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그’ 이원정 “고문신 위해 5kg 감량, 과호흡 왔지만 기립박수 받아”[EN:인터뷰①]

[뉴스엔 글 배효주 기자/사진 이재하 기자]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통해 처음으로 고문신을 소화한 이원정이 과호흡이 올 정도로 연기에 몰입했던 순간을 회상했다.

지난 6월 20일 종영한 KBS 2TV 월화드라마 '어쩌다 마주친, 그대'(연출 강수연, 이웅희/극본 백소연)는 1987년에 갇혀버린 두 남녀의 이상하고 아름다운 시간 여행기로, 과거 연쇄살인 사건의 진실을 찾아 나선 '해준'(김동욱 분)과 '윤영'(진기주 분)이 서로 목표가 이어져 있음을 깨닫고 사건을 풀어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이원정은 해맑고 단순한 성격의 소유자이자 '윤영' 아버지의 과거인 1987년 '희섭' 역을 맡았다. 순수하게 꿈 많던 '희섭'은 긍정적인 겉모습과는 달리, 숙부의 집에 얹혀사는 객식구로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지니고 자란 인물이다. 서지혜가 연기한 훗날 '윤영'의 어머니 '순애'와 풋풋한 러브 라인을 그렸다.

종영 후 뉴스엔과 인터뷰에서 이원정은 가장 기억에 남는 회차로, '희섭'이 1980년 5.18 민주화운동으로 가족을 잃은 유족이자, 학생 운동 중인 형 '유섭'을 숨겨주기 위해 극한 고문까지 감내하는 모습이 담긴 9회를 꼽았다.

이원정은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연기였다"고 운을 떼며 "드라마 촬영 전에 이미 11kg 가량 체중을 감량한 상황이었는데, 피폐한 모습을 더 드러내기 위해 5kg을 추가로 뺐다. 수분 섭취를 자제하고, 촬영 전 날에는 사우나에 가서 몸의 수분을 말렸다"고 말했다.

이처럼 만반의 준비를 갖췄지만, "그래도 걱정과 부담이 컸다"고 말한 이원정은 "해본 적 없는 연기지만 레퍼런스를 참고하지는 않으려 했다. 다만 촬영 1시간 전에 미리 고문실에 들어가 앉아있으면서 '희섭'의 감정을 헤아려보고자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방영은 되지 않았지만, 물에 젖은 수건을 실제로 얼굴 위에 얹고 고문하는 신을 찍기도 했다. 숨이 턱 막히는 경험이었다. 그 장면을 다 찍고 나서는 과호흡이 오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고문신을 찍고 난생 처음으로 기립 박수도 받았다는 이원정. 그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꼬박 고문 장면을 찍었는데, 감독님께서 손을 꼭 잡아주면서 '너무 고생했다' '잘했다' 격려해주셨다. 스태프 분들도 전부 일어나서 박수를 쳐주셨다. 정말 감동했다"고 전했다.

온 얼굴에 피 범벅 특수 분장을 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이원정은 "특수 분장에 사용하는 약품이 독하다는 것도 그때 알았다. 알콜로 모두 지우고 나니 얼굴에 트러블이 나기도 했다"면서도 "그래도 상관 없었다. '신만 잘 나왔으면 됐다' 싶었다. 트러블은 피부과에 가서 치료 받으면 되는 일"이라면서 남다른 열정을 밝혔다.(인터뷰②에 계속)

뉴스엔 배효주 hyo@ / 이재하 ru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