '2'로 늘렸다.

여자 배구 대표팀, VNL 24연패. 국제배구연맹

간신히 셧아웃 패배를 면했지만 세자르 감독은 충분히 만족한 듯 보였다. 그는 경기 후 "중요한 상황에서 쫓아가지 못해 아쉽지만 충분히 싸웠고 밀어붙일 수 있어서 좋았다"면서 "수비와 서브가 부족했던 것 같지만 미팅 때 약속한 플레이를 보여줘서 만족한다"고 총평했다.

대표팀은 2021년 도쿄올림픽 이후 김연경, 김수지(이상 흥국생명), 양효진(현대건설) 등 베테랑들이 태극 마크를 반납한 뒤 세대교체에 나섰다. 자연스레 선수단 연령층이 대폭 낮아졌고 문정원(한국도로공사), 문지윤(GS칼텍스), 김다은(흥국생명), 김지원(GS칼텍스) 등 생애 처음으로 태극 마크를 달게 된 선수들도 있었다.

최근 VNL에서 거둔 처참한 성적에서 보듯 대표팀은 세대교체 후 전력이 급격하게 약해졌다. 하지만 세자르 감독은 이 과정에서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흡족해 했다.

이에 취재진이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성장했는지 묻자 "공격적인 측면에서 지난해에 비해 경쟁력을 갖췄다"면서 "공격만큼은 강팀을 상대로 경쟁할 만한 수준에 올라왔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새로 합류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성장시킬 수 있는 부분도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 국제배구연맹

대표팀은 경험을 쌓는 곳이 아닌 결과로 증명해야 하는 자리다. 하지만 세자르 감독은 부임 후 아직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선수들의 성장에 대해서만 거듭 강조하고 있다.

지난 2021년 10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세자르 감독의 계약 기간은 2024년까지다. 현재 2024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을 목표로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최근 VNL에서 부진한 대표팀이 파리올림픽 예선을 통과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파리올림픽 최종 예선 C조에 속한 한국은 미국, 이탈리아, 폴란드, 독일, 태국, 콜롬비아, 슬로베니아와 본선 진출을 두고 다툰다. 각 조 1~2위 팀이 본선에 진출하는 가운데 2020 도쿄올림픽 우승팀인 미국과 지난해 VNL에서 우승한 이탈리아와 경쟁해야 한다.

세자르 감독은 파리올림픽 본선에 진출하지 못하면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그는 "올림픽에 가는 게 불가능해지더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올림픽에 갈 수 없다면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자르 감독 입장에선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할 경우 감독직에서 물러나면 그만이다. 여자 배구가 그동안 발전 없이 퇴보를 거듭한 데 대한 직접적인 책임은 그 누구에게도 물을 수 없는 최악의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수원=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startjo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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