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메이저리그 역수출한 외국인 선수들…지금은
동반 부진에 허덕인 루친스키·플렉센
[서울=뉴시스]박윤서 기자 = 낯익은 얼굴들이 빅리그 무대를 누비고 있다. KBO리그 출신 외국인 선수들에 관한 이야기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에이스 메릴 켈리는 KBO리그 역수출 신화의 대명사다. 2015년 한국 땅을 밟은 켈리는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4시즌을 뛰며 에이스로 군림했다. 켈리는 119경기에 등판해 48승 32패 729⅔이닝 평균자책점 3.86 호성적을 거뒀다.
2018년 SK 한국시리즈 우승에 공헌한 켈리는 시즌 종료 후 애리조나와 계약하며 빅리그로 향했고, 꽃을 피웠다. 올해 5번째 시즌을 소화 중인 켈리는 통산 113경기에 나서 45승 39패 668이닝 평균자책점 3.85의 성적을 냈다. 2019년과 지난해 각각 13승씩을 수확했고, 이번 시즌에도 벌써 9승을 따내며 두 자릿수 승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
'선두' 애리조나의 돌풍을 이끄는 켈리의 페이스가 경이롭다. 켈리는 올 시즌 16경기에서 9승 4패 95이닝 평균자책점 3.22를 기록, 에이스의 맹위를 떨쳤다.
현지에서도 켈리의 상승기류에 주목하고 있다. 켈리는 팀 원투펀치 짝꿍 잭 갈렌, 시카고 컵스 마커스 스트로먼 등과 함께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한화 이글스에서 뛰었던 마이크 터크먼의 존재감도 심상치 않다. 빅리그 무대를 5년간 누볐던 터크먼은 지난해 한화 유니폼을 입으며 KBO리그에 입성했다. 터크먼은 전체 144경기 모두에 출전해 타율 0.289 12홈런 64타점 19도루 OPS 0.795 성적을 거뒀지만 재계약이 불발됐다.
미국으로 돌아간 터크먼은 컵스와 손을 잡았고, 지난달 메이저리그에 콜업되면서 복귀전을 치렀다. 이후 기세를 제대로 떨쳐 지난달 12경기에서 타율 0.355 OPS 0.862 맹타를 휘두르며 진가를 발휘했다. 눈도장을 찍은 터크먼은 주전 중견수로 거듭났다.
모두가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건 아니다.
NC 다이노스에서 3시즌 연속 10승 이상을 따냈던 드류 루친스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1+1년 총액 8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의 높은 벽에 가로막혔다. 루친스키는 4경기 모두 선발로 출격했지만 4패 평균자책점 9.00로 난조를 겪었다. 피안타율과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도 각각 0.346, 2.28로 최악이었다. 여기에 무릎 부상까지 겹쳐 반등 기회가 사라졌다.
2020년 두산 베어스에서 강한 임팩트를 남겼던 크리스 플렉센은 같은 해 겨울 시애틀 매리너스와 2년 475만 달러 계약을 체결하며 메이저리그로 돌아갔다.
지난 2년간 플렉센의 강력한 구위는 빅리그에서도 통했다. 64경기(53선발)에 출장해 22승 15패 317⅓이닝 평균자책점 3.66 호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플렉센 역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번 시즌 초반 부진을 거듭했던 플렉센은 결국 선발진에서 밀려났고, 불펜투수로서도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올해 성적은 17경기 4패 평균자책점 7.71에 그쳤다.
3년 전 롯데 자이언츠에 몸 담았던 아드리안 샘슨은 올해 빅리그 등판 기록이 없다. 지난 2시즌 동안 컵스에서 31경기(24선발) 5승 7패 평균자책점 3.03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기적을 연출했으나 올 시즌은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NC 출신 크리스티안 베탄코트는 시즌 초반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깜짝 활약을 펼치며 국내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4월 16경기에서 타율 0.259 5홈런 11타점 OPS 0.888을 기록했다.
그러나 베탄코트 역시 현재 기세가 꺾인 상태다. 지난달 홈런이 2개로 줄었고, 이달 타율이 0.191, OPS는 0.417에 불과하다.
그만큼 메이저리그에서 발붙이기는 쉽지 않다. 역수출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는 켈리와 터크먼의 연착륙 여부가 더욱 관심을 끄는 이유다.
☞공감언론 뉴시스 donotforge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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