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귀공자' 강태주 "1980대 1 뚫고 스크린 데뷔, 연기 확신 얻었죠"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무려 198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박훈정 감독의 신작 주인공 자리를 꿰찬 신예가 있다. 배우 강태주(28)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연기를 계속 해도 될지 고민할 때 만난 작품이라 더 잘하고 싶었다"며 스크린 데뷔작 '귀공자'를 선보이는 소감을 전했다.
"김선호, 김강우, 고아라 선배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재밌더라고요. 여러 번 볼수록 제 부족함이 보여서 배운 것들도 있고요. 감독님께 칭찬받았던 것들이 다 생각나서 '나 좀 더 연기해도 되겠구나' 하는 확신을 갖게 됐어요. 앞으로 배우 생활을 이어나갈 때 자양분이 될 것 같아요."
'귀공자'는 필리핀 불법 경기장을 전전하는 복싱 선수 마르코(강태주) 앞에 정체불명의 남자 귀공자(김선호)를 비롯한 각기 다른 목적을 지닌 세력들이 나타나 광기의 추격을 펼치는 이야기다. 앞서 '신세계', '마녀', '낙원의 밤' 등을 선보였던 한국영화계 장르물 마스터, 박훈정 감독의 신작이다. 강태주는 긴장감 가득했던 오디션 당시를 떠올렸다.
"아르바이트하면서 계속 오디션을 보러 다니던 때였어요. 근데 끝에서 자꾸 떨어지니까 난 결국 최종적으로는 선택 받지 못하는 배우라는 생각에 고민이 많았어요. 슬슬 다른 일을 준비해야 하나 하던 차에 '귀공자' 합격 소식을 듣고 방에서 막 소리 질렀죠.(웃음) 사실 박훈정 감독님의 오디션이 어려웠어요. 감독님 작품 속 남자다운 누아르 느낌을 표현하기엔 제가 내공이 부족하다고 느꼈거든요. 그래도 마지막까지 제 감정 표현과 눈빛을 많이 보여드렸고 영어 실력을 어필했는데 그런 점을 보고 불러주신 것 같아요."
강태주가 연기한 마르코는 필리핀에서 어머니와 살고 있는 복싱 선수다. 건강이 좋지 않은 어머니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면 뭐든 하는 그는 평생 본 적도 없는 아버지가 자신을 찾는다는 소식에 무작정 한국으로 향한다. 이후 영문도 모른 채 정체불명의 인물들에게 쫓기기 시작한다.
"감독님께서 '마르코는 뒷골목에서 살아남은 아이'라고 설명해주셨어요. 그래서 저는 마르코가 까칠하고 날카로울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생각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나갔어요. 어린 소년일뿐인데 환경의 영향을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요. 영화 속에 마르코가 정말 어린 아이처럼 보이는 순간들이 있는데 그 장면을 좋아해요. 마냥 강한 파이터 같지만 나약한 모습을 들키는 순간이 괜히 좋더라고요."
강태주는 실제 2개월 가량 복싱 훈련에 매진했다. 선수들과 함께 연습하며 한 달 반 만에 복서의 몸을 만들고 태닝으로 디테일을 더했다. 특히 '코피노'(한국인과 필리핀인 혼혈)라는 마르코의 서사를 이해하기 위해 수많은 다큐멘터리를 보며 캐릭터를 쌓아나갔다.
"말투나 표현법을 준비하면서 '혼혈인 연기를 해야지'라는 생각은 없었어요. 혼혈인 연기라는 게 따로 있는 건 아니니까. 영어와 한국어를 잘 구사하는 인물이라는 설정을 바탕으로 '어떻게 연기할까'보다는 '마르코의 마음은 왜 이럴까'에 더 집중했던 것 같아요. 영어는 어렵지 않았어요. 워낙 어릴 때부터 영어랑 일본어를 좋아해서 많이 공부했거든요. 제가 남들보다 언어적으로 좀 뛰어난 면은 있는 것 같아요.(웃음) 사실 발음 때문에 더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걸 거예요. 혼자 미국드라마 보면서 자주 흉내 낸 게 도움이 됐어요."
특히 귀공자(김선호)와의 쫓고 쫓기는 추격 액션은 '귀공자'의 가장 큰 볼거리다. 광기 가득한 미소 위, 공격과 방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귀공자와 야수적인 느낌을 담은 마르코의 액션은 박훈정 감독의 스타일리시한 연출 감각과 만나 수많은 명장면들을 만들어냈다. 강태주는 "김선호 선배님에게 쫓길 때 제일 섬뜩했다"고 회상했다.
"마르코는 계속 귀공자가 내 편인지 아닌지 헷갈려하잖아요. 실제로 현장에서 김선호 선배님이 약올리는 연기를 하실 때마다 정말 화가 났어요.(웃음) 쫓길 때도 선배님이 웃으면서 달려오는 걸 보면 저도 모르게 몰입이 됐고요. 너무 무서웠어요. 영문도 모른 채 해맑은 사이코한테 쫓기는 기분이었죠. 선배님이 항상 촬영장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주시곤 했어요. 촬영 없는 날에도 대화도 자주 나누고, '영화 현장이 이렇게 따뜻하구나' 많이 느꼈어요."
2020년 '미씽: 그들이 있었다'로 데뷔한 강태주는 '안녕? 나야!', '오늘도 평화로운 중고나라' 등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우연한 계기로 잠깐 모델로 활동하기도 했지만 결국 마음이 닿은 건 연기였다. 군 전역 후 100번도 넘게 오디션에 도전했고 거듭된 낙방으로 좌절하기도 했다. 그렇게 연기를 포기하려던 순간 나타난 '귀공자'는 강태주에게 배우로서의 확신과 자신감을 안겨줬다.
"23살 때부터 연기 공부를 했고 진지하게 시작한 건 4년 전이에요. 원래는 패션 회사 마케팅 쪽 일을 하고 싶었는데 대외활동을 하다 만난 분들의 권유로 사진을 찍었어요. 워낙 표현하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어디선가 가치 있는 사람으로 일하는 기분이 좋더라고요. 그 끝에 있는 게 연기였어요. 이렇게 좋은 기회를 얻게 돼 행복하고, 마르코한테 많은 관심 가져주신 관객 분들께도 감사해요. 저도 이제 서른을 앞두고 사회에서 한 사람 몫을 잘 해내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돈값을 하는 배우이고 싶고요. 앞으로 또 새로운 고민이 생기겠지만 또 열심히 뚫고 나가려고요."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eu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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