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속 최선의 결과물”…‘사냥개들’ 무게 견딘 우도환 [MK★인터뷰]
군복무를 마치고 ‘사냥개들’로 돌아온 배우 우도환이 액션의 끝을 보여줬다. 어린 시절부터 배워온 복싱이 스노우볼이 되어 완성도 있는 액션을 선보였다. 여기에 그동안 볼 수 없는 선한 모습으로 또 한 번 가면을 바꿔 썼다.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감독 김주환)은 사람 목숨보다 돈이 먼저인 사채업의 세계에 휘말린 두 청년이 거대한 악의 세력에 맞서 목숨 걸고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원작이며, 우도환은 극중 사채업에 휘말린 청년 건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사냥개들’은 제대 후 바로 촬영에 들어갔던 그의 첫 작품이지만, 함께 출연한 배우 김새론의 음주운전 논란으로 공백기가 생겼다. 이 사이 MBC 드라마 ‘조선변호사’가 먼저 공개됐다. 이후 정돈된 ‘사냥개들’은 김새론의 하차와 함께 후반부 극의 톤이 달라지기도 했다.
Q. 지난 9일 공개된 후 ‘사냥개들’이 넷플릭스 비영어권 TV 부문 주간 시청 시간 1위를 기록했다.
“릴리즈 된 것만으로 감사한 작품이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올라오는 기사를 아침에 봤는데 다행이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잘 이겨냈고 남은 일정을 이겨내서 좋은 작품으로 기억되게 하는 게 숙제이지 않을까 싶다. 끝까지 완성해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한다.”
Q. 글로벌 순위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했는데, 예상했나.
“‘우리는 잘될거야’ ‘세계 1위 할거야’라는 마음은 없었던 것 같다. 몇 년에 걸쳐 노력했던 걸 나온 것만으로 좋았다. 못나올 수 도 있다는 생각도 있었고, 그래도 좋아해주시니까 많은 감정들이 있던 것 같다.”
Q. 전역 후 바로 ‘사냥개들’ 촬영에 임했다고 들었다.
“1월 5일에 전역해서 1월 6일에 촬영했다. 12월 중순부터 촬영했다고 들었다. 군인신분이기 때문에 저는, 전역 후 바로 촬영에 들어갔다. 12월 중순부터 9개월을 찍었다. 그래서 가족이 될 수밖에 없었고, 상이 형이랑도 아직까지 예능에서도 어디서든 어떤 친구보다 친한 케미로 있을 수 있었던 것 같다.”
Q. 건우는 우도환 배우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나.
“누가 봐도 ‘저 친구 오늘 힘들 것 같은데 ,액션 저렇게 하면 힘들 것 같은데, 더운데’ 해도 싫은 티를 안내는 게 건우였다. 남들 힘들어도 운동을 하고 그러는게 건우이기 때문에 저한테 건우는 삶의 신념, 가치관을 만들어준 인물이다.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삶을 살수 있구나 싶었다. 건우는 진실만 말하고 누가 어떤 말을 하고 속이려 하든. 진심에 더 미안해 하더라. 건우는 저는 건우처럼 살고 싶다.”
“건우의 어눌한 말투가 표현하기 어려웠다. 어려운 점에 하나였다. 눈빛은 무표정으로 있으면 건우의 눈이 나오지 않는다. 마음을 건우처럼 생각하지 않으면, 어는 날 화보 촬영할 때 스태프가 눈이 너무 착해졌다고 했다. 연기하다 보니 인상이 달라졌나 싶었다. 눈빛이랑 걸음걸이, 많은 걸 생각했다. 서있을 때 포즈나 건들스러움이 전혀 있지 않아야 하고. 누군가의 말을 잘 귀담아듣는 표정, 리액션, 긴 호흡, 급하지 않은 많은 걸 생각했다.”
Q. 허준호, 박성웅, 류수영, 이해영 등 대선배와 호흡을 맞췄다. 선배 배우와 호흡을 맞추면서 배운 점이 있다면?
“선배님들한테 배운 것은 ‘후배들에게 힘을 이렇게 주시는 구나’ 싶었다. ‘잘한다 잘한다 너무나도 배운다’는 말 한마디가 힘이 됐다. ‘너무 뒤돌아보게 해줘서 고맙다’는 말과 본인도 열정적인 순간이 있었다는 말씀이 감사했다. ‘열정 불씨를 준 것 같아서 선배로서 많이 고맙다’고 그 한마디가 저에게 보상을 받는 기분이었다. 후배가 누구보다 잘됐으면 좋겠고 하는 마음이 보였다. 현장에서 너무 말씀을 잘해주셔서 감사했다.”
Q. ‘너희 둘은 꼭 붙어다녀라’라는 대사처럼 이상이와의 호흡이 정말 찰떡이었다. 함께 호흡을 맞춘 소감은?
“상이 형은 액션을 처음 했다고 하더라. 그래도 첫 경기를 할 때 글러브끼리 터치해야 하는데 사람이 착해서 때리지를 못하더라. 너무 어렵다고 하더라. ‘이 형 정말 착한 사람이구나’ 첫 만남부터 그걸 느꼈다. 너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건우랑 우진도 처음부터 친해지지 않았나. 그런것처럼 상이형도 처음 보고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친해졌다. 쭉 같이 쉬는 날엔 만났던 것 같다. 형 집에서도 보고, 중간에 친한 사람이 또 겹쳐서 자주 만났다. 너무 좋은 케미였다. 제가 했던 브로맨스 중에 최고의 브로맨스라고 할 정도다. 진짜 친구같은 케미는 처음이다.”
Q. 느와르 장인 박성웅과의 만남은 어땠나.
“박성웅 선배님은 처음에 무서웠다. 나중에는 재미있어서 수다 떠는 게 좋아서 기다렸다. 정말 액션을 잘하더라. 상대방을 다치지 않게 하는 게 정말 액션을 잘하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상대방의 안전을 신경 써주고 ‘이렇게 할거야’ ‘벗어나지 않을거야’라고 약속한대로 해서 배운점이 많았다. 나중엔 선과 악이 아니라 선배님과 같이 무언가를 하거나 선배님의 친동생 역으로도 해보고 싶고 장난치는 역할도 해보고 싶다.”
“회피한다고 되는 상황은 아니었다. 사건이 있고 감독이 며칠뒤에, ‘한달뒤에 대본을 써올테니 운동을 하고 있어라’라고 했다. 상이 형 한테는 엄청난 복근을 원했고 저한테는 엄청 커진 몸을 원했다. 각자가 다시 업그레이드하는 시간, 극중에서처럼. 최사장이 죽고 떠나고 고성 쪽에서 트레이닝을 하는데 저도 그런 마음으로 한달동안 버틴 것 같다. 우리를 위한 시간이고 작품에 필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게 세뇌를 시켰다.”
Q. 김새론이 6화부터 빠지고 신이 달라진 느낌이었다. 스토리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나.
“너무 결과론적으로 말씀드릴 것 같아서.. 그런 일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있었으니까 말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 사고가 없어도 7~8부가 재미가 없다고 하면 할 말이 없고, 이것 때문에 튄다고 하면, 그것에 대한 답은 아쉽죠. 액션이나 저런 액션 인물이 바뀌고 호흡들이 느낌이 다르고 그랬기 때문에, 근데 7부에 시간 점프가 있었다는 설정은 있었다. 그래서 결과론적으로 말씀을 드릴 수 밖에 없는 게, 아쉽다고 제가 말하면 안될 것 같다. 되게 어렵다. 저흰 최선의 결과물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Q. 김새론의 음주운전으로 간접적으로 직적접으로 경각심을 가졌을 것 같다.
“절대 범죄를 저지르면 안된다. 그건 용서가 될 수 없는 것이고,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삶을 살고 싶었다. 하지만 내 연기가 불편해서 누군가에게 피해가 든다는 생각은 가끔 든다. 물론 자주 들면 이 일을 못하겠죠. 범죄는 아니지만, 이거에 대해서 더 말을 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
Q. ‘사냥개들’을 위해 근육량을 엄청 늘린 것 같다.
“‘엄마가 있었으면...’ 할 정도로 도시락을 엄청 쌌다. 그때 먹었던 닭가슴살이 아직도 냉장고에 있다. 한 박스씩 샀다. 고구마, 감자, 살 안찌는 소스 등 다 가지고 다녔다. 항상 도시락 가방을 싸고 다녔다. 건우가 대사가 그렇게 많지 않다. 현장에서 바뀔 수 있는 대사들이라서 도시락 가방, 폼롤러와 밴드, 아령을 챙겨 다니면서 운동을 항상 했다. 군인 신분일 때 휴가 나왔을 때 얼마나 놀고 싶나. 근데 먼저 액션 스쿨을 가서 연습하고, 군대에서 탄 걸 관리하고 헬스를 하고 이걸 매일 했다. ‘전역이다’ 하는 순간에는 촬영을 시작했다. 촬영이 있어도 운동을 했고, 저희 트레이너 친구가 이 작품에 나온다. 제 스케줄에 맞춰 운동했고, 제가 해야하는 것은 부지런함 밖에 없었다. 저는 주어진 노력을 다 했다. 이승기의 ‘소년, 길을 걷다’를 그때 가장 많이 들었다. 마음을 다잡아야 하니까. 그게 큰 힘이 됐다.”
“가야죠. 건우가 아닌 작품에서 제가 착한 얼굴을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고 겁이 난다. 건우라는 친구가 액션에 시원함을 보여주니까 답답함이 중화된다고 생각한다. 액션이 없는 친구면 끝까지 보기 쉽지 않을텐데, 답답함을 다르게 승화시켜주니까. 근데 액션 작품을 한동안은 쉽지 않을 것 같다. 걱정이 크다. 스스로 만족이 못할 것 같은 마음이 든다.”
Q. 복싱 액션이 어렵다고 하던데, 고강도 복싱 액션이 어렵진 않았는지 궁금하다.
“복싱장은 15살에 친구 따라 처음 가봤다. 20살 때부터 액션 스쿨 하드 트레이닝을 했다. 뭐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이 커서. 오디션을 하면서 저의 장기를 살려보자고 9시부터 6시까지, 대학교 붙기 전까지 액션스쿨을 다녔던 것 같다. 연습했던 스노우볼들이 굴러서 ‘사냥개들’로 온 것 같다. 딱히 많이 연습하지 않았지만, 만약 ‘사냥개들’ 때문에 복싱했다면 여기에 못 나왔을 것 같다.”
Q. 감독에 대한 신뢰가 많이 느껴지는 발언을 했다. 우도환에게 감독은 어떤 존재인가.
“드라마를 하면서 많은 상처를 입었다. 어릴 때. 그릇이 되지 않았는데 주인공을 하면서 얻은 상처를. 주환이 형이랑 ‘사자’를 하면서 ‘이래서 내가 배우가 되고 싶었지’, ‘이게 팀이지’, ‘이게 서로를 존중하는 거지’, ‘이게 사람이 살아가는 거지’라고 느꼈다. ‘사자’ 찍기 전에는 52시간제가 없었다. 아시지만 배우, 스태프들이 죽어 나가는 드라마판이었기 때문에 ‘다음에 드라마를 안 해’라고 입에 달고 산 시기였다. 그런 상황에서 어리게 상처를 받았는데 주환이 형을 만나고 다시 현장이 재미있더라. 그걸 간접적으로 알게 해준 사람이기에 신뢰가 있었다. 그래서 이 작품으로 힘들어하지 않길 바랬고, 힘이 되길 바랬다. 은혜를 암묵적으로 받았다고 생각해서 받았다.”
MK스포츠 김나영 knyy1@
[김나영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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