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쉬운 해결책 外[신간]
<손쉬운 해결책>
제시 싱걸 지음·신해경 옮김·메멘토·2만5000원
대유행한 여러 자기계발서에 나온 행동심리학이 삶을 그다지 바꾸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단순명료해 보이던 그 매력적인 이야기가 사실은 인과관계가 약한 미숙한 이론이기 때문이다. 1980~1990년대 미국사회와 교육계에 자존감을 만병통치약으로 보는 광풍이 불었다. 낮은 자존감이 범죄와 연관돼 있다는 근거까지 제시됐다. 실제 연구 결과는 달랐다. 범죄자들이 오히려 자존감이 높았다. ‘그릿(끈기)’은 지능보다 실제 영향력이 높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으며, ‘파워 포즈’와 사회적 점화 이론 등은 데이터 조작이 밝혀지기도 했다. 학술지 ‘사이언스’에 한 해 출판된 연구의 재현 성공률은 절반 이하이며, 사회심리학계 논문의 경우 성공률은 25%로 쪼그라든다. 저자는 그 이유로 흥미롭거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만 보고하는 관행 등을 꼽는다.
▲허리케인 도마뱀과 플라스틱 오징어
소어 핸슨 지음·조은영 옮김·위즈덤하우스·1만8500원
날아오른 연어를 툭 쳐서 잡던 알래스카 회색곰은 이제 보기 힘들다. 회색곰이 ‘채식’의 비중을 높였기 때문이다. 단백질 높은 연어보다 앞당겨진 봄에 열리는 탄수화물 높은 엘더베리로 살을 찌운다. 기후변화로 지구의 생물 중 무려 85%가 변하고 있다. 갈색펠리컨은 1440㎞ 북진했고, 후드윙커개복치는 남반구에서 북반구로 고향을 바꿨다. 발도 없는 나무들은 종자를 옮기는 새들을 통해 10년간 수십㎞를 이동했다. 대왕오징어로 불리던 훔볼트오징어는 크기를 줄였다. 인류는 무엇을 해야 할까.
▲숫자 사회
임의진 지음·웨일북·1만8000원
돈을 더 내면 놀이공원에서 줄을 서지 않는 패스는 합리적 소비일까. 구매자의 편의가 비구매자의 불편을 초래한다 해도? 돈이면 더 많은 것을 누리고 돈 빼고는 믿을 거라곤 없는, 숫자가 전부인 사회의 욕망과 대안을 다뤘다.
▲기후 책
그레타 툰베리 외 지음·이순희 옮김 김영사·3만3000원
기후활동가 툰베리를 포함한 104명이 쓴 책이다. 해양, 빙권, 육지, 대기와 자본주의 등 각 분야에서 인류가 직면한 현실과 가능한 해법을 한데 엮었다. 다양한 그래프와 지구 온도상승을 시각화한 표지가 인상적이다.
▲새벽하늘에서 박하 냄새가 났다
김수상 지음·작가마을·1만5000원
‘지경이 쌓이면 경지가 된다. 그런데 내 시는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사랑은 처음엔 별걸 다 기억하다가 망각의 별로 사라진다.’ 시에 대한 상상을 엮은 시 에세이다. ‘피식’과 ‘끄덕’이 절로 나온다.
임소정 기자 sowha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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