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수요일] 해바라기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어느 해바라기가 해 버리기 하겠는가.
그걸 모를 리 없는 시인이 서운한 척 능청이다.
혼자 사는 할아버지 진지 잘 드시고, 거동 잘하시는지 지켜보라고 겹눈 안테나 설치한 거겠지.
해바라기 덕분에 할아버지의 황금시대가 시작되었구나.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담 아래 심은 해바라기 피었다
?참 모질게도 딱,
등 돌려 옆집 마당 보고 피었다
사흘이 멀다 하고
말동무하듯 잔소리하러 오는
혼자 사는 옆집 할아버지 웬일인지 조용해졌다
?모종하고 거름 내고 지주 세워주고는
이제나 저제나 꽃 피기만 기다린 터에
야속하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여
해바라기가 내려다보는 옆집 담을 넘겨다보았다
처음 보는 할머니와
나란히 마루에 걸터앉은
옆집 억지쟁이 할아버지가
할머니 손등에 슬몃슬몃 손 포개면서,
우리집 해바라기를 쳐다보고 있었다
어느 해바라기가 해 버리기 하겠는가. 모종하고 거름 주었다고 주인 따라 돌겠는가. 그걸 모를 리 없는 시인이 서운한 척 능청이다. 혼자 사는 할아버지 진지 잘 드시고, 거동 잘하시는지 지켜보라고 겹눈 안테나 설치한 거겠지. 쓸쓸한 마당귀에 황금빛 비추어 드리려던 거겠지. 해바라기 덕분에 할아버지의 황금시대가 시작되었구나. 옆집 할아버지 일은 옆집 할아버지에게 맡기고, 이제 담장 너머 엿보기 없기. <시인 반칠환>
?
?
여론독자부 opinion2@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황의조 폭로女’ 저격 문성호 “관계정립 않은 男과 왜 성관계 했나”
- 논란만 남기고 제니 데뷔작 '디 아이돌' 결국 조기 종영 '굴욕'
- '몰라봐도 괜찮아요 'AI 여신 사진' 민증에 사용하고 싶은데…' MZ세대 요청에 정부는?
-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고양이 두 마리 '즉사'…범인은 누구?
- '문 열리면 뛴다' 위스키 오픈런 행사 늘리는 편의점
- 삼성 플립5 실물 추정 사진 유출…'넓은 화면, 평평한 힌지' 예상 다 맞다
- '홍콩 여행할 때 '이것' 조심하라'…대만, 국민에 경고한 이유
- 물가 치솟는데…'너 밖에 없다' 할인행사 돌아오는 '이것'
- 연진이가 또…임지연 먹방 '남편사망정식' 섬뜩한 메뉴 무엇?
- '사이코패스 정유정'의 참혹한 살해법…111회 찌르고 존속살해 검색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