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했던 모든 것’ 장여빈 “엑소 세훈, 그 전설의 선배님과 제가…”[스경X인터뷰]
턱을 괴고 먼 곳을 응시하는 극 중의 장면을 보고 있으면, 하얀 얼굴에 까만 생머리 그리고 진한 눈썹과 눈매가 예전 홍콩의 어떤 배우를 떠올리게 한다. 우리 누구에게나 잠들어있는 첫사랑의 이미지. 배우 장여빈은 이를 고스란히 안고 대중의 눈앞에 등장했다.
하지만 실제로 만난 장여빈은 털털함 그 자체였다. 눈부시게 아름답게 등장하는 보건실에서의 모습에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혼났다”고 하고, 하고 싶은 연기에 대해 “몸을 제대로 써보는 연기”라고 눈을 빛낸다. 이미지는 X세대일지 몰라도 마음은 Z세대 그대로다.
“오디션을 2차까지 봤어요. 1년이 넘는 기간이었고, 결과를 기다리는데 한 달 이상이 걸렸죠. 이렇게 오랜 과정을 거쳐 작품이 공개되니 괜히 뭉클하더라고요. 처음 주연을 맡은 작품이라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이렇게 좋은 작품에 몸을 담았구나’하는 생각에 뿌듯했어요.”
장여빈은 티빙에서 지난달 5일부터 공개를 시작한 드라마 ‘우리가 사랑했던 모든 것’에 출연했다. ‘셀룰러 메모리 증후군’ 즉 장기를 이식받는 사람이 이식하는 사람의 기억이나 습성, 취향 등에 전이된다는 가설을 소재로 한 작품에서 장여빈은 주인공 고유(오세훈), 고준희(조준영)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한소연을 연기한다. 작품은 그룹 엑소 멤버 세훈의 주연작품으로 기획단계부터 화제가 됐다.
“처음에 캐스팅을 들었을 때는 실감이 안 났어요. 제가 딱 엑소 분들의 전성기 세대에 초등학교, 중학교를 다녔거든요. 그렇게 바라만 보던 ‘전설’과 제가 함께 연기한다는 게 와… 믿기지 않았죠. 아우라가 역시 다르셨지만, 생각과 달리 친근하고 저희 후배들에게 잘해주셨어요.”
극 중 한소연은 여러 비밀을 간직한 캐릭터다. 절친한 사이인 고유와 고준희가 보건실에 장난을 치던 장면에서 커튼을 걷고 ‘샤랄라’ 등장한 데 이어 웬일인지 남의 물건에 손을 대는 설정으로 극에 긴장감을 줬다. 결국 ‘생리도벽’의 설정으로 화려해 보이는 그 역시 마음의 병이 있었다.
“소연이는 아픔이 있는 친구라고 생각했어요. 도대체 왜 생리도벽을 할까. 저로서 생소한 설정이라 이해가 잘 안 갔죠. 왜 이 친구가 훔치면서도 눈물을 흘릴까, 이해해보려고 노력하고 입장을 바꾸려고도 했어요. 결국, 친구가 없는 외로운 인물이었잖아요. 실제로 외롭게 앉아있는 장면에서는 저도 쓸쓸하고 힘들었던 기억이 나요.”
마치 ‘정물화’처럼 교실 어딘가에 앉아있을 것 같은 조용한 소연과 달리 실제 장여빈은 쉬지 않고 움직이는 모습을 담은 한 폭의 ‘크로키’와 같았다. 원하던 연기를 처음 하게 되고, 게다가 주연을 맡아 자신의 우상과 함께 연기했던 흥분이 인터뷰하는 와중에도 눈빛을 통해 계속 뿜어져 나왔다.
“연기는 중2 때 길거리 캐스팅을 당하면서 광고로 시작했어요. 사실 일주일 내내 보는 드라마가 있을 정도로 드라마를 좋아했는데, 다양한 인생을 사는 배우라는 직업이 너무 재미있을 것 같더라고요. 그렇게 오디션도 보고, 단역 연기도 하고 대학교도 동덕여대 방송연예과에 입학하게 됐습니다.”
그의 이름은 지난해부터 조금씩 매체를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티빙 주식 드라마 ‘개미가 타고 있어요’의 박예림 역을 시작으로 지난 4월 막을 내린 tvN 드라마 ‘청춘월담’에서는 이판딸로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아직은 출연분량이 적어 존재감을 보일 수 없지만, 이 젊은 배우의 마음속에는 뜨거운 꿈과 소망이 있다.
“한소희, 김태리 선배님을 너무 좋아해요. 한소희 선배님의 ‘부부의 세계’, 김태리 선배님의 ‘미스터 션샤인’은 인생작품이죠. 한소희 선배님이 ‘마이네임’에서 하신 액션연기도 꼭 해보고 싶어요. 저도 운동신경이 있는 것 같거든요. 고등학교 때 체육대회를 하면 계주 선수를 도맡곤 했어요.”
아직은 배우로서 영글지 않았지만, 짧은 경력에도 순간순간 프레임 안에서 관객과 시청자의 눈을 당길 수 있는 ‘끌리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렇게 시선을 사로잡은 다음, 자신의 연기에 따라 울고 웃는 사람들을 보고 싶다.
“이제 막 학교를 졸업했어요. 촬영과 수업을 병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교수님이 많은 힘을 주셨어요. 이제 본격적으로 달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좋은 작품에서 좋은 연기로 많이 찾아뵙겠습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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