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바그너에 1년간 2조5000억원 줬다, 용처 조사할 것”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가운데)이 27일(현지시각)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보안군, 국가근위대 등 군인들을 상대로 연설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무장 반란을 일으킨 바그너 그룹에 지난 1년간 2조5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지원해왔다고 밝혔다.

27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에서 자국 정규군 병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바그너 그룹의 자금 조달이 국가에 의해 완전히 보장받았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길 바란다”며 “우리는 국가 및 국방부 예산으로 바그너 그룹 자금을 전액 지원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인건비 명목으로 바그너 그룹에 지급한 금액이 860억 루블(1조3072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금액 중 보수는 703억8000만 루블, 인센티브 보상은 158억7000만 루블”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바그너 그룹의 소유주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운영하는 음식공급업체 콩코드에도 군에 식량을 공급한 대가로 800억 루블(1조2160억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가가 바그너 그룹의 자금을 완전히 보장했음에도, 이 그룹의 일부인 콩코드 기업은 같은 기간 800억 루블을 벌었다”며 “그동안 아무도 물건을 훔치지 않았거나, 덜 훔쳤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을 조사할 것”이라며 자금 용처 등을 조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안에 따라 러시아 정부는 반란을 일으킨 프리고진을 비롯한 바그너 그룹 용병들을 처벌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이와는 별개의 혐의로 조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용병기업 바그너는 지난 24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로 진격하며 반란을 일으켰다. 벨라루스 대통령이 중재에 나섰고, 바그너 수장 프리고진은 하루 만에 반란을 중단했다. 프리고진은 중재안에 따라 러시아를 떠나 벨라루스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